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손지연 기자 고위공직사범죄수사처(공수처)의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이 지난 15일 성공하자 국민의힘은 16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집중 공략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유력 대선 주자인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2심 재판이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 내부에서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 시 조기 대선이 예상되는 만큼 이제는 친윤(친윤석열)계, 친한(친한동훈)계 상관없이 ‘반이재명’ 공세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 국민의힘, 이재명 ‘공직선거법’ 직격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대통령의 사법절차들은 KTX급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사법절차의 완행열차에 느긋하게 앉아 있는 사람이 있다”며 “바로 이재명 대표”라고 직격했다.
권 비대위원장은 공직선거법상 1심부터 항소심 재판, 대법원 판결까지 ‘6·3·3(6개월·3개월·3개월) 원칙’을 두고 있는 점을 들며 이 대표의 재판지연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윤 대통령의 내란 혐의 수사는 체포 집행까지 하며 진행되고 있는 데 반해 이 대표는 재판 지연을 위한 꼼수를 쓰고 있는데도 사법부의 제재가 없다며 두 사안을 비교했다. 특히 사법부를 향해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라며 “사법부의 신속하고 공정한 심판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난해 11월 15일 공직선거법 1심 재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형을 선고받았다. 만약 1심 판결이 대법원 선고까지 이어지게 된다면 이 대표는 ‘의원직 상실’과 더불어 피선거권을 7년간 박탈당하게 된다. 이 대표의 정치적 생명이 달린 셈이다.
안철수 의원도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서 “조기 대선이 열릴지 여부는 아직 모르지만, 유권자가 후보자의 범죄 유무죄를 모른 채 대통령을 뽑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후보자의 대법원 확정판결 이전에 대통령 선거를 치르는 것은 선거 결과를 크게 왜곡하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 조기대선 대비해 ‘반이재명’ 집결
국민의힘은 집권여당의 1호 당원인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 영장 집행 후 침통한 분위기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헌정사상 최초의 대통령 체포라는 사태와는 별개로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모습이다. 이날 발표된 전국지표조사(NBS) 결과,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차 범위(±3.1%포인트) 내에서 민주당에 앞섰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4개 기관이 이날 발표한 전국지표조사(NBS) 결과, 국민의힘 지지율은 지난주보다 3%포인트 상승한 35%였고, 민주당은 3%p 내린 33%였다.
지난달 비상계엄 사태 이후 12월 3주 차 NBS 결과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지지율 격차가 13%p까지 벌어졌으나 지난주 격차를 오차범위 내로 좁혔고, 이번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조사는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진행됐다. 윤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이 전날 진행된 만큼 이번 조사에서 윤 대통령 지지층이 강하게 결집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윤 대통령 탄핵에 대한 민심은 여전히 과반 이상이었다. ‘탄핵을 인용해 파면해야 한다’는 답변이 59%였고, ‘탄핵을 기각해 직무에 복귀시켜야 한다’는 36%였다.
NBS 조사 이전에도 국민의힘 지지율이 반등하는 여론조사들이 나타난 바 있다. 지난 13일 권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최근 우리 국민의힘 지지율 오른다는 여론조사 결과 잇따라 나왔다”며 “대한민국을 위협하는 이재명 세력의 폭주에 맞서 올바른 나라를 만들어달라는 절규 어린 호소”라고 평가했다. ‘반이재명’이라는 구호 아래 국민의힘 지지층이 결집하고 있으니 공세에 나서야 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이날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권 원내대표가 전날 의총에서 조기대선을 명확히 언급하진 않았지만 ‘우리 당이 이제 미래를 봐야 된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이 체포됐으니 신병 (문제는) 처리된 것이지 않냐”며 “여기에 매몰돼 있어선 안 되고 이제 ‘우리 갈 길을 가자’ 이런 느낌의 이야기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당이 잘한 것도 없는데도 불구하고 지지율이 접전으로 나오는 이유가 뭐겠냐”며 “민주당의 모든 중심은 국가와 국민을 위하는 게 아니라 이재명 한 명을 ‘대통령 만들기’ 위한 192석이 돼 버렸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조기 대선이 진행된다면 이 대표의 2심 재판까지는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3심까지는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이 대표가 대통령 당선된다면 대법원에서 3심 재판 결과를 발표하라는 보수층과 대통령 임기 5년간 대법원이 판결을 내리지 않아야 된다는 격렬한 싸움으로 국민이 두 동강 나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라며 “당이 하나 돼 이런 상황을 국민들께 알려야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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