지난해 인력 재배치를 실시하면서 일회성 인건비를 대폭 지출한 KT의 영향으로 3년 연속 4조원대를 기록한 통신 3사의 영업이익이 지난해 3조원대에 그쳤을 것으로 전망됐다.
통신 3사 합산 영업이익은 2021년 사상 처음으로 4조원을 넘긴 데 이어 2023년까지 3년 연속 성장세에 지속했지만 추세가 깨진 셈이다.
27일 전자공시시스템과 시장의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에 따르면 지난해 KT,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의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조565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재작년 4조4008억원보다 약 19% 감소한 수준이다.
KT는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8519억원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2023년 1조6천498억원에 비하면 48.36% 대폭 감소한 수치다.
KT의 영업이익 급감 원인은 작년 10월 실시한 네트워크 운용 자회사로의 전출과 특별 희망퇴직을 통한 인력 재배치 때문이다.
당시 약 2800명의 인원이 희망퇴직을 신청했으며, KT는 1조원에 가까운 인건비를 지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용이 반영된 작년 4분기 KT 영업 손실은 7168억원으로 예상된다.
증권가에는는 이는 일회적 요인 때문인 만큼 KT의 향후 사업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고, 오히려 장기적으로 인건비가 감소해 향후 이익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통신업계 1위 SK텔레콤은 3사 중 유일하게 영업이익이 성장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조8501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재작년 1조7532억원에 비해 5.53% 증가한 수치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인공지능(AI) 피라미드 전략을 구체화하고,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사업 등 기업 간 거래(B2B) 부문에서 좋은 성적을 내며 성장했다.
다만 희망퇴직으로 인해 지난 4분기 약 800억원의 인건비 지출이 생겼을 것으로 추정됨에 따라 연간 성장폭이 크진 않았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누적 영업이익 8631억원으로 재작년 9980억원에 비해 13.5%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44% 감소했다.
증권가는 영업이익 감소 원인으로 마케팅 비용 증가와 이동전화 매출액 성장률 둔화를 꼽았다. 당기순이익 감소에는 자회사 LG헬로비전에서 발생한 1300억원의 손해가 영향을 미쳤다.
한편, 통신업계에는 통신 3사가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직면한 상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본업인 이동통신 성장세가 둔화하는 가운데 인플레이션과 디지털 전환 인프라 구축으로 인한 비용 증가가 예상되지만, AI 분야 사업 확대로 이를 상쇄하는 것 이상의 이익을 얻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증권가는 후자에 좀 더 힘을 싣는 것으로 보인다. 통신 3사의 올해 실적이 사상 처음으로 5조원을 넘길 것으로 예측했기 때문이다.
올해 통신3사의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SK텔레콤이 2조75억원, KT 2조3866억원, LG유플러스 9882억원으로 모두 합쳐 5조3823억원에 달한다.
SK텔레콤의 경우 AI 데이터센터, 그래픽 처리장치 클라우드 서비스(GPUaaS) 사업 등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반기 북미에서 출시 예정인 AI 개인 비서 서비스 ‘에스터’의 활약도 점쳐진다.
증권가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력하는 KT 가 B2B 사업과 미디어 분야에서 성장할 것으로 기대했다. LG유플러스는 AI 통화비서 서비스 ‘익시오’ 사업 확대 등에 힘입어 이익이 소폭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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