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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열심히 보더니 집회 나간 사람들, ‘이것’ 때문? ‘미래’ 예측 적중한 2019년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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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열심히 보더니 집회 나간 사람들, '이것' 때문? '미래' 예측 적중한 2019년 연구
유튜브 열심히 보더니 집회 나간 사람들, ‘이것’ 때문? ‘미래’ 예측 적중한 2019년 연구
17일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의왕 =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안 표결에 이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경찰의 체포영장 집행을 두고 격렬하게 이어지고 있는 찬성·반대 입장의 정치 집회를 계기로 유튜브의 영향력이 주목 받고 있다. 일부 유튜브 채널들이 과장·허위정보를 앞세워 극단적인 이념 대립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2019년 한 학술지에 게재된 연구 논문에서 이러한 부작용을 예측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대학교 사회과학연구원이 발행하는 학술지 ‘사회과학 담론과 정책’ 제12권 2호에 실린 연구 논문 ‘유튜브 상의 허위정보 소비 실태 및 확산 메커니즘 생태계 연구’에서 주저자인 정정주 경북대 교수, 공동저자 김민정 한국외대 교수, 교신저자 박한우 영남대 교수로 구성된 연구진은 유튜브의 정보 생산·전파의 부작용에 대해 “정보 콘텐츠를 제공하는 유튜버에 힘이 집중되고 권위자 부재 및 일방적 의견 소통 환경에서는 비난 만을 위한 정보, (자신의) 국가와 국민을 깎아내리는 자학적인 정보, 사람의 감정을 자극하는 정보, 실제보다 훨씬 공포를 조성하거나 눈길을 끌려는 과장 정보, 경제적 이익이나 이념적 편향을 목적으로 한 상업적, 자극적 정보의 생산, 유통, 확산의 폐해가 나타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우선 연구진은 실수로 잘못된 사실이 담긴 ‘오정보’(misinformation)나 언론사의 오보(잘못된 보도)와 구별되는 개념인 ‘허위 정보’(disinformation)에 주목했다. 허위 정보의 특성으로는 나쁜 의도로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허위 조작 사실을 제작, 유통하는 정보를 제시했다. 그러면서 “동영상 콘텐츠가 제작, 유통, 소비되는 대표적인 플랫폼인 유튜브 상에서 가짜뉴스나 허위정보가 빠르고 광범위하게 퍼지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며 “유튜브 알고리즘은 ‘필터 버블’을 강화하기 쉽다”고 설명했다.

필터 버블은 인터넷 정보 제공자가 맞춤형 정보를 이용자에게 제공해 이용자가 필터링된(걸러진) 정보만 접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미국 온라인 시민단체 ‘무브온’ 이사장을 지낸 일라이 파리저(Eli Pariser)가 2011년 저서 ‘필터 버블: 인터넷이 당신에게 숨기는 것(The Filter Bubble : What the Internet is hiding from you’에서 소개한 개념이다.

유튜브 열심히 보더니 집회 나간 사람들, '이것' 때문? '미래' 예측 적중한 2019년 연구
유튜브 열심히 보더니 집회 나간 사람들, ‘이것’ 때문? ‘미래’ 예측 적중한 2019년 연구
2023 언론수용자 조사 중 뉴스·시사 정보를 얻기 위해 이용한 매체에 대한 응답률(%). 자료 = 한국언론진흥재단

연구진은 우리나라의 유튜브 이용과 관련해 주목할 부분은 뉴스나 시사 정보 이용 채널로서 유튜브의 부상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한국언론진흥재단이 2023년 12월 31일 발행한 ‘2023 언론수용자 조사’에서 뉴스·시사 정보를 얻기 위해 지난 1주일 동안 이용한 매체를 묻는 질문(복수 응답 가능)에 유튜브를 포함한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으로 응답한 비율은 2018년 6.7%에서 2년 만인 2020년 24.4%로 급증했고 2023년에는 25.1%로 비슷한 수준이 유지됐다. 같은 기간 종이신문은 85.4%에서 76.2%, 텔레비전은 76.0%에서 69.6%로 각각 하락했다. 뉴스·시사 정보를 얻기 위해 이용한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 서비스로는 유튜브를 선택한 비율이 2021년 96.4%, 2023년 98.8%로 압도적이었다.

연구진은 유튜브의 위상에 대해 “주요 정보를 제공하는 핵심 커뮤니케이션 채널인 동시에, 개인이나 정치인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여론 형성을 위해 공들여야 하는 영향력 있는 매체가 됐다”고 진단했다. 연구 대상 유튜브 채널로는 2019년 4월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의 ‘SNU팩트체크’에서 출처가 ‘인터넷 커뮤니티, SNS 등 온라인 매체’이면서 검증 결과 ‘전혀 사실 아님’으로 판명된 사례인 에듀파인(교육부와 교육학술정보원 운영 국가회계관리시스템), 고성군 속초 산불, 국민연금 및 스튜어드십코드 관련 허위 정보를 생산·전파한 3곳을 정하고 댓글을 분석했다.

분석 대상 요소들 간의 관계·구조를 파악하는 소셜네트워크분석 기법을 적용해 댓글의 내용 및 의사소통 구조를 파악한 결과에 대해 연구진은 “특정 소수끼리 댓글을 서로 주고 받는 폐쇄적인 형태였다”며 “네트워크 안에서 확성기 역할을 하는 허브는 존재하나 해당 분야의 인정을 받는 권위자는 특정하기 어려웠다. 또한 네트워크 안에서 나와 다른 의견을 갖는 사람들과 무작위적으로 대화할 가능성이 낮은 구조였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러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빅데이터 시대에 뉴스나 정보 제공이 알고리즘화되면서 필터버블 현상에 따라 소셜미디어가 사람들의 위치, 프로파일, 검색 결과 등을 필터링한 정보 만을 선별적으로 제공하게 된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사람들이 자신의 관점과 다른 정보로부터 인위적으로 분리되고, 궁극적으로는 자신 만의 ‘이념적 거품’에서 빠져 나오기 어렵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앞서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가 ‘공포와 음모론이 한국의 정치적 위기를 부추긴 방식’이라는 제목의 해설기사에서 윤 대통령 지지층을 가리켜 ‘태극기 부대’로 표현하고 “윤 대통령과 우익 유튜버들이 한국의 선거 결과를 더 이상 신뢰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며 “대체로 한국인들은 그런 음모론을 우익 유튜버들이 퍼뜨린 온라인 선동에 불과하다고 여기지만, 뿌리 깊은 정치적 양극화 속에서 그들(유튜버)은 윤 대통령의 상황을 둘러싼 혼란을 부추겨 열성적 신봉자들을 거리로 내보냈다”고 진단한 것과 일맥상통하는 내용이다.

끝으로 연구진은 “뉴스 미디어로서 개인 유튜브 계정 소유자의 책임성과 윤리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하면서 “추천 채널 설정 의도와 관계 없이 가짜뉴스나 허위정보 콘텐츠의 제작과 소비, 확산 메커니즘이 보다 복잡하고 세분화되는 상황에서 정책적으로 댓글 교육 및 추천 채널 리터러시(이해 능력) 교육 및 연구를 진행할 필요성이 제기된다”고 제안했다.

서울경제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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