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하마스, 42일간 1차 휴전 합의…전쟁 발발 15개월여만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의해 납치돼 사망했거나 억류된 이스라엘인 등의 가족과 지인들이 15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 합의 소식을 듣고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AP·연합뉴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15일(현지시간) 42일 동안의 가자전쟁 휴전에 합의했다. 하마스가 2023년 10월 7일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해 전쟁이 발발한 지 15개월여만이다.

셰이크 모하메드 빈 압둘라흐만 알-타니 카타르 총리 겸 외무장관은 이날 카타르 도하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가자전쟁 휴전 사실을 공개하면서 휴전은 오는 19일 발효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백악관에서 가자전쟁 휴전은 “하마스가 극심한 압박을 받고 있고, 레바논 휴전과 이란의 약화 이후 지역 정세가 변화한 것에 따른 결과일 뿐 아니라 끈질기고 고된 미국 외교의 결과이기도 하다”고 평가했다.

가자지구 전쟁 종식을 압박해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바이든 대통령 기자회견에 앞서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우리는 중동에서 인질들을 위한 합의(석방 합의)에 도달했다”며 “그들이 곧 풀려날 것”이라고 밝혔다.

팔레스타인인들이 15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중부 칸유니스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 합의를 축하하고 있다./AP·연합뉴

휴전은 일단 42일 동안 지속되며 이 기간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점진적으로 철수하고, 하마스가 억류하고 있는 인질과 이스라엘에 수감된 팔레스타인을 교환하면서 영구적 휴전을 논의하는 3단계인 것으로 전해졌다.

알-타니 총리는 휴전 중재자들이 이스라엘 및 하마스와 함께 합의 이행에 관해 논의하고 있다고 했고,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합의로 가자지구 전투가 멈추고, 팔레스타인 민간인에 대한 인도적 지원이 급증하며 15개월 이상 억류돼 있던 인질들이 가족과 재회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휴전안은 바이든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정부의 구상을 반영해 지난해 5월 말 제안, 합의 직전까지 갔던 3단계 휴전안과 대체로 유사하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휴전 협상에 정통한 여러 관리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3단계 안은 △ 6주 동안 완전한 정전과 이스라엘 군의 모든 인구 밀집 지역에서의 철수, 여성·노인·부상자 등 일부 인질의 석방 △ 생존 인질 전원 교환, 이스라엘군 가자지구 철수 △ 가자지구 재건 및 사망 인질 시신 송환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번 휴전안도 휴전이 발효되는 19일 인질 3명 등 총 33명이 1차 휴전 기간에 순차적으로 석방되고, 65명에 달하는 나머지 인질들은 휴전 발효 약 2주 후에 시작될 2단계 휴전에 합의하게 되면 석방되는 내용이 포함됐다고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 등이 보도했다.

15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예루살렘 입구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미국 당선인이 ‘비비(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이 전쟁을 끝내라’고 말하는 내용의 대형 입간판이 설치돼 있다./UPI

이스라엘 총리실은 이날 저녁 아직 최종 합의되지 않은 ‘여러 조항’에 관한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며 세부 사항 확정이 이날 밤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고 TOI는 전했다.

이스라엘 내각은 16일 오전 11일 회의를 열고 이번 휴전안을 공식 승인할 계획이라고 이스라엘 매체 채널12가 보도했다. 연립 내각 중 일부 강경파가 이 합의안에 반대하고 있지만, 과반수 찬성을 얻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측된다고 TOI는 분석했다.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날 전쟁 발발 후 팔레스타인 주민 4만6707명이 숨지고, 11만265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