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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 바이든 기후정책 ‘극단적’ 규정, 에너지 산업 지각변동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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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제47대 대통령이 20일 워싱턴D.C.에서 취임식 뒤 열린 무도회에서 항공기 모양 케이크를 자르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제47대 대통령이 20일 워싱턴D.C.에서 취임식 뒤 열린 무도회에서 항공기 모양 케이크를 자르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첫날 화석연료 확대 및 파리기후협약 탈퇴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등 미국 정부의 에너지 정책이 급선회하고 있다. 이에 글로벌 에너지 산업에 지각 변동 가능성이 떠오른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전 대통령의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을 ‘극단적’이라고 규정하며 날을 세워왔다. 이에 산업 재편 속도도 전례 없이 빠를 공산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각) 워싱턴D.C. 의회 의사당 로툰다(중앙홀)에서 취임 선서를 한 뒤 ‘국가 에너지 비상사태’를 선언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이 전했다.

백악관은 같은 날 공식 대통령 성명을 통해 “바이든의 극단적 기후주의 정책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극단적’이라는 표현은 바이든 전 정부의 무리한 재생에너지 전환 정책으로 미국 에너지 비용이 오른 점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백악관은 이날 성명에서 “트럼프 에너지 정책은 소비자가 차량과 샤워기 및 세탁기와 전구를 선택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밝혀 에너지 비용을 낮출 것임 시사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 정부가 에너지 생산에 규제를 줄이는 행정 명령을 다수 통과시킬 것이라고 바라봤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때부터 석유 시추를 장려하고 에너지 수출을 늘릴 것이라고 공언했기 때문이다. 미국 행정명령은 대통령이 행사할 수 있는 권한으로 법률과 유사한 효력을 가진다.

이는 사실상 바이든 전 대통령의 친환경 정책 기조인 이른바 ‘그린 뉴딜’을 뒤집어엎는 것이다.

바이든 전 정부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환경부 규제를 활용해 화석연료 생산을 줄이고 재생에너지 인프라 구축에 힘썼는데 향후 이런 흐름이 사실상 중된될 가능성이 크다.

이를테면 재생에너지 축소를 위해 풍력발전 설비용 정부 토지 임대를 중단하는 구체적 방안도 제시됐다. 연방 정부는 풍력발전 토지 임대 및 허가에 광범위한 권한을 가지고 있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취임으로 풍력 산업이 파괴될 위험이 있다”는 업계 전문가 견해를 인용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을 계기로 미국 외 다른 나라도 에너지 산업 재편에 휩쓸려 들어갈 가능성이 점쳐진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이 파리협정에서 탈퇴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함에 따라 글로벌 산업망에도 변화가 찾아올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2024년 9월29일 미국 캔자스주 스피어빌 인근 발전 단지에 지평선을 따라 줄지어 설치된 풍력 터빈이 돌아가고 있다. 「연합뉴스」
2024년 9월29일 미국 캔자스주 스피어빌 인근 발전 단지에 지평선을 따라 줄지어 설치된 풍력 터빈이 돌아가고 있다.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파리 협정을 두고 “납세자의 돈을 미국 이익에 도움이 안 되는 국가로 낭비하도록 유도한다”면서 탈퇴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탈퇴 입장을 표명하면 1년 후에 효력이 발생한다.

파리협정은 지구 평균 온도 상승폭이 산업화 이전 시기와 비교해 2도 이상 높아지지 않도록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친환경 에너지 사용 증대에 협력한다는 내용을 뼈대로 한다.

여기에서 미국이 발을 빼겠다는 것이다. 아르헨티나도 미국 탈퇴를 계기로 파리 협정에서 떨어져 나갈 가능성이 있다.

요컨대 트럼프 대통령 취임으로 미국을 선두로 글로벌 에너지 산업이 친환경 재생에너지 중심에서 화석연료로 무게 중심을 다시 옮겨오는 ‘지각 변동’이 벌어지는 모습이다.

이에 전기차, 에너지저장장치(ESS), 태양광, 풍력발전 등 바이든 정부 시대에 급성장했던 친환경 산업의 추진 동력 약화가 불가피하다.

글로벌 대형 금융업체로부터 친환경 에너지로 향하던 자금줄도 끊겨 다수의 프로젝트가 위축되거나 지연, 철회될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지난해 친환경 에너지에 투자하는 펀드 규모가 트럼프의 대선 당선을 우려해 최근 4년 새 처음으로 축소됐다고 전했다. 2025년 들어 이런 현상에 가속도가 붙을 수 있다.

자연히 한국 배터리와 전기차, 에너지 기업도 바이든 정부가 약속했던 수혜를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이밖에 원자력 에너지 활성화 정책은 공격적으로 추진될 수 있다.

악시오스는 미 연방에너지규제위원회(FERC) 위원장으로 새로 지명된 마크 크리스티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원자력 발전소를 계속 가동하도록 촉구했던 데 따른 논리적인 인선”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뉴욕타임스는 “화석연료 활성화로 가격이 떨어져 에너지 공급이 예상만큼 늘지 않을 수 있다. 에너지 산업 지형을 뒤바꾸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노력이 시장 현실에 부딪힐 수 있다”면서 유보적 관측을 내놨다. 이근호 기자

비즈니스포스트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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