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구속이 결정된 19일 오후 1시쯤 의왕 서울구치소 정문과 민원인 쉼터 등에는 200여명의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탄핵 무효”, “윤 대통령 석방” 등 구호를 쉬지 않고 외쳤다.
이날 오전 한산했던 구치소 앞은 점심 시간이 지나면서 지지자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가방이나 털 점퍼 주머니에 태극기와 성조기를 꽂은 일부 지지자들은 ‘윤석열 지지’와 ‘이재명 구속’ 문구가 앞·뒷면에 적힌 손피켓을 들고 “이재명 구속”을 외쳤다.
구호를 외치다 한 지지자가 갑자기 애국가를 부르기 시작하자 주변에 있던 지지자들이 곧바로 따라 부르기도 했다. 한 지지자는 전날보다 구치소 앞에 지지자가 많지 않아 ‘화력이 약하다’며 안타까워했다.
태극기와 피켓을 양손에 든 지지자 70대 박모씨는 “예배를 마치고 교회 사람들이랑 같이 왔다”며 “대통령을 왜 구속까지 해야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한 20대 지지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통령이 되면 중국화 되고 빨갱이 나라가 된다”며 “그걸 막기 위해 집회에 참여한 것”이라고 했다.
일부 지지자들은 윤 대통령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 전부터 구속이 결정된 이날 새벽까지 구치소 앞을 지키며 영장 기각을 촉구했다. 구치소 삼거리에서 정문까지 올라가는 1km가량 길목에는 ‘탄핵 정국에서 가장 이득보는 자 이재명, 민주당 아주 신났어ㅠㅠ’, ‘법을 가장한 내란·입법, 입법 폭력입니다’ 등 문구가 적힌 붉은 글씨의 지지자들 플래카드가 걸려있었다.
이날부터 한 달여간 구치소 앞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 신고 인원은 6000명으로 추산된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이날 오후 1시 기준 기동대 2개 중대, 130여명을 배치해 만일 사태에 대비했다.
지난 19일 서울서부지법에서 발생했던 난동 탓이었는지 의왕서울구치소 앞은 우려했던 큰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앞서 지난 18일부터 19일 새벽 윤 대통령에 대한 영장 심사를 진행하고 구속영장을 발부한 서울서부지법에선 일부 지지자가 법원에 난입해 둔기로 유리문과 기물을 부수거나 경찰에 폭언, 구타하는 등 난동을 벌였다. 소방당국에는 41건 부상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과 법원은 공식 입장을 통해 불법 폭력 사태는 법치주의를 전면으로 부정하는 중대한 범죄라고 보고,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행법상 조직적으로 경찰 장비를 빼앗고 경찰관을 밀치고 폭언하는 경우, 형법상 공무집행방해죄에 해당한다. 특수공무집행방해죄로 인정될 경우 최대 7년까지 형이 선고될 수 있다.
또 사상 초유 헌법기관 공격은 사법부 권위를 훼손한 중대 범죄로 인정될 수 있다. 법원의 명령·판결에 불복종, 법원 모욕이나 경멸, 증인 사건과 관련된 서류를 은닉하거나 파괴하는 행위는 법정모독죄에 해당하며 3년 이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집단적으로 폭력·협박·파손 행위를 저지른 데 대해선 소요죄가 적용되는데 이 경우 1년 이상 10년 이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구속된 윤 대통령은 체포 기간을 포함해 최대 20일간 구치소에 수용돼 조사받게 될 전망이다.
/김혜진 기자 trust@incheonilbo.com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