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기일에 출석한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이 윤 대통령측 변호인과 합을 맞춰 12·3 비상계엄 당시 국회에서 ‘의원’이 아니라 ‘요원’을 끌어내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하자 ‘제2의 바이든 날리면’이란 지적이 나오는 동시에 이를 조롱하는 패러디와 밈이 확산하고 있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진짜 명함을 바꿔야 하나”라며 첩보영화에 등장하는 ‘요원’들이나 쓸 법한 검정색 선글래스를 착용한 사진과 함께 “은평갑 국회‘요원’ 박주민”이라고 적힌 글을 올렸다. 허영 민주당 의원도 이날 “춘천·철원·화천·양구(갑) 국회‘요원’ 허영”이라고 적힌 명함 사진을 올리며 “명함을 바꿔야 하나”라고 했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국회요원 박지원입니다”라고 꼬집었다.
박 의원은 “박지원 국정원 요원입니다. 박지원이야 국정원 출신이니 국정원 요원이라고도 할 수 있을까요”라며 “국회 본회의장에는 약 20명 내외의 의사국 속기사 등 직원들이 업무를 합니다만 요원들 체포하러 계엄군 280여명이 본회의장 유리창 깨고 들여보낼까요”라고 반문했다. 이어 “왕 법꾸라지 윤석열과 김용현의 말맞추기는 지적 수준을 의심케 하는 저질 코미디”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한준호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혹시 윤석열이 말했다는 요원의 이름이 ‘이재명’, ‘한동훈’, ‘우원식’과 같은 이름을 갖고 있던 것 아닌가”라며 “종국에는 ‘계엄’이 아니라 ‘게임’을 말한 것이라고 우기지 않을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조국혁신당 김보협 수석대변인은 “내란 수괴인 윤 대통령의 법률대리인단과 김 전 장관 등 내란 세력들이 국민을 조롱하기 시작했다”며 “거짓말도 적당히 하길 바란다.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이 그 어설픈 거짓말에 속아 넘어가겠느냐”라고 비판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김 장관의 ‘요원 발언에 대한 패러디가 나오고 있다. 국회의사당 역을 ‘국회요원당역’으로 패러디한 사진 등이 눈길을 끌었다.
천하람 개혁신당 대표는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의원이 아니라 요원을 끌어낸다면 군인 요원들끼리 서로 뒷목 잡고 끌어낸다는 얘기냐”며 “군인 요원은 끌어낼 필요 없고 그냥 철수해라고 (김 전 장관이) 명령하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이런 말장난을 하고 ‘바이든 날리면 시즌2’를 하냐 국민이 불쾌하다”고 말했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도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도대체 요원이 누구냐. 요원이 군인들하고 경찰들이라면 자기들이 들어가 놓고 자기들을 끌어내라는 말이냐”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 측이 계엄령을 “계몽령”이라고 주장한 데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계몽령이다, 뭐 요원이다, 무슨 SNL도 아니고”라며 “그런 생각을 가지고 국정운영을 하고, 안보수장을 한 사람들이니 당연히 파면해야 할 사람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한 날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