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중앙대학교 고시반 선배’로 알려진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2일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친분을 언급하며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에 대한 공세에 나섰다. 그러자 헌재는 문상을 한 적이 없다며 반박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헌재 앞에서 취재진과 만나 “문 권한대행이 이 대표와의 친분에 대해 답변해야 한다. 제대로 답변하지 못한다면 재판(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제척 내지 기피 사유가 된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여당 의원들과 문 권한대행 등 헌재 관계자를 만나기 위해 헌재를 찾았다. 그러나 헌재 측에서 외부 일정을 이유로 만남을 거부해 면담이 불발됐다.
권 원내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이 빨리 진행되는 이유로 문 권한대행과 이 대표의 친분 탓으로 돌렸다. 이는 탄핵심판 지연을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권 원내대표는 “감사원장, 법무부 장관의 탄핵 심판을 대통령 심판보다 먼저 하거나 같이 해야 하지만 대통령 탄핵 심판만 성급하게 빨리 진행되고 있다”면서 “비상계엄 선포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남용된 탄핵소추권에 대해서 먼저 결론을 내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문 권한대행의 편향된 가치관이 작용했다고 생각한다. 문 권한대행은 이 대표와 ‘절친’이고 누구보다 가깝다”고 주장했다. 특히 “2020년 이 대표 모친이 돌아가셨을 때 상가에 방문했고, 이를 자랑삼아 헌재 관계자들에게 얘기할 정도로 이 대표와 가까운 사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헌재 측은 즉각 반박했다. 헌재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문 권한대행은 이 대표 모친상에 문상을 한 적이 없으며 조의금을 낸 사실조차 없다는 점을 알려드린다”고 반박했다.
한편 권 원내대표 역시 이 대표와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대표와 권 원내대표는 중앙대학교 선후배 사이로 고시반에서 함께 사법고시를 준비하면서 교분을 쌓았다. 두 사람의 친분은 지난 2022년 8월 말 이 대표가 처음으로 민주당 대표에 당선된 뒤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였던 권 권한대행을 예방하면서 밝혀졌다. 당시 예방에서는 권 원내대표의 부인이 과거 이 대표의 미팅을 주선했다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알려지기도 했다. 또 이 대표가 권 원내대표 부인의 안부를 묻기도 했다.
지난달 18일 열린 이 대표와 당시 당대표 권한대행이었던 권 원내대표와의 만남에서도 이 대표가 권 권한대행의 원내대표 당선 직후 통화로 축하 인사를 남겼다는 소식이 알려지기도 했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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