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윤석열 대통령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18일 법원에 출석했다. 윤 대통령을 태운 법무부 호송차량은 영장실질심사가 이뤄지는 서울서부지법 지하 주차장으로 바로 향해 취재진이 대기하는 포토라인을 지나쳤다. 윤 대통령 변호인단은 “(계엄선포는)내란이 아니”라며 윤대통령 구속의 부당함을 주장했다.
윤 대통령이 탄 호송차량은 이날 오후 1시54분 법원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서부지법에 주변에 몰려있던 지지자들은 도로에 난입해 차량을 향해 “윤석열”을 연호하며 격한 반응을 보였다. 서울서부지법 차은경 영장당직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내란 우두머리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를 받는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다.
윤 대통령쪽 석동현 변호사는 이날 오후 2시15분께 “윤대통령이 정장 차림으로 법정 중앙에 좌정했다“고 전했다. 이날 심사 법정에는 김홍일, 윤갑근, 송해은, 석동현, 차기환, 배진한, 이동찬, 김계리 등 윤대통령 쪽 변호인 8명이 출석했다. 공수처 쪽에선 차정현, 송영선, 박상현, 권숙현, 최장우, 심태민 검사 등이 참석했다.
당초 윤대통령 쪽이 서부지법에 청구된 구속 영장의 정당성을 문제 삼고 있었던 터라, 윤 대통령이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을 전망이 유력했다. 하지만 심사 3시간 전 윤 대통령 쪽은 돌연 “당당하게 대응하는 게 좋다는 변호인들의 건의를 받아들였다”며 윤 대통령이 직접 법원에 출석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날 오후 1시27분께 윤 대통령에 앞서 법원에 도착한 윤 대통령 쪽 변호인들은 ‘영장실질심사에 출석을 결심한 이유’나 ‘공수처 수사 과정의 진술거부 이유’ 등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 쪽 배진한 변호사는 “진실을 밝히고 나올 것”이라며 “(진실은)내란은 아니라는 것”이라고 짧게 밝혔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전날 오후 5시40분께 윤 대통령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윤 대통령에겐 내란 우두머리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가 적용됐다. 공수처가 서부지법에 낸 청구 관련 서류는 150여 쪽 분량이다. 윤 대통령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공모해 지난달 3일 위헌·위법한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등 국헌 문란을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혐의를 받는다.
공수처와 윤 대통령 쪽은 비상계엄을 내란죄로 처벌할 수 있는지, 윤 대통령에게 증거인멸 또는 도주의 염려가 있는지를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일 거로 전망된다. 또한 공수처와 서부지법에 해당 사건의 수사권·관할권이 있는지 등도 따져볼 것으로 보인다.
구속영장 발부 여부는 이르면 이날 밤늦게 또는 19일 새벽에 나올 전망이다.
김가윤 기자, 고나린 기자 / ga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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