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장을 맡은 농구 교실에서 억대 자금을 빼돌려 쓴 혐의로 기소된 전 프로농구 감독 강동희(59)에게 검찰이 실형을 구형했다.
21읽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전날 인천지법 형사17단독 김은혜 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업무상 횡령과 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강동희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피해자의 손해가 상당히 큰 점을 고려했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농구 교실 법인 관계자 4명 중 2명에게도 검찰은 징역 1년에서 1년 6개월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다만 혐의를 인정한 나머지 법인 관계자 2명의 사건은 분리돼 아직 결심공판이 진행되지 않았다.
강동희에 대한 선고 공판은 오는 4월 24일 인천지법에서 열린다.
강동희 등은 2018년 5월부터 10월 사이 농구 교실을 운영하면서 법인 자금 1억 6000만 원을 빼돌려 쓴 혐의로 기소됐다. 또 비슷한 시기 농구 교실 자금 2100만 원으로 변호사 비용을 내거나 새 사무실 계약에 사용해 법인에 손해를 끼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강동희와 공범들이 빼돌린 돈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했다고 판단해 2023년 1월 이들을 기소했다.
강동희는 불구속 상태에서 진행된 2년간의 재판에 9차례 모두 출석했다. 그는 “다른 피고인과 공모하지 않았고 자신이 얻은 이익도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강동희는 현역 시절 한국 농구의 인기를 주도한 레전드급 선수다. 송도고-중앙대 출신으로 엘리트 코스를 밟은 강동희는 기아자동차에서 허재, 김유택과 함께 ‘허동택 트리오’를 이뤄 시대를 풍미했다. 1997년 프로농구 출범 후 첫 정규리그 MVP의 주인공으로 우뚝 서며 기아의 통합 우승을 견인했다.
지금은 방송인으로 활동하는 ‘농구 대통령’ 허재와의 인연은 특히 유명하다. 두 사람은 중앙대에서 2년 선후배 관계로, 강동희가 중앙대에 입학한 1986년 처음 인연을 맺었다. 이후 1998년 허재가 기아 농구단을 떠날 때까지 약 10년간 함께 활약하며 국내 농구계를 주름잡았다.
강동희는 선수 시절 ‘코트의 마법사’로 불렸다. 그는 코트를 한눈에 파악하며 경기를 조율하는 야전사령관이었다. 프로통산 3738점 938리바운드 2201어시스트를 기록해 이상민-김승현과 함께 프로농구 역대 최고의 포인트 가드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다.
이렇게 위대한 선수였던 강동희는 감독으로 재직할 때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렸다. 2011년 브로커들에게서 4700만 원을 받고 후보 선수들을 프로농구 정규리그 일부 경기에 투입해 승부를 조작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로 인해 2013년 1심에서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았고, 그 판결이 확정됐다. 같은 해 9월에는 한국프로농구(KBL)에서도 제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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