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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얼트립 직원들이 조직적으로 예약과 취소를 반복하며 예약자 고객의 바우처에만 제공되는 해외 한인민박 DB(데이터베이스)를 빼갔다. 핵심 자산을 대형 플랫폼에 의해 대량 탈취 당해 회사의 생존까지 위협받고 있다.”
김윤희 민다 대표는 21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단순히 기업 간 경쟁의 문제가 아니다. 자본력이 부족한 회사들이 플랫폼의 불법 행위에 의해 무너지는 일이 반복된다면 스타트업의 미래는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여행 분야 대형 플랫폼으로 성장한
마이리얼트립과 해외 한인민박 중개 플랫폼 민다 간 소송전이 뜨겁다. 민다가 자체 구축한 해외 한인민박 DB(데이터베이스)를 마이리얼트립이 부정 탈취했다는 주장이 이번 분쟁의 출발점이다.
민다에 따르면 마이리얼트립 직원들은 민다에서 141건의 한인민박을 예약해 관련 연락처와 주소, 이메일 등을 확인한 뒤 취소하는 방식으로 73건의 DB를 획득했다. 이들 DB의 경우 일반적인 식당·숙박 정보와 다르게 수집이 매우 어려워 발품을 팔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윤희 대표는 “20여년간 한인민박 커뮤니티를 만들어 가면서 한땀 한땀 찾았고 소개도 받으며 이뤄놓은 결실이었다”며 “쉽게 얻지 못하기 때문에 마이리얼트립이 이 같은 부정행위를 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업력으로 따지면 민다는 2006년, 마이리얼트립은 2012년 설립돼 민다가 오히려 선배 스타트업이다. 하지만 민다는 외부 투자유치 없이 점진적으로 성장해 온 반면, 마이리얼트립은 1900억원에 달하는 누적 투자유치금을 바탕으로 고속 성장을 이뤄냈다.
손해배상금 10억 요구, 4대 조치 이행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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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다가 이 문제를 최초 인지한 것은 2022년 8월이다. 한인민박 운영자들로부터 이상징후에 대한 제보가 있었고 이를 확인해 보니 같은 해 5월부터 3개월간 예약-취소 반복 사례가 발생했다고 한다. 민다는 이 사건이 마이리얼트립 회사 차원의 ‘조직적 행위’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마이리얼트립 측은 ‘직원 개인의 일탈’이라고 일축했다. 실제로 형사 소송의 경우 마이리얼트립 직원 1명과 민다 간 문제로 결론이 났다. 해당 직원은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돼 2023년 10월 벌금 500만원을 받았다. 현재 퇴직 상태인 그는 항소심을 진행 중이다.
민다는 형사 소송 당시 해당 직원이 피의자 신문 때 팀장님과 회의를 통해 이런 방법을 시작했다’고 답변했다는 점, 검색 등 자체적인 조사 결과 다른 2명의 직원도 참여한 것으로 확인했다는 점을 들며 “최소 3명이 가담한 조직적 행위”라고 지적했다.
다만 민다가 자체적으로 확인한 다른 인원들의 가담 여부는 법원에서 증거로 채택되지 못했다. 민다는 조직적 정황이 드러났다고 판단, 민사 소송의 경우 부정경쟁방지법의 의거해 마이리얼트립 법인을 상대로 제기한 상태다.
민다는 탈취된 DB의 가치를 거래액 기준 약 245억원, 수수료 매출 기준 약 24억원으로 추정했다. 분쟁 초반 이의 약 절반 금액인 10억원을 손해배상금으로 요구했다. 이에 마이리얼트립은 ‘도의적인 책임’ 차원에서 합의금으로 2000만원을 제시했다.
양측이 합의점을 찾지 못해 소송전을 벌이게 된 것이다. 민다는 마이리얼트립이 △공개 사과와 손해 배상 △불법 데이터 기반 서비스 중단 △재발 방지 대책과 외부 감사 도입 △공정경쟁 준수 협약 체결 등 4대 조치를 이행할 것도 촉구했다.
특히 김 대표는 “숙박 분야 다른 플랫폼에서도 이런 일이 반복되고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며 “다른 피해 기업들이 있다면 연대를 통해 추가적인 법적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경고했다.
마이리얼트립 측은 “법무팀 확인 결과 민다가 주장한 추가 제보 관련 건은 단 하나도 확인되지 않았다”며 “만약 그것이 사실이라면 오늘 기자회견에서 공개했어도 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141건의 예약도 사실과 다르다. 102회 예약을 시도했고 44건 예약이 확정됐다”며 “500만원 약식 벌금형은 정보 유출 때문이 아닌 업무 방해로 판결받은 건”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경영진은 직원에게 이런 행위가 있다는 것을 인지한 즉시 하지 못하도록 조치했다”며 “민다와 민사 소송을 2년째 진행하고 있다. 우리는 재판부에 빠른 판결을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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