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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스컵 국가대표 조동기를 꺾은 잡초복서 유시호의 인생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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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날 필자는 안양시 공설운동장에서 체육관을 운영하는 호계천 관장을 업무적으로 만나 대화를 나눌때면 안양복싱 역사에 대해 토론을 한다.

김종훈을 제압하는 안양출신 호계천(좌측)
김종훈을 제압하는 안양출신 호계천(좌측)

1960년 안양 출신의 호계천은 안양지역 최초의 국제심판에 등극한 안양복싱의 상징적인 인물이다.

현역시절 죽창처럼 날카로운 스트레이트로 무장한 호계천은 1978년 11월 제10회 전국 우승권대회 라이트급 우승을 시발로 박남철 신종관 장윤호등 전북 출신 국가대표 선수들을 차례로 잡고 1980년 제61회 전국체전 우승 제34회 전국선수권우승 제10회 대통령배 준우승 1981년 킹스컵(태국) 본선 은메달 1982년 템머 복싱선발전 우승을 휩쓸면서 라이트 웰터급 국가대표로 위용을 과시한 복서다.

그런 관록을 보유한 그에게 안양 출신의 임홍규 양설석 권병채 배석균 정성용등 대표적인 복서들에 대해 담화를 나누다가 뜻밖에도 프로복싱 국내 플라이급 국내 1위 동양 3위에 랭크된 유시호 라는 복서가 안양 출신이라는 말에 필자는 깜짝 놀랐다.

배석철과 타격전을 펼치는 유시호(좌측).
배석철과 타격전을 펼치는 유시호(좌측).

 찾고 싶었던 대표적인 복서중 한명이 바로 잡초복서의 대명사 유시호였던 것이다, 그리고 얼마후 연락처를 받아 유시호 그를 만났다.

많은 올드 팬들은 1979년 11월 8일 문화체육관에서 펼쳐진 WBA 주니어 밴텀급 2위를 기록한 배석철과 당시 국내 플라이급 5위에 랭크된 한강 체육관 유시호와의 대결을 생생하게 기억할 것이다.

당시 많은 전문가들은 유시호가 5회 이전에 KO패로 물러설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통산 27전 23승(11KO) 1무 3패를 기록한 배석철은 1978년 10월 프로에 전향 그해 개최된 MBC 신인왕전에서 후에 WBC 슈퍼 플라이급 챔피언에 오른 김철호에게 4강전에서 판정패를 당하며 분루를 삼킨 복서다.

그러나 천우신조(天佑神助)로 김철호가 신인왕전에서 우승을 차지한후 1979년 4월 송재영과 대결에서 8회 판정승을 거두었지만 그만 턱뼈가 깨지는 부상을 당해자 그해 벌어진 한일신인왕 교류전에서 김철호 대타로 배석철이 출전 플라이급 일본 대표 류 다께시를 8회 KO로 잡고 주목을 받았다. 

1981년 6월 탄력을 받은 배석철은 후에 WBA 주니어 밴텀급 챔피언을 지낸 라파엘 .페드로사를 판정으로 잡으며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한편 이런 전력을 보유한 배석철의 상대가 경기를 펑크를 내는 바람에 경기 3일 전 급조된 대타로 발탁되어 가까스로 중량만 조절하고 링에 오른 로컬복서 유시호의 당시 전적은 5전 3승 2패의 평범한 전적이었다,

당시 유시호는 생활고를 해결하기 위해 낮에는 잡일을 하면서 일터에서 생활하고 밤늦게 퇴근 고단한 몸으로 운동을 하면서 기록한 전리품이었다. 이대결 에서 막상 뚜껑을 열자 독기를 품은 유시호가 2회 기습적인 카운터 펀치를 날리자 방심한 배석철은 턱을 맞고 그만 녹다운을 당한다, 당시 이경기는 「챔피언 스카웃」 이라는 MBC 방송에서 전국에 중계되어 필자를 포함한 적지 않은 복싱 애호가들이 배석철 유시호가 벌인 명승부 경기를 시청 할 수 있었다, 

김종필 자민련 총재를 보좌하는 유시호 부단장(좌측).
김종필 자민련 총재를 보좌하는 유시호 부단장(좌측).

3회에도 주도권을 잡고 배석철을 압박해 나가던 깡돌이 유시호는 그만 6회 배석철의 버팅에 아랫입술이 함몰되면서 검붉은 피가 품어져 나오면서 링 바닥이 피로 물들어 버린다. 그리고 운명의 7회 43초 유혈이 낭자한 상태로 난타전을 벌어진 유시호 에게 주심은 TKO패를 선언한다.

당시 링아나운서로 활약하면서 현장에서 경기를 직관한 윤천택 현(現) 인천시 옥련 체육관 관장은 필자와 담화에서 현재와 같은 상황이라면 유시호는 상대의 버팅에 의한 부상으로 6회까지 채점에 의해 판정승을 기록할수 있었겠지만 당시에는 부상을 당한 선수는 대부분 TKO패로 처리하던 시절이었다고 논평하면서 용광로(鎔鑛爐)처럼 뜨겁고 불타는 투지를 보여준 유시호가 만일 배석철을 잡고 세계랭킹에 진입했다면 그의 복싱 역사도 판이하게 달라 졌을것 이라 회고하였다.

그럼 배석철과 명승부를 펼친 이번주 스포츠 컬럼 주인공 유시호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1959년 경기도 안양 출신의 유시호는 일찍이 조민 김덕팔 두 관장이 투톱으로 운영하는 한민 체육관 소속으로 1978년 유고 세계선수권대회 선발전에 플라이급으로 출전 8강에 진출하는 돌풍을 일으킨 유망주였다.

