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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계좌 속 여행·유학자금 환전 현찰, 은행 ATM으로 뽑는다… 정부 “위탁 근거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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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2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뉴스1
지난해 12월 2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뉴스1

앞으로 해외여행, 유학, 출장 등을 위한 외화 환전을 증권사 계좌에서 직접 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은행 계좌가 없더라도 외화 현찰을 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통해 증권 계좌에서 바로 인출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정부가 증권 업계의 ‘일반환전’ 업무를 지원하기 위해 증권사-은행 간 제휴를 가능케 하는 규정을 마련한 덕분이다. 이는 외환시장 경쟁을 촉진해 환전 수수료를 낮추고, 결국 금융소비자의 편익을 증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16일 정부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지난 13일 이 같은 내용의 ‘외국환거래규정’ 일부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개정안에는 ‘증권사가 증권사 본인 명의의 거주자계정을 통해 고객 대상으로 일반환전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일반환전이란 개인의 여행이나 유학, 기업의 수출입 용도의 환전을 말한다. 그간 증권사를 통한 환전은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으로, 투자 목적으로만 가능했다.

기재부는 2023년 7월 외국환거래규정을 개정해 자기자본 3조원 이상 종합금융투자사에 대해 ‘개인·기업 불문 대고객 일반환전’ 업무를 허용한 바 있다. 하지만 일반환전 업무에 사용할 외화계정에 대한 명시적 규정이 없어 증권사들은 업무 준비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그러다 기재부는 지난해 8월 ‘일반환전 시 증권사 명의의 거주자 계정을 사용할 수 있다’는 유권해석을 내놓았다. 이번 개정은 이를 규정으로 명시화한 것이다.

서울 시내에 설치된 시중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모습. /뉴스1
서울 시내에 설치된 시중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모습. /뉴스1

또한 개정안에는 ‘은행에 본인 명의의 외화계좌가 없는 국민도 증권사 일반환전을 통해 외화 현찰을 수취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전까지 은행 고객만이 어플 등을 통해 환전 신청을 한 후, 수령 장소를 영업점 창구나 외화 ATM 등으로 선정해 현찰을 찾을 수 있었다. 본인 명의의 국내 외국환은행 원화계좌로만 현찰을 뽑을 수 있었는데, 앞으로 증권 계좌에서 바로 현찰을 인출할 수 있게 된다.

기재부 관계자는 “증권사가 은행과 제휴를 통해, 고객이 은행 ATM에서 외화 현찰을 뽑을 수 있도록 하는 ‘위탁 근거’를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사들은 그간 은행과 제휴를 맺고 해당 은행 창구나 ATM을 활용해 외화 현찰을 인출하는 방식 등을 검토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증권사들이 일반환전 업무를 하기 위해서는 기재부로부터 인가를 받아야 한다. 현재까지 인가를 받은 곳은 키움증권과 신한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3개사뿐이다. 키움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은 각각 지난해 7월, 9월 인가를 받았고, 삼성증권은 지난 14일 인가를 받았다. 이들 증권사는 아직 일반환전 서비스를 출시하지 않은 상태다.

기재부 관계자는 “증권사를 통한 일반환전이 계좌로 송금하는 MTS로만 가능했던 만큼 소비자 불편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했다”며 “이번 개정으로 증권사 고객의 외화 환전이 더 수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증권사들의 외환 업무 범위가 늘어나면서, 외환시장의 환전 수수료를 더 낮추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선비즈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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