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전문가 트럼프
미국 다시 위대하게 할
전략적·군사적 요충지로
그린란드 ‘눈독’
대선 기간 내내 전 세계와의 ‘관세전쟁’을 예고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을 앞두고 그린란드 관련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부동산 사업가로서 ‘입지’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아는 그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할 전략적 요충지로 그린란드를 눈독 들이고 있다는 평가다.
오일석·조은정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연구원을 통해 펴낸 ‘트럼프와 그린란드-북극 미중경쟁 심화’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그린란드는 북극에서의 전략적·군사적 요충지로 미국·러시아·중국 간 경쟁의 중심에 있다”고 밝혔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이 2019년부터 그린란드 매입 의사를 밝혀왔다며 “북극 항로, 희토류 자원, 군사적 중요성을 고려한 현실적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약 300년간 덴마크 지배를 받았던 그린란드는 1953년 식민통치 관계에서 벗어나 덴마크령으로 편입됐다. 덴마크와 협의를 거쳐 2009년 제정된 자치정부법에 따라 주민투표를 통해 독립도 가능해졌다.
현재 그린란드는 외교·국방을 제외한 모든 정책에 대해 자치권을 행사하고 있다. 이에 따라 그린란드는 “매물이 아니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주요 강대국 지원을 대체로 수용하며 발전을 도모하는 상황이다.
“북극 항로 등장으로
중러의 지정학적 압박 강화”
미국은 일찍이 툴레(Thule) 공군 기지 등 그린란드 내에 주요 거점을 확보해 둔 상황이지만, 미국 주도 국제질서를 거부하는 중국·러시아의 세력 확장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북극 항로 등장으로 러시아와 중국이 세력 확장을 위한 지정학적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러시아는 지난 2019년 북극 항로를 이용하는 외국 군함에 대한 제한 조치를 예고한 바 있다.
중국은 ‘북극 실크로드’를 구상하며 그린란드를 ‘북극에 가까운 국가’로 선언했다. 북극 항로가 본격적으로 개척될 경우, 무역로 보호를 명분으로 그린란드 인근 및 북극해 등에서 군사적 전개와 전략적 작전을 실행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다.
中 희토류 영향력에 맞서
그린란드서 안정적 수급 꾀하며
‘中 배제 기술동맹’ 구체화할까
그린란드에 대한 트럼프 당선인의 관심은 풍부한 지하자원과도 연관이 크다는 평가다. 그린란드에 매장된 희토류 확보가 ‘중국의 광물 무기화’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책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희토류는 반도체·전기차는 물론 미사일 유도 시스템과 음파탐지기 등 첨단 무기 제작에도 반드시 필요한 물질이다. 다만 전 세계 희토류 공급량의 70% 이상을 중국이 차지하고 있어 안보적 관점에서 대응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관련 맥락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그린란드 매입은 안정적 희토류 수급을 바탕으로 중국을 배제한 공급망 및 기술동맹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보고서는 “미국이 중국의 영향력에 대응하기 위해 그린란드 주민들의 요구와 감성을 신중하게 고려하면서 희토류 개발과 인프라 투자 및 교육 사업은 물론 그린란드 매입까지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며 “트럼프 2.0 시대 미국은 미중 경쟁에서의 경쟁력 우위를 확대하기 위해 그린란드 매입을 강력하게 전개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북극 협력 확대하고 대책 마련해야”
그린란드에 대한 트럼프 당선인의 적극적 관여는 미국 경제안보 정책과 긴밀히 연계될 가능성이 큰 만큼, 우리나라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우선 그린란드 희토류 개발에 참여해 ‘대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첨단산업의 공급망 다변화와 안정성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북극 항로와 관련된 기후변화 및 해양 연구에 대한 투자를 통해 국제적 역할도 강화해 나가야 한다는 평가다.
보고서는 “그린란드는 미국과 중국의 전략적 경쟁 속에서 지정학적·경제적·환경적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며 “한국은 이를 기회로 활용해 북극 협력을 확대하고, 자원 확보와 기술 경쟁력 강화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한 범부처적 방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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