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사랑기부제 시행 2년차였던 지난해 기부실적 분석 결과 수도권 지자체보다 비수도권 지자체에 평균 3배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행정안전부는 2024년 한 해 동안 모금된 고향사랑기부금에 대한 중간검증 결과 243개 지방자치단체 총모금액은 879억 3000만원, 건수는 77만 4000건이라고 22일 밝혔다.
고향사랑기부제 시행 첫해였던 2023년 650억 6000만원의 기부금과 52만 6000건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각각 35%와 47% 늘었다.
먼저 지역별로 보면 17개 시도 모두 전년 대비 모금액이 증가했다. 전반적으로 도 지역 모금 규모가 광역시를 크게 상회한 가운데 전남(188억원), 경북(104억원), 전북(93억원) 순으로 모금액이 많았고, 2023년 대비 증가율은 대전(317%), 광주(299%), 세종(206%)이 특히 높아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였다.
기초지자체별로 226개 시군구 중 184개 지자체(81.4%)에서 2023년 대비 모금액이 증가했다. 시군구 평균 모금액은 군 지역 4억 7000만원으로 2023년 3억 8000만원 대비 124%로 성장했고, 시 지역은 3억 8000만원으로 2023년의 130% 수준이었다. 구 지역은 평균 1억 7000만원을 모금해 2023년도 모금액인 9000만원과 비교해 규모가 180% 수준으로 증가했다.
또 2023년과 비교해 연말 기부 집중현상이 더욱 뚜렷해지고, 20~30대 기부자 비율 늘어난 것도 확인됐다.
12월 모금액은 전체의 49.4%로 2023년도 같은 기간(40.1%)과 비교할 때 9.3%p 증가했다. 11월까지 연말 2개월 동안 전체 모금액의 61%가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액 세액공제 한도인 10만원 이하 기부 건수는 76만건으로 전체의 98.1%를 차지해 2023년 97.0%보다 1.1%p 증가했다. 반면 최고 기부 한도인 500만원 기부 건수는 2023년 2052건보다 30%가량 감소한 1444건이었다.
기부자 연령은 30대(33.2%), 40대(27.0%), 50대(22.3%) 순이었다. 20~30대 기부자를 합한 비율은 45.5%로 2023년 37.6%보다 7.9%p 증가했다.
기부금의 지역 간 이동을 분석한 결과에서는 수도권에서 비수도권 지역으로 기부한 비율이 2023년 35.9%에서 2024년 38.7%로 2.8%p 늘어났다.
수도권 기부자들의 주요 기부지역은 전남 23.1%, 경북 11.4%, 강원 11.3%, 전북 11.2%였다.
고향사랑기부제 시행 2년 차를 지나며 당초 제도 시행 취지인 지역 균형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대한 기여도 점차 커지고 있다.
89개 인구감소지역의 평균 모금액은 4억 7000만원으로 그 외 137개 지자체 평균 모금액 2억 7000만원의 1.7배 수준이었다. 예컨대 전남 담양군은 2024년 본예산(4889억원) 대비 0.5%에 해당하는 23억원을 모금해 인구감소지역 중 최다를 찍었다.
비수도권 지자체 평균 모금액은 4억 5000만원으로 2023년 3억 3000만원보다 36% 증가한 가운데 수도권 지자체 평균 모금액 1억 4000만원의 3.3배에 달했다.
지방재정 확충 효과와 함께 답례품 판매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도 전년에 비해 확대됐다.
지난해 고향사랑기부자의 답례품 구매비용은 205억원으로 2023년 151억원 대비 36%가량 증가했다. 지자체가 발굴한 답례품 품목도 2024년 말 기준 1만 4989건으로 2023년 말보다 3000건 이상 증가했으며, 답례품 유형도 지역 특산품에 편중되지 않고 관광·체험 상품 등 생활인구 확대에도 기여할 수 있는 품목으로 다양해졌다.
2024년 지역사랑상품권을 제외하고 가장 많이 판매된 답례품은 제주특별자치도의 ‘귤로장생 노지감귤’로 총 5292건(1억 3600만원)이 판매됐다. 대전시(중구 합산) ‘성심당 상품권 4703건(1억 4100만원), 충남 논산시 ‘겨울시즌 논산딸기’ 3587건(1억 100만원)가 각각 2, 3위를 차지했다.
2024년 6월 도입된 지정기부 사업 등을 통한 지역문제 해결 가능성도 확인할 수 있었다. 지자체의 특정 사업을 선택해 기부할 수 있는 지정기부는 6개월 남짓 짧은 운영기간에도 25개 지자체에서 55개 사업을 발굴하고 모금을 진행했다.
충남 서천군, 경기 안성시, 경기 이천시 등 화재, 폭설 등 대규모 재난을 겪은 뒤 복구지원 사업비 마련을 위한 지정기부 사업을 활발하게 벌이고 있다.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이후 전남 무안군에는 이틀 만에 2023년도 모금액의 2배를 기록해 지역을 위로하고 응원하는 창구로서 고향사랑기부제의 가치도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해 고향사랑기부제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한 행안부는 올해 1인당 기부상한액 확대(500만원 → 2000만원), 민간플랫폼 추가 개통(6개 → 12개)에 이어 기부자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시스템 고도화와 전액 세액공제 범위 확대를 추진한다.
고기동 행안부 장관 직무대행은 “지난해 고향사랑기부제에 많은 관심과 참여를 보내주신 국민께 감사드린다”며 “2년차까지의 성과를 기반으로 많은 국민의 공감 속에 고향사랑기부제가 더 큰 역할을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송한수 선임기자 onekor@public25.com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