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참사 발생 한달도 안돼 일어난 25일 아시아나항공의 기체결함 운항 중단에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엔진 쪽에서 불꽃이 보였다”는 목격 소식은 항공사 정비에 구멍이 뚫렸음을, 사고 후 항공사의 늑장 대처는 안전 불감증까지 논란을 불러오고 있다.
25일 아시아나항공과 승객 등에 따르면 이날 새벽 0시25분 태국 치앙마이에서 인천으로 오려던 아시아나항공 OZ766편의 운항이 중단됐다.
이 비행기는 활주로에서 이륙 준비를 위해 엔진 가속 중 기체결함이 확인돼 출발 약 5초만에 운항을 멈췄다.
승객 A씨는 “뒷좌석 부근에서 엔진에 불이났다는 소리를 들었다”며 “출발 직후 운항이 멈췄기 망정이지 비행 중 사고가 발생했을 생각을 하니 겁이 절로 난다”고 한숨을 쉬었다.
승객 B씨는 “비행기 안에서 탄 냄새가 났지만, 비행기 안에서 1시간 넘게 대기해야 했다”는 상황을 전달했다. 또다른 승객은 “기장의 방송도 제대로 해 주지 않고, 현장 공항에 한국 대표자 한명에 얼굴도 제대로 못보고 몇 시간을 떨고 겨우 새벽 4시에 숙소 들어왔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 비행기는 사고 후 약 1시간30분이 돼서야 “엔진결함으로 운항이 취소됐다”고 승객에게 안내했다. 당시 비행기에는 약 250명의 승객이 탑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사 측은 “엔진 이상 원인을 현재 확인 중”이라며 “불가피한 조치로 인해 승객들에게 불편을 끼친 점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고 전했지만, 설 연휴를 맞아 고향 등을 찾으려했던 승객들의 불편함을 클 수밖에 없었다.
특히 제주항공 참사 한달도 안돼 또다시 기체 결함이 발생했다는 소식은 항공정비 등에 문제가 있음을 드러냈다.
항공정보포털시스템은 지난 2022년 국적항공사의 국내선 지연율은 7.56%, 결항률은 0.91%로 분석했다. 같은 기간 국적항공기 국제선 지연율은 4.51%, 결항률은 0.08%이다. 이중 아시아나항공의 국내선 지원율은 7.92%, 국제선 지연율은 4.78%로 확인돼 평균보다 높다.
이에 정부와 인천시는 중구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주변을 항공정비(MRO)구역으로 지정했지만, 정부 무관심 등으로 제 때 MRO 단지가 개발되지 않고 있다.
인천의 한 MRO 전문가는 “우리나라는 조종사, 관세사보다 정비사에 대한 전문적 교육 등에 투자가 미흡하다”며 “경영 측면에서 정비 비용이 많이들다보니 정비가 약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 전문가는 또 “항공운송산업이 단순 민간 사업 영역이 아닌 정부, 지자체, 공항운영자, 항공사, 정비기업 등이 모두 참여하는 협력지원체계를 제도적으로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주영 기자 leejy96@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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