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폐기물 매립 및 성분 오염 의혹을 받는 인천 중구 영종국제도시의 한상드림아일랜드 골프장 측이 의혹을 제기한 일부 환경단체를 공갈 등 혐의로 고소하며, 토양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23일 인천 중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한상드림아일랜드 골프장은 지난달 (사)환경지킴이 장애인연합회, (사)녹색환경보전협회 등 관계자들을 공갈, 공갈미수, 강요, 강요미수 등 혐의로 형사 고발했다.
피고소인들이 골프장 부지의 성분 오염 및 불법 폐기물 의혹을 제기하며, 1년여에 걸쳐 고소인을 괴롭혔다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1월 환경지킴이 장애인연합회 등 일부 단체는 골프장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쓰레기와 각종 폐기물을 불법 매립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골프장 측은 지난해 11월 전문기관을 통해 골프장 내 13개 지점에서 토양 성분 분석을 실시했다.
그 결과 3곳에서 불소가 각각 645mg/kg, 618mg/kg, 606mg/kg 검출돼 기준치(400mg/kg)를 초과했다. 또한 1곳에서는 아연 함량이 611.3mg/kg 검출되며, 기준치인 600mg/kg를 넘겼다.
이에 단체들은 지난해 12월8일 골프장을 토양환경오염으로 관할 지자체인 중구에 신고했다. 문제는 4일 후인 지난해 12월12일 ‘토양환경보전법’ 시행규칙이 개정되면서 불소함량 기준치가 크게 개선됐다는 점이다.
개정안에는 골프장이 해당되는 2지역(임야) 토양 1kg당 불소 기준치를 400mg에서 1300mg/kg로 3배 이상 상향하는 내용이 담겼다.
골프장 측은 지난해 초부터 일부 시민단체가 과도한 시료채취 비용 등을 요구했으나, 업체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시행령 개정 전 문제를 키운 것이라고 주장한다.
한상드림아일랜드 골프장 관계자는 “정부 역시 불소 기준치가 현실에 맞지 않다며 지난해 기준을 대폭 완화했다. 이 결과 현 시점에서는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데, 일부 단체에선 ‘개정 전 기준’을 들이대고 있다”며 “아연 역시 기준치에서 약 1.88% 정도 극소량 초과한 수치인데, 과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억원에 달하는 터무니없는 시료 채취 비용을 요구하는 등 으름장을 놓은 단체들을 형사고발 했다”고 강조했다.
녹색환경보전협회 관계자는 “토양 성분 조사 결과, 기준치를 초과한 부분이 있어 문제 제기를 했을 뿐이다. 그 과정에서 업체 측으로 그 무엇도 요구한 적 없다”며 “지난 16일 관계 기관과 실시한 현장 조사에서 불량 순환골재를 육안으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상드림아일랜드는 영종대교 밑 준설토 투기장 333만㎡에 해양레저문화복합관광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지난해 3월 기반시설 준공을 마쳤으며, 올 하반기 36홀 규모의 골프장을 개장 및 각종 관광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다만 최근 인천시의회 건설교통위원회와 환경단체들이 해당 부지에 다수의 건축폐기물과 재활용골재, 폐주물사 등이 반입됐다며 토양오염 및 폐기물 매립조사를 촉구했다.
이에 중구는 지난 16일 골프장 부지에서 오염이 우려되는 3개 지점에서 시료를 채취해 인천시 보건환경연구원, (재)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에 분석을 의뢰했다.
구 관계자는 “지난 16일 드림아일랜드 내 3개 지점에서 시료를 채취했다”며 “토양 오염 성분 조사 관련 검사 결과는 2~3주, 순환 골재 관련 검사 결과는 6~7주가량 걸릴 전망”이라고 언급했다.
/전민영 기자 jmy@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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