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사태로 지난달 급락했던 소비심리가 1월 들어 조금 올랐지만 계엄 전 수준에는 크게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올해 1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1.2로, 지난해 12월보다 3.0p 상승했다.
이는 지난 2023년 5월(3.0p) 이후 가장 크게 오른 것이지만,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로 지수가 12.5p 하락한 것에 따른 기저효과로 풀이된다. 12월 급락은 코로나19 팬데믹 때인 2020년 3월(-18.3p) 이후 최대 폭이었다.
한은은 이달 중 국내 정치 불확실성 해소 기대감과 미국 트럼프 정부가 공언했던 전방위적인 관세 부과 압박이 완화될 것이란 전망 등으로 CCSI가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를 구성하는 15개 지수 가운데 현재생활형편·생활형편전망·가계수입전망·소비지출전망·현재경기판단·향후경기전망 등 6개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지표다.
지수가 100보다 크면 소비자의 기대 심리가 장기평균(2003∼2024년)과 비교해 낙관적이라는 뜻이고,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이라는 의미다.
지난해 12월과 비교해 CCSI를 구성하는 6개 지수 중 향후경기전망(65·+9p)이 눈에 띄게 올랐다. 생활형편전망(89·+3p), 가계수입전망(96·+2p), 소비지출전망(103·+1p) 등도 소폭 상승했다. 현재경기판단(51·-1p)은 내렸고, 현재생활형편(87·보합)은 지난해 12월과 같았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6개 지수 모두 장기 평균보다 낮은 상황이어서 소비심리가 아주 좋아졌다고 볼 수는 없다”며 “지난해 12월에 큰 폭으로 하락한 뒤 조금 오른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1월 물가수준전망지수는 151로 지난달보다 1p 올랐다.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01로 지난달(103)보다 2p 떨어져 장기 평균(107)을 밑돌았다. 전국적인 아파트 매매 감소와 가격 하락 영향으로 보인다. 주택가격전망은 2024년 9월 119로 2년11개월 만에 최고점을 찍은 뒤 4개월 연속으로 떨어지고 있다.
향후 1년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8%로 전월보다 0.1%p 하락했다. 3년 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6%로 전월보다 0.1%p 하락했고, 5년 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6%로 전월과 동일했다.
물가에 대한 전망치가 지난달과 같거나 하락한 것은 내수 부진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품목의 응답비중은 농축수산물(48.2%), 공공요금(44.2%), 석유류제품(42.4%)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1월7일부터 14일까지 전국 도시의 2천500가구를 대상으로 진행해 2천330가구가 응답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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