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으로 생체 신호를 모니터링하면서 약물을 전달할 수 있는 ‘스마트 패치’가 개발됐다. 디지스트(DGIST) 로봇 및 기계전자공학과 장경인 교수팀은 접이식 구조로 다양한 센서와 약물 전달 시스템을 통합한 정밀 패치를 선보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이번 달 게재됐다.
웨어러블 기기와 맞춤형 헬스케어
현재 의료계의 중요한 화두 중 하나는 ‘개인 맞춤형 헬스케어’다. 기존의 건강 상태, 유전적 요인 등에 따른 체질, 평상시 생활 습관 등을 고려해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접근 방식으로, 기존의 일률적인 치료 방식과는 근본적 차별성을 가진다.
개인은 수많은 변수에 의해 천차만별의 양상을 보인다. 이 때문에 같은 질환을 앓고 있다 해도 유전적 배경, 생활 환경, 식습관 등에 따라 치료 반응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고, 회복에 걸리는 시간도 다를 수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국민들의 건강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헬스케어가 필수다.
웨어러블 기기는 이러한 수요에 가장 적합한 기술이라 할 수 있다. 개인의 신체에 간단하게 착용하고 다니면서, 실시간으로 생체 지표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다방면의 기술 발전을 통해 웨어러블 기기를 의료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게 확장됐다.
접이식 구조로 여러 기능 통합
DGIST 장경인 교수 연구팀은 기존까지 선보인 웨어러블 의료기기들은 ‘생체 신호 감지’에 특화돼 있거나, 약물 전달에 특화돼 있는 등 하나의 기능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웨어러블 기기는 기본적으로 휴대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부피와 질량이 매우 제한적이다. 또한, 피부와 밀착돼야 하기 때문에 얇으면서도 유연해야 한다. 그러면서도 안정적인 구조를 유지해야 한다.
반면, 정밀한 시스템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견고하고 부피가 큰 기능성 부품들이 필요하다. 즉, 물리적으로 보면 ‘얇고 유연한 구조 안에 고성능의 부품들을 배치해야 하는’ 모순적 상황인 것이다. 따라서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한 다기능 통합 구현은 기술적으로 어려움이 컸다.
DGIST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접이식(접힘) 구조’를 선택했다. 유연함이 필요한 영역과 견고함이 필요한 영역을 분리하는 방식으로 접근한 것이다. 전기·광학 센서, 약물 전달 시스템, 무선 통신 모듈을 접이식으로 설계함으로써, 이들을 하나의 스마트 패치 안에 집어넣었다. 이로써 고도의 기능 여러 가지를 제공하는 웨어러블 기기를 구현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스마트 패치는 심혈관 건강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면서, 필요할 때 즉각 약물을 투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성능 검증을 진행한 결과, 심전도와 혈류량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며 심박수 변화와 맥파 전달 시간을 정확도 높게 분석해냈다. 또한, 수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자동 약물 투여까지 해낼 수 있는 것을 확인했다.
다양한 의료 분야에 응용 가능
한편, 이 기술은 심혈관 건강 외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응용할 수 있다. 혈압 관리, 혈당 관리, 통증 완화, 만성질환 등 의료 분야에서 폭넓게 활용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다만, 각 세부 분야에 대한 실용화를 위해서는 해당 분야 및 관련 분야와의 추가적인 연계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개인 맞춤형 헬스케어가 주요 트렌드로 대두되고 있긴 하지만, 현재로서는 보편화돼 있다고 볼 수는 없기 때문이다.
특히 생체 신호 데이터의 정확성을 높이는 기술이 중요하다. 연구팀은 인공지능 기반의 진단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다양한 증상 및 만성질환에 대응할 수 있도록 고도화된 센서 기술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또한, 상용화를 위해서는 대량 생산을 위한 제조 공정의 최적화가 필요하다. 안전성 등을 검증하기 위한 임상연구도 마찬가지다.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한 스마트 패치가 특정 목적에 국한되지 않으며, 생체 신호 측정 및 약물 전달을 동시에 해낼 수 있는 ‘플랫폼’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웨어러블 기기 특유의 유연성과 고도의 기능성을 동시에 추구함으로써, 향후 정밀 의료 및 원격 의료에 있어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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