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장 기각!” “영장 기각!”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오후 1시54분쯤 호송 차량을 타고 서울서부지법에 도착하자 인근에 모여 있던 1800여 명의 지지자들이 환호하면서 외친 구호다. 경찰이 정문 앞에 모여서 농성을 벌이던 지지자들을 미리 해산해 둔 상태여서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앞서 윤 대통령 지지자 200여 명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청구한 구속영장 발부를 막겠다며 전날 밤부터 서울 마포구 공덕동 서부지법 정문에 모여 밤샘 농성을 벌였다. 이들은 정문 앞에서 인간띠를 만들어 “대통령을 석방하라” “불법 체포 위조 공문” 등을 외쳤다.
경찰은 이날 오전 “법원 정문 앞은 집회 금지 장소”라며 해산 명령을 고지했다. 투입된 기동대는 오후 9시5분부터 해산을 시작해 30분 만에 마무리했다. 이 과정에서 남성 1명이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로 현행범 체포됐다.
이후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법원 정문에서 100m쯤 떨어진 3곳에 흩어져 농성을 벌였다. 오후 11시쯤 윤 대통령이 서부지법에서 진행되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겠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단체 카톡방에서 “서부지법으로 모이자”는 글이 올라왔고, 지지자들이 불어났다.
이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었고, ‘윤석열 대통령과 싸우겠습니다’ 등 윤 대통령을 응원하는 손팻말을 들었다. “위조공문 불법체포” “영장기각 탄핵무효” 등의 구호를 연호했다. 지난 총선이 부정선거였다고 주장하는 ‘선관위 서버 열어’ ‘스탑 더 스틸(STOP THE STEAL)’이라고 적힌 손팻말도 있었다. 스탑 더 스틸은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지지자들이 사용한 구호다. 트럼프(TRUMP)가 적힌 모자를 쓴 사람도 있었다.
시위대는 경찰을 향해 원색적인 욕설을 하기도 했다. 경찰을 마주보고 대추하던 시위대 중 한 사람은 ‘대통령을 체포한다? 그러려고 경찰됐냐’는 팻말도 들었다. 한 여성 시위자는 “빨X이 아웃(OUT)”이라고 고성을 질렀다. 경찰이 서부지법 앞에서 농성을 못하게 해산시킨 것과 관련해 한 참가자는 “경찰 니들이 뭔데 우리를 막아 XX 같은 좌파 XX들아”라고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집회에 참가한 김효진(42)씨는 “이번 계엄은 부정선거를 잡으려고 한 거다. 난 그게 옳다고 생각한다”며 “옳은 일을 했는 데 잡혀가신 것은 억울하다. 대통령을 지키고자 하는 마음에서 혼자서라도 나왔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법무부의 호송용 스타리아 승합차를 타고 이날 오후 1시 26분시쯤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 정문을 나와 28분 뒤 서부지법에 도착했다. 차량은 법원 지하 주차장으로 들어가 윤 대통령과 지지자들이 만나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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