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강남=조윤찬 기자 법조계와 학계가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웹3게임 활성화 정책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도널드 트럼트 미국 대통령이 가상자산에 친화적인 모습을 보여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 설명이다. 한국 게임사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국내에서 법제도를 갖춰야 한다는 분석들이 나왔다.
◇ 화우, 미국 웹3게임 활성화 시나리오 제시… “미리 대비해야”
22일 법무법인 화우는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아셈타워에서 ‘트럼프2기, 한국게임산업정책’을 주제로 게임 대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김종일 화우 게임센터장은 발표자로 나서 미국의 친블록체인 정책이 웹3게임 활성화를 불러올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미국 행정부 산하 증권거래위원회(SEC)는 가상화폐 규제 완화를 목표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밈코인’을 발행하는 등 가상자산에 친화적인 모습을 보여준 바 있다. 멜라니아 트럼프도 NFT 및 암호화폐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화우는 미국에서 웹3게임 활성화 정책이 나오는 시나리오를 예상하고 한국 정책 당국이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X, 메타 등이 웹3플랫폼으로 새롭게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웹3게임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게임 내에서 얻은 자산을 소유하고 외부에서 거래할 수 있는 게임이다. 웹3게임은 게임 내에서 얻은 NFT를 가상자산과 교환하는 방식으로 수수료 수익을 얻는 비즈니스모델(BM)도 갖고 있다.
한국은 이용자에게 게임 자산의 소유권을 주는 웹3게임이 금지돼 있다. ‘게임산업법’ 28조는 ‘경품 등을 제공해 사행성을 조장하지 아니할 것’이라고 규정했다. 게임물관리위원회는 NFT(대체불가능토큰)를 경품으로 보고 게임 플레이 결과로 제공하는 걸 금지하고 있다. 정책 당국은 게임을 통해 실제 돈을 벌 수 있어 사행심이 생길 수 있는 점을 우려한다.
중국도 웹3게임이 금지된다. 김 센터장은 “웹3활성화 정책의 흐름에 한국 및 중국이 뒤처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웹3게임 금지라는 정책기조가 굳어 있어, 한국 개발자와 투자자는 해외에서만 사업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본은 기술환경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고 있는 국가로 소개됐다. 일본에서는 웹3게임 서비스가 허용된다. 김 센터장은 “일본 경제산업성은 웹3정책실을 두고 백서를 발간하며 기술 환경 변화에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세계경제가 미국 중심인 상황에서 한국이 디커플링(탈동조화)되는 건 이익이 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이보현 변호사(화우 가상자산팀장)는 “가상자산 분야에서 한미간의 정책 디커플링이 발생하면 국경이 없는 게임산업에서 국내 게임사들의 경쟁력 저하가 예상된다”며 “정책 당국이 미리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학계에서는 중장기적 정책 시나리오를 개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정호 상명대학교 행정학부 교수는 행정학에서 활용하는 ‘정책분석평가 모델’을 적용하자고 밝혔다.
박정호 교수는 “국내 게임 규제가 기본적으로 심하게 기울어져 있다”며 “웹3게임에 대해 규제당국이 우려하는 기술적·사회적·경제적 이슈를 세부적인 요인으로 분류하고 게임산업 규제의 적절한 균형점을 찾고 중장기적인 정책 시나리오를 개발하자”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산업성장, 일자리 창출, 기술개발과 확대 등으로 균형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게임 유형의 세부 분류와 비교분석도 요구된다. 박정호 교수는 “웹3게임이라면 모두 금지하는데, 포괄적 규제의 한계 인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형준 성균관대학교 행정학과 교수(한국정책학회장)는 “모 아니면 도가 아니라 사회적으로 허용되는 지점을 함께 발견하고 합의하는 ‘정책분석평가 모델’을 마련한다면 정책 디커플링으로 인한 부작용의 기간을 최소화하고 산업이 피벗팅(사업전략 변경)할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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