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경제=김영택 기자] 고려아연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영풍과 MBK파트너스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박기덕 대표를 공정거래법 위반 및 배임 혐의로 형사 고발할 계획을 밝혔다.
김광일 MBK 부회장은 지난 24일 화상 간담회에서 “경영권 방어를 위해 순환출자 방식을 활용한 것은 명백한 공정거래법 36조 위반인 동시에 배임 행위”라고 주장했다.
그는 “최 회장과 박 대표를 비롯해 관련 인물들을 형사 고발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고발의 배경에는 고려아연이 호주 손자회사를 통해 순환출자 구조를 만들어 임시 주주총회에서 영풍의 의결권을 제한한 조치가 있다. 영풍과 MBK 측은 이를 ‘탈법 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박기덕 고려아연 대표는 같은 날 오후 기자회견을 통해 화해의 제스처를 취했다.
박 대표는 “이제는 소모적인 갈등을 멈춰야 할 때”라며 “대타협을 위한 대화의 시작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그는 “MBK 추천으로 이사회를 구성할 수 있다”며 “MBK를 더 이상 적이 아닌 새로운 협력자로 받아들이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영풍과 MBK 측은 이런 제안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MBK·영풍 한 관계자는 인터뷰에서 “최윤범 회장 측이 해온 행동을 비춰볼 때 전혀 진정성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범법 행위를 저지른 자와 타협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고려아연은 오는 3월 19일께 정기 주총을 열 예정이다. 관건은 그전에 법원이 MBK 연합 측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일지 여부다.
가처분이 인용될 경우 영풍의 의결권이 인정돼 정기 주총에서 판세를 뒤집을 수 있다.
특히 핵심 안건이던 집중투표제 도입도 무효화돼 정기 주총에서는 단순 투표 방식으로 이사를 선출하기 때문에 총 46.7%의 의결권 지분을 갖고 있는 영풍·MBK가 절대적으로 유리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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