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전두성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연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언급하며 ‘외교 밀착’ 행보에 나서고 있다. 한미동맹에 방점을 찍으며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낸 것이다.
이러한 메시지는 윤석열 대통령 구속 후 본격화했는데, 차기 대권 주자의 면모를 부각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국민의힘이 이 대표를 향한 ‘친중국 프레임’을 강화하는 점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2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 중단된 북미대화 재개에 대한 의지를 표명했다”며 “환영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가 위기의 한반도 상황을 완화해 한반도 비핵화와 남북교류, 한반도의 평화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해 “이제 그는 뉴클리어 파워(nuclear power·핵보유국)다”라며 “난 김정은을 좋아했고 그와 매우 잘 지냈다. 그 역시 나의 귀환을 반길 것”이라고 말했는데, 이 대표는 이를 ‘북미대화 재개 의지’로 본 것이다.
또한 그는 이날 국회에서 조셉 윤 주한미국대사대리를 접견한 자리에서도 한미동맹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앞으로 대한민국이 한미동맹을 더욱더 강화·발전시키고 자유민주진영의 일원으로서 그 책임을 더 확고하게 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이러한 한미동맹 강조 메시지는 윤 대통령 구속 후 집중됐다. 민주당 의원들도 이에 발을 맞추고 있다. 당 소속 의원 80여 명이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맞춰 ‘한미동맹 지지 결의안’을 발의한 것이다.
이는 조기 대선 전망이 나오는 상황에서 대권 주자 이미지를 부각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친중·반미 프레임’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국민의힘은 즉각 견제에 나섰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민주당은) 그동안 친중·반미 기조를 의식했는지 어제(21일) 급조된 한미동맹 지지 결의안을 발의했다”며 “한미동맹을 정략에 따라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하는 민주당의 고무줄 안보관과 종북·친중 기조는 우리 안보를 위태롭게 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더 이상 외교와 안보를 정략적 도구로 사용하지 말길 촉구한다”며 “이제 와서 아무리 아닌 척해도 국민은 속지 않는다”고 했다.
◇ 이재명, ‘흑묘백묘론’ 언급하며 ‘실용주의’ 강조
이러한 가운데 이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쥐만 잘 잡으면 되지, 그게 흰 고양이든 까만 고양이든 회색 고양이든 무슨 상관이 있겠는가”라며 ‘흑묘백묘론’을 언급했다.
이는 당 대표 회의실에 걸려 있는 백드롭(뒤걸개)에 ‘회복과 성장 다시 대(大)한민국’이라는 문구가 윤석열 정부의 슬로건인 ‘다시 대한민국 새로운 국민의 나라’와 비슷하다는 지적이 나오자, 반박 차원에서 발언 한 것이다.
이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실 벽에 걸려있는 구호와 똑같다’(고 한다)”며 “맞다. 똑같다”고 밝혔다. 이어 “알면서도 제가 쓰자고 했다”며 “말이 무슨 죄겠는가. 말하고 행동하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설명했다. 또 “지금 우리 사회에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헛된 말·헛된 이념·진영이 아니다”라며 “이제는 탈이념·탈진영의 실용주의로 완전하게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이 쓰던 구호면 어떤가”라며 “좋은 구호면 쓰면 된다. 말이 오염되지 않게 만드는 것도 우리가 해야 할 일 중에 하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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