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K팝과 드라마, 영화 등 국내 대중문화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아직 이들만큼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둔 것은 아니지만, 한국 스타트업 역시 세계 시장에서 그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차세대 주역을 꿈꾸며 참신한 아이디어와 혁신적인 기술로 무장한 한국 청년들이 세계를 무대로 능력을 꽃피울 준비를 하고 있다. 조선비즈는 세계를 품을 청년들을 만나 그들의 꿈과 목표를 들어 보았다.[편집자 주]
미국과 호주, 유럽의 치과에서 클릭 한 번으로 한국 기공소의 고품질 기공물을 받을 수 있다면 어떨까. 이노바이드는 이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들었다.
이노바이드는 한국의 정교한 기공 기술과 글로벌 수요를 매칭하는 ‘덴트링크’ 서비스를 통해 전 세계 치과와 한국 기공소를 연결하고 있다. 해외 치과는 고품질 기공물을 합리적인 비용으로 받을 수 있고, 한국 기공소는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고 있다.
연세대학교 치과대학을 졸업한 국진혁 대표는 치과업계 니즈와 디지털 기술의 가능성을 결합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 그는 치과업계 현장 목소리를 꾸준히 듣기 위해 가족 치과에서 직접 일하며 업계의 요구를 꾸준히 파악하고 있다. 매달 12%씩 성장하며, 매출의 100%를 해외에서 기록 중인 이노바이드의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
-이노바이드는 어떤 회사인가요?
“이노바이드는 ‘혁신(innovation)’과 ‘지원(aid)’을 결합한 이름으로, 디지털 기술을 통해 치과계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스타트업입니다. 해외 치과와 한국 기공소를 연결해 주는 ‘덴트링크’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연세대학교 치과대학 본과 4학년 때 창업을 결심했어요. 치과 업계에서 디지털 기술이 점차 중요해지는 것을 느꼈어요. 치과에서는 환자 치료를 위해 보철물이 필요해요. 보철물은 치과 기공소에서 제작되는데, 치과 의사가 환자 구강 데이터를 기공소로 전달해 제작을 의뢰해야 해요. 과거에는 물리적으로 본을 떠서 전달했지만, 최근에는 구강 스캐너를 통해 디지털 데이터를 전송하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어요. 이를 보고 전 세계 치과와 한국의 기공소를 연결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한국 기공소는 기술력은 높지만, 국내 시장에서는 경쟁도 치열하고 다소 저평가되는 면이 있거든요. 반면, 미국을 포함한 해외 시장은 기공소에 대한 수요가 많은데 한국보다 가격대가 2~4배 높아요. 이 차이를 디지털 기술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덴트링크는 플랫폼인가요?
“정확히 말하면 ‘버추얼 기공소’에요. 해외 치과 의사가 구강 스캐너로 찍은 데이터를 보내주면, 저희가 각 전문성에 맞는 기공소들에 직접 의뢰하는 거죠. 그럼 한국 기공소가 이를 바탕으로 보철물을 제작하고 다시 해외로 배송해요.
플랫폼으로 만들지 않은 이유는 치과 입장에서는 어느 기공소가 실력이 좋고, 어디에 강점이 있는지 알 수가 없어요. 그리고 플랫폼 형식으로 하면 지나친 가격 경쟁도 일어나고요. 지금의 서비스를 통해 한국 기공소는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하고, 해외 치과는 보철물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거죠. 완전한 플랫폼은 아니지만, 플랫폼의 특성을 많이 가져 양쪽을 모두 만족시키는 서비스를 만들려고 노력해요.”
-초반에 고객을 확보하는 게 힘들었을 것 같아요.
“정말 힘들었죠. 처음에는 미국 내 수십 개의 치과들에 메일을 보냈어요. 그중 답변이 왔던 치과 20곳을 찾아갔고, 첫 방문에 고객 4곳을 확보했어요. 지금도 한 달에 두 번은 미국에 가요. 콘퍼런스와 세미나에도 많이 참석해서 덴트링크를 알리려고 해요. 이후에는 저희 서비스를 이용한 치과 의사들이 친한 병원들에 소개하면서 사업이 확장되고 있어요. 참 감사하죠. 현재 30%의 신규 고객이 기존 고객의 추천으로 유입된 분들이에요.”
-덴트링크의 경쟁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덴트링크는 단순히 가격 경쟁력뿐 아니라 품질과 효율성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어요. 한국 기공소는 숙련된 기공사 풀을 보유하고 있으며, 제작 오류로 인해 환자가 재방문해야 하는 재제작 비율을 0.6%까지 낮췄어요. 미국은 재제작 비율이 평균 8~10%에요.
또, 인공지능(AI) 기반의 번역 시스템을 도입해 언어 장벽을 해결하고, 물류비용 절감을 위해 UPS, DHL 등과 협력해 기존 비용의 70% 수준으로 낮췄어요. 이를 통해 해외 치과와 한국 기공소가 윈윈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제공하고 있죠.”
-현재 덴트링크가 어떤 위치에 와있는지 궁금해요.
“덴트링크 서비스를 시작한 지 약 2년이 됐는데요. 런칭 이후부터 매달 평균 12%씩 성장하고 있습니다. 현재 매출의 100%는 해외에서 발생하고요. 미국과 호주가 주요 시장이고, 캐나다와 영국, 뉴질랜드 등에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미국에 자회사가 있고, 호주에도 현재 지사를 만들고 있습니다.”
-최근 투자 유치 소식도 들렸는데, 어떻게 활용하실 계획인가요?
“이번 시리즈 A에서 50억원을 유치했어요. 이 자금은 두 가지 방향으로 사용할 계획이에요. 첫 번째는 미국과 호주의 세일즈 및 운영팀을 확장하고, 작은 기공소를 인수해 현지 CS와 물류 문제를 해결할 거예요. 두 번째로는, 한국 기공소에 설비 투자를 지원해 생산성을 높이고, 고품질 보철물을 더 많이 제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계획이에요.”
-장기적인 목표가 궁금해요.
“덴트링크가 보철물 제작의 대명사가 되면 좋겠어요. 기공 공급 부분에서 전 세계 1등이 되고 싶어요. 나아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글로벌 치과 시장의 국경을 허물고, 치과 치료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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