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러시아 완전 철수 결정
단, 계약에 바이백 옵션 포함
현대자동차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러시아 시장에서의 판매 부진을 겪은 끝에 철수를 결정했다.
현대차, 러시아 공장 14만원에 매각
현대자동차는 지난 19일 열린 임시 이사회를 통해 러시아 내 공장을 현지업체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매각 대상에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위치한 현대차 공장(HMMR)과 2020년 인수한 제너럴모터스(GM)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 모두 포함된다. HMMR은 지난해 3월부터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계약을 협상하는 곳은 현지업체 아트파이낸스(Art-Finance)로 매각 예정일은 오는 28일이다. 매각금액은 1만 루블(약 14만 5400원)로 알려졌다.
다만 현대차는 매각 후 2년 내에 되사올 수 있는 ‘바이백’ 옵션을 포함시켰다. 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결 후 재진출 가능성을 열어두기 위한 조치다.
참고로 현대차 러시아 공장의 장부상 가치는 약 4100억원으로 재구매 시 새로운 협상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르노, 닛산, 토요타 등도 러시아에서 철수
러시아 현지 언론을 통해 처음 전해진 이 소식은 현대차 뿐만 아니라 기아의 러시아 완전 철수도 예고한다.
현대차와 기아는 중국 업체에도 밀리면서 큰 타격을 입었다. 현대차의 경우 2022년 1월부터 9월까지 러시아에서 단 1614대를 판매하는데 그쳤으며 기아 역시 9377대 판매에 그쳐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빠졌다.
두 회사는 이미 재고 차량을 중국 판매 업체들에게 매각하고 있으며 철수 후 보증 수리 및 부품 공급에 관한 대책도 논의 중이다. 기존 판매된 차량에 대한 AS 서비스는 지속할 계획이다.
다른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들도 러시아 시장에서 철수하는 추세다. 프랑스 르노는 지난해 5월 모스크바 공장을 모스크바시에 1루블에 매각했다. 마찬가지로 현지 합작사 지분도 1루블에 러시아 국영자동차개발연구소(NAMI)에 넘겼다.
또한 일본 닛산은 10월 러시아 공장과 자회사 지분을 NAMI에 1유로에 매각하며 철수했다. 이와 비슷한 수순을 토요타, 벤츠, 포드, 폴크스바겐 등도 밟았다.
한편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결정에 대해 “러시아 공장의 다양한 처리 방안을 검토한 결과, 최적의 매각 방식을 결정한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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