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퍼블릭=김영덕 기자]윤석열 대통령이 21일 탄핵심판이 열리는 헌법재판소에 비공개로 출석한 가운데 직접 변론했다. 대통령이 헌재 심판정에 직접 출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빨간색 넥타이를 매고 와이셔츠에 짙은 색상의 재킷을 걸친 양복 차림으로 출석했다. 윤 대통령이 들어오자 심판정 안에서 기다리던 대리인들이 일어나서 대통령을 맞이했다.
윤 대통령은 방청석 기준 심판정의 우측에 앉아 말없이 정면을 응시하거나 방청석을 쳐다보면서 재판이 시작되기를 기다렸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께 변론이 시작된 후 재판장인 문 권한대행의 출석 확인과 재판진행 안내가 끝나자 “양해해주시면…”이라며 발언 기회를 요청했다.
문 대행이 허가하자 윤 대통령은 “제가 오늘 처음 출석해서 간단하게만 말씀드리겠다”며 앉은 상태로 재판관들을 바라보며 발언을 시작했다.
윤 대통령은 먼저 “여러 헌법 소송으로 업무가 과중한데 제 탄핵 사건으로 고생을 하시게 돼서 재판관들께 송구스러운 마음”이라고 발언하면서도 “저는 철들고 난 이후로 지금까지 특히 공직 생활을 하면서 자유민주주의라는 신념 하나를 확고히 가지고 살아온 사람”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헌법재판소도 헌법 수호를 위해 존재하는 기관인 만큼 우리 재판관들께서 여러모로 잘 살펴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22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이후 대심판정에선 국회가 증거로 제출한 12·3 계엄 사태 당시 국회와 선관위 CCTV 영상이 상영됐다. 국회에 헬기가 착륙하는 모습, 계엄군이 진입하는 모습 등을 볼 때도 윤 대통령의 표정은 담담했다. 계엄군과 국회 보좌진·직원이 대치하다가 소화기가 터져 하얀 분말이 흩날리는 장면에선 잠시 입을 벌리기도 했다.
이 매체 보도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총 네 차례 마이크를 잡았다. 대리인인 도태우 변호사가 부정선거 의혹에 대해 설명하던 중, ‘2023년 국정원 조사 결과’를 2024년으로 잘못 말하자 대통령은 옆자리에 앉아 있던 도 변호사의 팔을 세 번 치고 손가락 세 개를 펼쳐 보이며 ‘2023년’으로 정정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보여준 영상에 대해 짧게 이해를 돕기 위해 한 말씀만 (드리겠다)”며 “군인들이 청사에 진입해서 직원들 저항에 스스로 나오지 않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계엄) 내용을 제일 잘 아는 것은 피청구인인 대통령 저 자신”이라며 “국회와 언론은 대한민국에서 대통령보다 훨씬 강한 초(超)갑이다. 내가 (계엄 해제 의결을) 막았다고 하면 그건 정말 뒷감당할 수 없는 일이다”라고 할 때는 격앙된 어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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