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정 사상 초유의 ‘현직 대통령 구속’을 놓고 경기지역 야당 정치권은 일제히 ‘합당한 결과’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반면 여당은 참담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법원에서 발생한 ‘소요 사태’에 대해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쓴소리가 쏟아져나왔다.
19일 인천일보 취재에 따르면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체포된 지 나흘 만에 구속됐다는 소식에 경기도 정치인들이 제각각 소신을 밝히고 있다.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안에서는 환영 의사와 함께 향후 신속한 절차 이행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계속 제기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염태영(수원무) 의원은 SNS에 “결국 그는 11전 11패. 모든 절차 때마다 온갖 몽니를 부리고 억지를 쓰더니, 이젠 눈 좀 붙이겠다”라는 글을 남겼다. 서울서부지법 윤 대통령 지지자들 침입, 난동에 대해선 “법원이 폭도들에게 마구 아수라장으로 짓밟히다니, 문명국가인 대한민국을 무법천지로 만든 이들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라며 “그간 법치주의 최후의 보루인 사법부의 결정까지를 능멸하고, 위법이라 몰아치며 내란을 선동한 자들도 결코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김준혁(수원정) 의원도 대통령 구속 뒤 SNS에 ‘사필귀정’이라는 제목을 달아 글을 썼다. 김 의원은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이 결국 구속됐다. 내란범죄의 주동자에게 맞는 상식적인 법원의 판단”이라며 “공수처는 엄정하고 철저하게 수사하길 바란다”라고 했다. 이어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겠다며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었다가 내란 수괴가 구속되니 둔기로 법원 건물을 파괴하고 경찰을 폭행한 사람들은 반성하라”며 “많은 민주 시민이 군사독재에 저항해 지켜온 ‘자유’와 ‘민주주의’가 당신들 입에 함부로 올릴 그런 단어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개혁신당 이준석(화성을) 의원 역시 구속 정당성 등에 동의하는 의견을 내면서, 보수정당의 앞날을 걱정했다.
이 의원은 SNS에 “현직 대통령의 구속은 법 앞의 평등이라는 가치가 구현된 중요한 결과물이지만 한편으로는 대한민국 정치의 실패”라며 “임기 내내 망상에 가까운 이야기를 하는 유튜브에 영향받고 극단적 조언을 하는 주변에 휘둘리던 것이 이번 탄핵 국면에도 마찬가지였다”고 했다. 이어 “정당한 영장 집행을 물리력으로 저지하거나 미국이 도우러 온다느니 하는 가짜뉴스로 버티는 것은 분명하게도 길이 아니었다. 거기에 휘둘린 많은 사람은 이제 씻을 수 없는 과오를 저지르게 됐다”라며 “어떤 경우에도 폭력이 이 상황에서의 해결책 또는 대안일 수 없다. 계엄의 폭력에, 이 오명을 어떻게 딛고 보수진영의 새로운 비전을 구축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국민의힘 정치권에선 구속 자체가 잘못됐다는 쪽으로 무게를 두는 분위기이지만, 법원에서 일어난 일은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국민의힘 안철수(성남분당갑) 의원은 SNS에 “헌정사 최초 현직 대통령 구속이라는 비극적 사태를 맞이했다. 가슴이 저리고 참담한 심정”이라며 “당연히 이재명 대표에게도 예외는 없어야 한다. 이제 수사는 수사기관에 맡기고, 차분히 결과를 기다리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지지자들의 안타깝고 애통한 마음을 저도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으며, 자유민주주의와 법치를 무너뜨릴 뿐”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한 정당인은 SNS에 “도주 우려 등이 없는데 체포하는 것은 명백한 위법”이라며 “폭력은 옳지 못하나, 사법부와 야당을 향한 국민의 분노가 그만큼 거세지고 있다는 증거”라고 했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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