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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지법 취재진 폭력 사태, MBC 탓으로 돌린 방문진 여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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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이 출석한 가운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린 지난 18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에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법원 담장을 넘으려 시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이 출석한 가운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린 지난 18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에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법원 담장을 넘으려 시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여권 이사가 최근 발생한 서울서부지방법원 폭행 사태를 두고 “사태의 원인을 외부에서만 찾는 것 같다”며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의 MBC 취재진 폭행이 MBC 보도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해당 이사는 “맥락을 담은 친절한 뉴스 등이 폭력 사태의 큰 원인이 됐을 것”이라는 주장도 이어갔다.

지난 22일 이사회에선 MBC 상반기 보도본부 업무보고를 위해 박장호 보도본부장이 참석했다. 업무 계획 보고 과정에서 박 본부장은 “서부지법 폭력 사태에서 보듯이 가짜뉴스의 폐해가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며 “레거시 미디어가 가짜뉴스 문제에 본격적으로 천착해야 한다. 이 역할을 MBC 뉴스가 어떻게 더 잘할 수 있을지 방안을 마련해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앞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지난 18일과 19일 영상기자와 오디오맨 등 총 4명의 MBC 취재진을 폭행했다. KBS, MBN, 연합뉴스 소속 취재진들도 폭언 및 폭행을 당했다.

그러자 여권 성향으로 분류되는 김병철 이사는 “서부지법 사태의 원인을 너무 외부에서만 찾는 것 같다. 그분들이 잘못한 건 있지만 MBC가 신뢰도 1위이자 불신도 1위”라며 “이러한 사정을 알면서 기자들을 서부지법에 보내면 당연히 그 책임이 결코 가볍지 않을 거다. 사실상 산재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 이사는 “(업무보고 자료에 있는) ‘맥락을 담은 친절한 뉴스’ 이런 부분이 폭력 사태의 큰 원인이 됐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사전 예방 조치에 꼭 신경써야 한다”고 말했다. 마치 윤 대통령 지지자들의 MBC 취재진 폭행 사태가 MBC 보도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그러자 권태선 이사장은 이를 두고 “불신도 1위는 어디서 주장한 것인가. 객관적 지표로는 그렇지 않다”며 “자꾸 똑같은 얘기하지 마라”고 반박했다. 

이밖에도 김병철 이사는 “가짜뉴스 관련 레거시 미디어의 역할은 좋은데, 우선 본인부터 반성해야 할 것 같다”며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 과징금 처분 취소 판결문을 봤는데 (보도가) 진실이라서 취소된 게 아니라 (방송통신위원회) 2인 체제 의결이 위법하다고 취소됐다. 본인 스스로 냉정한 반성이 먼저 따라야 레거시 미디어로서의 역할도 설득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역시 여권 성향의 지성우 이사는 방심위의 MBC 제재와 이에 따른 방통위 재허가 감점 점수를 물으며 “공정성, 공영성에 관해 보도의 내용도 중요하지만 보도의 양도 중요하다. 내용에 대해서는 이사들이 관여할 수 없더라도 최소한 공정해 보이는 양과 제목에 있어서는 누가봐도 공정하게 해야하는 게 공영방송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에 박장호 본부장은 “보도의 양에 대해 말하는 것도 내용에 대해 말하는 것과 똑같은 관여”라며 “저희가 현명하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또 “제재를 받은 부분 중 행정소송을 통해 뒤집어진 건 결론이 날 때까지는 감점에 반영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MBC 보도본부장 “뉴스데스크 시청률 1위 유지, 영향력 신뢰도 끌어올릴 것”

이날 박장호 본부장은 “뉴스데스크 시청률 1위를 유지하겠다. 지난해 연간 목표 시청률이 5.5%였는데 결과적으로 6%가 넘었고 수도권 가구 시청률 기준 1위를 차지했다”며 “MBC 뉴스의 영향력과 신뢰도도 더욱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아침 뉴스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MBC 아침 종합뉴스 ‘뉴스투데이’를 강화하겠다고 했다. 박 본부장은 “현안에 대한 인터뷰 코너를 신설하려 한다”며 “점차적으로 뉴스 당사자들 출연이나 현장 연결 등을 늘려 뉴스투데이가 그날의 이슈, 아침을 주도해나가는 생동감 넘치는 아침 뉴스 프로그램으로 자리잡는 것을 올해 목표로 삼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마감 뉴스가 사라진 지 몇 년 됐는데 뉴스데스크 이후 심야 시간대에 큰 특보 상황이 터졌을 때 대처가 제대로 안 될 때가 많았다”며 “마감뉴스를 2월부터 다시 편성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MBC. ⓒ연합뉴스
▲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MBC. ⓒ연합뉴스

또한 공동체 위기 및 관련 정책 검증 보도를 연중 기획으로 이어나가겠다며 “현 기후환경팀을 가칭 ‘공동체 이슈팀’으로 바꿔 공동체가 직면한 전반적 위기에 대한 보도를 강화하고자 한다”고 했다. 아울러 박 본부장은 “광복 이후 80년이 어떤 시간이었고 앞으로 어떤 시간으로 만들어야 하는지가 중요하다”며 광복 80주년을 맞아 뉴스데스크, 100분 토론, 스트레이트 등에서 관련 기획을 만들겠다고도 설명했다. 

디지털 뉴스 관련해선 구체적 목표 수치를 설명했다. 박 본부장은 “올 한해 유튜브 구독자를 최소 79만 명, 네이버 구독자는 최소 13만 명을 늘려 유튜브 구독자 600만 명, 네이버 구독자는 540만 명에 이르할 것”이라며 “유튜브 구독자는 국내 전체 뉴스 채널 중 1위, 네이버 구독자는 방송사 내 1위를 유지하고자 한다. 3년 연속 디지털 분야에서 100억 원 이상 수익도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박 본부장은 “제 욕심 같아서는 가짜뉴스나 팩트체크를 중심으로 하는 주간 단위 프로그램을 하나 만들 수 있다면 더 좋겠다”고도 전했다.

관련해 다수 이사들은 공통적으로 MBC에 국제 정세 관련 보도를 강화해주길 당부했다. 권태선 이사장은 “글로벌 이슈에 대해 더 관심갖고 보도해야 한다”며 “트럼프가 당선돼 세계 질서 자체를 뒤흔들 가능성이 높은데 오늘 아침신문에선 다양하게 다룬 반면 MBC는 특파원이 한 두꼭지 보도했다”고 지적했다. 야권 성향으로 분류되는 박선아 이사도 “어려운 상황이기는 하지만 통일, 대북관계 등에 너무 무관심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국제 정세 관련 보도 강화를 요구했다.

야권 성향의 강중묵 이사는 “MBC 뉴스 기자들의 취재력이 과연 신뢰도나 영향력만큼 따라가는가”라며 “평소 훈련을 계속 쌓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MBC 보도가 전체적으로 앵커도 그렇고 조금 떠 있는 느낌이고, 감정이 들어가있는 느낌이라는 지적이 많다”며 “차분하게 중심을 잘 잡으면서 하는 진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디어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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