4강전 상대는 후에 IBF 주니어 페더급 정상에 오른 반도체육관 소속의 김지원 이었다. 이대결에서 잡초복서 유시호는 김지원과 일진일퇴의 타격전을 펼쳤지만 근소한 차의 판정에 고개를 숙인다.

김지원은 결승전에서 한국체대 오인석에 판정패를 당했지만 8강전에서 맞붙은 유시호가 오인석보다 상대하기 훨씬 까다로운 복서였다고 훗날 필자에게 밝혔다.

천재 복서 김지원이 기량을 인정한 불굴의 파이터 유시호는 1978년 11월 한강 체육관 소속으로 프로에 전향한다, 그해 5월 4전 전승을 기록한 선재룡에 판정승을 거두면서 두각을 나타낸 유시호는 배석철과 경기를 두달 앞둔 1979년 9월 펼쳐진 조동기와 맞대결한다. 

 조동기는 1979년 3월 제5회 킹스컵 국제대회에 국가대표(플라이급)로 출전한 촉망받는 엘리트 복서였다.

그러나 조동기는 본선 1회전에서 홈링의 위만 부타쿤야에 억울한 판정패를 당하자 58전의 아마츄어 생활을 접고 그해 9월 프로에 전향 워밍업 상대로 선택한 복서가 바로 유시호다.

당시 조동기의 스승은 복싱계 명장 부산동대 복싱체육관 손영찬 선생이었다. 이분은 자신이 지도한 WBC 플라이급 챔피언 박찬희의 후계자로 조동기를 낙점 과감하게 프로행을 주도한 것이다.

이대결에서도 유시호는 독일탱크처럼 상대를 몰아붙이면서 섬광처럼 터지는 좌우연타로 국가대표 출신의 천하의 조동기를 시종일관 압도하면서 8회 판정승을 거둔다. 1980년 4월 사기가 충천한 유시호는 괌에 원정 13승(7KO) 1패를 기록한 알마리오 시갈을 시종일관 일방적으로 난타 10회 판정승을 거둔다, 

1981년 3월 김익겸(신도체)을 상대로 8회 판정승을 거둔 유시호는 그해 5월 일본 오사카에 원정 사도 가즈미를 상대로 10회전을 펼친다.

적지임에도 불구하고 유시호는 배짱과 근성으로  상대를 압도했지만 지독한 텃세에 밀려 무승부를 기록한다. 이경기를 마치고 허탈한 심정으로 귀국한 유시호는 내 복싱 인생은 여기 까지구나 !란 생각을 강하게 하고 복싱에 대해 의욕을 상실한다.

그리고 1982년 4월 오승윤 전을 끝으로 15전 9승 5패 1무의 전적을 호랑이 가죽처럼 남기고 링을 떠난다. 그때 그의 나이 23세였다.

언젠가 행사장에서 유시호 대표를 만난 홍수환 챔프는 유시호 권투는 불꽃같은 짐념이 함축된 투혼의 복서라고 말하면서 당시 두터운 선수층의 한국복싱의 현실을 적나라 (赤裸裸) 하게 보여주는 대표적인 복서가 바로 유시호라고 밝혔다. 

유시호 대표와 박찬희 장정구챔프 (좌측부터)
유시호 대표와 박찬희 장정구챔프 (좌측부터)

만일 유시호가 명망높은 프로모션에 속해 있으면서 시스템이 구축된 스케줄 속에 경기를 펼쳤다면 장정구 박찬희와 어우러져 경량급의 삼각편대의 한축을 담당했을지도 모를 정도로 현역시절 유시호의 경기력은 예상외로 뛰어났다.

은퇴후 그는 비록 체구는 작지만 두둑한 배짱과 강한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자민련 청년당 부단장을 맡아 김종필 자민련 총재를 지근거리 에서 보좌하는 역활을 하면서 사회생활을 시작한다.

그리고 얼마후 유시호는 부산교육대를 졸업하고 교직 생활을 하는 아내를 만나 결혼생활을 시작한다. 그리고 옛 향수를 잊지못한 유시호는 충남 서산에서 복싱체육관을 운영한다.

(주) 대건건설 앤관리 유시호 대표.
(주) 대건건설 앤관리 유시호 대표.

그러나 선수 생활과 지도자 생활은 패턴이 전혀 다르다는 현실을 깨닫고 얼마 후 고향(안양)으로 돌아온다, 선이 굵은 상남자 유시호는 안양에 정착 환경보전 연합본부 박복만 총재와 유승민 의원등 사회 지도층 인사들과 교류하면서 활동하다 13년전 경기도 안양시 샤인 아파트빌딩 402호에 ㈜ 대건건설 앤관리 라는 사업체를 설립한다.

그러나 여러 차례 부도를 맞는등 세파가 심한 부침을 겪는다.

수년이란 세월이 흐른후 절치부심한 유시호는 보란 듯이 반듯이 일어나 보란 듯이 화려하게 재기에 성공한다.

행사장에서 만난 홍수환챔프와 유시호 대표(우측)
행사장에서 만난 홍수환챔프와 유시호 대표(우측)

꽃은 가장 절박할 때 가장 아름다운 꽃을 피워내듯이 실패를 성공으로 전환 시키면서 극적인 반전에 성공한 것이다. 60 중반을 넘기면서 아직도 삶의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추억의 복서 유시호 대표의 건승을 바란다.

조영섭 복싱전문기자
조영섭 복싱전문기자

조영섭 복싱전문기자는 1980년 복싱에 입문했고 현재 문성길 복싱클럽 관장을 맡고 있는 정통 복싱인이다.

1963년: 군산출생 

1983년: 국가대표 상비군

1984년: 용인대 입학

1991년: 학생선수권 최우수지도자상

1998년: 서울시 복싱협회 최우수 지도자상

2018년 서울시 복싱협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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