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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연 “지방소멸, 특화전략 중심으로 가치사슬 구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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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연구원의 국토정책브리프에 따르면 통해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격차와 지방 소멸, 인구 유출 및 수도권 쏠림의 동인 중 하나로 지역 내 주력산업의 경쟁력 하락이 꼽혔다. 사진은 구미국가산업단지 전경./ 뉴시스
국토연구원의 국토정책브리프에 따르면 통해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격차와 지방 소멸, 인구 유출 및 수도권 쏠림의 동인 중 하나로 지역 내 주력산업의 경쟁력 하락이 꼽혔다. 사진은 구미국가산업단지 전경./ 뉴시스

시사위크=이강우 기자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격차와 지방 소멸, 인구 유출 및 수도권 쏠림의 동인 중 하나로 지역 내 주력산업의 경쟁력 하락이 꼽혔다. 이에 기업과 공장을 유치하고 지방을 살리기 위해 산업구조를 개선하고, 특정 선도기업의 산업군 중심이 아니라 ‘가치사슬’을 중심으로 한 전환 방안이 필요하다는 연구기관의 주장이 나왔다.

국토연구원(이하 국토연)은 최근 이같은 주장을 담은 국토정책브리프를 발간했다. 이어 한 곳에서 완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어려운 만큼 비수도권은 강점이 있는 제품 생산 공정 일부 분야에 특화하는 전략을 중심으로 ‘가치사슬’을 구축하고, 이를 장려하기 위해 투자세액공제를 현금으로 환급하는 방안도 내놨다.

수도권-비수도권 격차… 원인은 ‘제조업’ 부족

국토연 측의 설명에 따르면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격차가 심화되는 원인은 ‘주력산업’인 제조업의 침체에 따른 경쟁력 저하 때문이다. 지난 2010년 이후 지역 주력산업을 이끄는 대기업의 생산시설 폐쇄 및 이전 등에 따라 선도기업 의존도가 높은 지역의 산업 및 경제 기반이 악화됐다는 게 그 이유다. 

한국의 경제 구조가 바뀌고 서비스업의 비중이 커지고 있지만 제조업은 여전히 지역에 안정된 일자리는 제공하며, 높은 노동생산성을 보장하고, 부가가치 증대 등의 핵심적 구실을 한다는 게 국토연 측의 설명이다. 

양질의 일자리 문제와 문화, 여가시설 등의 부족도 문제로 지적됐다. 해당 시설들의 부재는 청년층의 수도권 쏠림을 가속화하고, 결국 고령층을 중심으로 한 인구구조를 만들어 도시의 성장동력을 상실시킨다는 것이다. 

국토연 측은 이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인구 유출을 막고 산업 경쟁력을 위한 대책이 필요하며, 특히 비수도권 중에서 내륙 중소도시에 대한 정책적 대응이 시급하다”고 전했다. 기존에 진행된 선행연구들의 경우 대부분 △울산 △포항 △거제 등 거점, 전통적 산업도시에 맞춰져 있는 경우가 많아 내륙 중소도시들의 산업구조엔 관심이 미미하기 때문이다. 

산업위기 대응한 구미와 영주, 어떤 노력 있었나

이에 국토연 측은 연구 대상을 경상북도 구미와 영주로 선정했다.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지난해 3월 기준 경상북도는 전라남도와 함께 시도별 소멸 위엄 시·군·구 수에서 공동 1위다.

먼저 구미의 경우 지난 1970년대 초 정부의 수출주도 정책의 일환으로 산업도시로 탈바꿈했다. 10년을 주기로 제1단지부터 제5단지까지 국가산업단지가 조성되면서 다양한 업종이 들어선 산업도시로 성장했고, 종사자 수도 1971년 1,313명에서 1990년 7만1,348명으로 크게 늘었다. 

