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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배 재판관, 이재명과 진보 모임에서 함께 활동… 논란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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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헌법재판관 미임명 관련 권한쟁의심판 1차 변론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스1(공동취재)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헌법재판관 미임명 관련 권한쟁의심판 1차 변론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스1(공동취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중앙로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항소심 1회 공판 출석을 위해 도착, 차량에서 내리고 있다. 지난 대선 당시 대장동 개발 사업과 관련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중앙로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항소심 1회 공판 출석을 위해 도착, 차량에서 내리고 있다. 지난 대선 당시 대장동 개발 사업과 관련해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1처장을 모른다”고 허위 사실을 말한 혐의를 받는 이 대표는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으며,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이 최종 확정되면 의원직을 잃고 향후 10년간 피선거권을 상실해 차기 대선 출마도 할 수 없게 된다. 또 민주당은 대선 보조금 434억 원을 반납해야 한다. /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사적으로 친분이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정황이 나오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 대표와 중앙대 고시반에서 함께 공부했던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2일 헌재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문 권한대행과 이 대표가 친분이 있다고 주장하며 “문 권한대행이 이 대표와의 친분에 대해 답변해야 하고, 제대로 답변하지 못한다면 재판(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제척 내지 기피 사유가 된다”고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헌재의 재판 일정을 보면 대통령 탄핵 심판만 성급하게 빨리 진행되고 있다면서 “이러한 (탄핵심판 일정) 이면에는 문 권한대행의 편향된 가치관이 작용했다고 생각한다”며 “문 권한대행은 이 대표와 ‘절친’이고 누구보다 가깝다”고 주장했다.

그는 “문 권한대행이 이 대표와 과거 연수원 시절 동기로서 노동법학회를 함께하며 호형호제하는 가까운 사이라는 것은 법조계에 파다한 얘기”라고 말했다.

이어 “문 권한대행은 평소 정부·여당 비판을 많이 하고, 이 대표와의 친분을 굉장히 과시했다”면서 “2020년 이 대표 모친이 돌아가셨을 때 상가에 방문했고, 이를 자랑삼아 헌재 관계자들에게 얘기할 정도로 이 대표와 가까운 사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와 친분이 있는 사람이 재판장으로서 재판을 진행하는 것은 공정성을 기하기 어렵다”며 “내 주장이 사실이라면 문 권한대행은 재판을 기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헌재의 명예와 재판의 공정·신뢰성을 담보하기 위해서 문 권한대행이 명백히 자기 입장을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실질적 탄핵소추인인 이 대표와의 수십 년간의 친분, 친구 같은 관계에 대해 본인이 해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 대표와 중앙대학교 선후배 사이다. 고시반에서 함께 사법고시를 준비하면서 교분을 쌓았다. 권 권한대행의 부인이 과거 이 대표 미팅을 주선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헌재는 문 권한대행이 이 대표의 모친상에 문상했다는 주장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헌재는 기자단에 “문 권한대행은 이 대표의 모친상에 문상을 한 적이 없으며 조의금을 낸 사실조차 없다”고 공지했다. 다만 헌재는 문 권한대행과 이 대표와의 친분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문 권한대행과 이 대표가 가깝다는 말이 나오는 빌미는 이 대표 쪽에서 제공했다. ‘또 다른 이재명’, ‘올모스트 이재명’이란 말을 듣는 친명계 좌장 정성호 의원은 2023년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이 대표가 문 권한대행과의 사이를 짐작할 수 있는 발언을 내놨다.

진행자가 “이 대표 사법연수원 동기들 중 인물이 많았다. 누구누구가 있나”라고 묻자 정 의원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제일 가까웠던 동기가 지금 당대표인 이재명이다. 그다음에 국회의원을 했던 분들 중에선 저하고 친했던 분들이 당적을 바꾼 문병호 전 의원, 그다음에 지금은 정치를 안 하고 있는 최원식 의원, 그다음에 지금 민주당 내에서는 이재명 저격수인 조응천이 있다. 송기원 전 원내수석부대표도 제 대학 후배지만 또 같은 연수원 동기였다. 그다음에 법조계에선 문무일 전 검찰총장이 있다. 문병호 전 의원의 배우자인 민유숙 대법관, 문형배 헌법재판관 이런 분들이 또 가까웠던 분들이다.”

정 의원과 이 대표, 문 권한대행은 모두 사법연수원 18기다.

다만 정 의원은 사법연수원 시절의 이 대표에 대해 “그 반에서는 조금 알려졌지만 연수원의 주류가 아니었기 때문에 그렇게 두각을 나타내는 그런 스타일은 아니었다”라면서 중앙대 출신에다 중학교를 검정고시로 졸업한 이 대표는 어울리는 사람이 많진 않았던 걸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임명 인원이 총 297명인 18기가 유난히 끈끈한 기수였다는 점은 법조계에서 잘 알려진 사실이다.

한국경제는 2019년 3월 ‘대한민국 법조인열전’이라는 시리즈 기사에서 18기에 대해 설명하면서 18기들이 매달 골프모임을 가질 정도로 끈끈하다면서 다음과 같이 보도했다.

“매달 스무 명이 넘는 동기들이 골프모임을 가진 지 벌써 25년째다. 다른 기수에선 찾기 드문 문화다. 대법관이나 국회의원 등 관운이 트인 동기가 나올 때마다 여는 축하모임 출석률도 높다. 대학 선후배 사이인 민 대법관(83학번)과 문병호 전 국회의원(79학번)은 연수원 시절 이름순으로 옆자리에 앉은 것이 인연이 돼 부부의 연을 맺었다.”

18기들은 학생운동에 참여한 이들을 중심으로 따로 모임도 만들었다. 정성호 의원은 2021년 인터뷰에서 문병호·최원식 전 의원, 문무일 전 검찰총장, 문형배 헌법재판관, 이찬진·차지훈·유승남 변호사 등이 모임을 만들어 활동하다 연수원 내 자유로운 학회 모임이 공식적으로 허용되자 해당 모임의 이름을 노동법학회라고 지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다른 연수생의 추천으로 뒤늦게 해당 모임에 들어갔다.

훗날 문재인 정부 시절 헌법재판관 후보로 임명된 문형배 재판관은 진보 성향 법관 모임인 우리법연구회에서 회장을 맡기도 했다.

이 대표와 문형배 권한대행이 연수원 시절 가까운 사이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정황이 알려지면서 헌재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엔 윤 대통령 지지자들로 추정되는 이들이 쓴 것으로 추정되는 “이재명 절친 문형배”, “문형배는 자격 없다”, “문형배는 즉각 사퇴하라”, “헌법재판관 신뢰 못한다” 등의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이 대표와의 친분이 윤 대통령 탄핵심판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지적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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