이 같은 변화를 바탕으로 구미시는 지난 2000년부터 2009년까지 기초지자체 중 수출액 1위를 달성하고, 2005년엔 전국의 약 11%에 해당하는 300억달러(약 43조980억원)의 수출액을 찍기도 했다. 다만 2010년을 기점으로 구미 산업단지 가동률은 매년 감소하고 있으며, 삼성전자는 베트남으로, LG디스플레이는 파주로 이전하면서 점차 그 위상이 하락했다. 당시 지역 이해관계자들은 공장이 문을 닫아도 ‘산업도시’라는 명성이 있어 다른 대기업이 들어올 것을 기대하며 안일하게 대응했고, 낮은 급여와 열악한 정주여건 등으로 청년층의 기피도 심해져 그 자리를 외국인 근로자가 대체하게 됐다. 

사진은 경북 구미국가산업단지 전경./ 뉴시스
사진은 경북 구미국가산업단지 전경./ 뉴시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미시는 산업구조를 전환하기 시작했다. 대기업의 지역 내 재투자를 장려하는 등 개선점을 만들어 갔다. 먼저 신규 조성한 제5공단의 분양가를 인하하고 업종 확대한 후 투자 촉진을 위한 조례를 개정하는 등 기업 친화적 투자 환경을 조성 했다는게 국토연 측의 설명이다. 이어 애플의 주요 협력업체인 LG이노텍을 중심으로 형성된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 산업생태계를 구축해 글로벌 생산공급망 내 가치 상승을 통한 경쟁력을 확보했다. 또한, 산업도시의 이미지를 벗고, 문화와 낭만이 있는 도시로 만들기 위해 지역자산을 활용한 축제와 도시경관개선 사업을 실시하기도 했다.

영주의 경우 농업과 축산업이 번성한 도시지만 최근 고령화 노동인구 부족 등의 문제가 겹치고 산업이 쇠퇴하는 등 지난해 10월 기준으로 9만9,000명이 거주하는 수준으로 도시가 줄어들었다. 지난 1980년대 영주의 인구는 16만명에 달했다. 

영주시는 강점이 있었던 농·축산업 장점을 살려 이에 대응했다. 먼저 스마트팜 사업을 통해 자동화 농업환경 시스템을 구축하고, 고령 농가의 노동력 절감과 생산성을 향상 시켰다. 귀농 프로그램도 운영해 40대에서 60대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농업교육을 하고 있으며, 매년 10명 정도가 영주시에 정착하고 있다. 

제조업 기반을 형성하기 위한 노력도 이뤄졌다. 주력 제조업이 없는 영주시는 첨단베어링 국가산업단지 조성을 계기로 △소재 △부품 △장비 산업에 특화한 발전 방은 모색 중이며, 정부연구기관과 관련 기업 유치를 적극 추진함과 동시에 정기회의 및 심포지엄 개최를 통행 베어링 산업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있다. 

특정 산업군이 아닌 ‘가치사슬’ 중심으로 

국토연 측은 앞으로도 지방소멸을 막기 위한 방안으로 특정 선도기업 내 산업군 중심이 아니라 ‘가치사슬’을 중심으로 수립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생산 공정이 다양해진 지금 한 지역에서 모든 공정을 맡아 완제품을 생산하는 것은 어려워 비수도권의 경우 강점이 있는 제품생산 공정 일부 분야에 특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즉 제품을 만들기 위한 ‘분업’을 실사하는 것을 뜻한다. 예를 들면 구미가 후방산업기지 역할에 초점을 두고, 반도체 제조의 가장 앞 공정에 연관된 기업을 우선 집적시켜 산업생태계를 형성할 필요가 있다고 국토연 측은 전했다.

한편, 투자세액공제 현금 환급 방안 등 직접적인 금전 보조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국토연 측은 “특히 미국과 프랑스의 경우 첨단산업 분야 기업에 대한 공제액을 현금으로 지급하는 사례가 있다”며 “기업이 비수도권에 일정 금액을 투자하거나 신규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면 투자세액공제를 현금으로 환급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시사위크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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