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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시간 만에 끝난 ‘윤 대통령 체포작전’ : 1차 집행 때와 어떤 점이 달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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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조수사본부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에 돌입한 15일 오전 공수처 수사관들과 경찰 인력이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로 진입하며 사다리로 차벽을 넘는 모습(왼),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체포된 윤 대통령이 탑승한 차량이 이날 오전 경기 과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도착해 주차장으로 향하는 모습(오). ⓒ뉴스1
공조수사본부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에 돌입한 15일 오전 공수처 수사관들과 경찰 인력이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로 진입하며 사다리로 차벽을 넘는 모습(왼),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체포된 윤 대통령이 탑승한 차량이 이날 오전 경기 과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도착해 주차장으로 향하는 모습(오). ⓒ뉴스1

15일 집행된 공조수사본부(공조본)의 12·3 내란사태의 핵심 피의자 윤석열 대통령 ‘체포 작전’은 약 7시간 만에 마무리됐다. 체포 작전에 앞선 심리전을 통한 ‘경호처 힘 빼기’로 충돌을 최소화했고, 압도적인 경찰력 투입과 치밀한 계획으로 큰 충돌 없이 영장 집행이 이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호처 저항 없이 관저까지

윤 대통령 체포영장 2차 집행을 위한 사전작업은 새벽 3시20분부터 일찌감치 시작됐다. 우선 경찰은 관저 주변에 기동대 3200여명을 배치했다. 전날부터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정문을 윤 대통령 지지자들과 국민의힘 관계자들이 에워싼데다, 체포 찬반 집회 참가자들이 대거 몰려들면서 발생할 수 있는 ‘돌발 행동’에 대비하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팀과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특수단) 등이 꾸린 ‘체포조’가 관저 안으로 진입할 통로를 확보하기 위해서였다.

새벽 4시28분께 체포영장을 지닌 공수처 수사팀과 경찰 특수단이 관저 정문 앞에 도착했다. 체포 작전에 투입된 서울경찰청, 경기북부 및 경기남부경찰청, 인천경찰청 소속 광역수사대 경찰들도 잇따라 도착했다.

초반 영장 집행은 쉽지 않아 보였다. 새벽 5시10분께 공수처와 경찰은 관저와 사저, 안전가옥의 수색을 허가한 영장을 대통령 경호처에 제시했으나 경내 진입을 위한 바리케이드는 열리지 않았다. 게다가 국민의힘 의원 30여명과 윤 대통령 변호인단도 영장 집행을 가로막았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도 “철수하라” “자유대한민국 만세” 등의 구호를 외치며 저항했다. 고성을 지르며 몸싸움을 벌이는 지지자들과 한시간 반쯤 지지부진하게 대치하던 경찰은 6시30분께부터 관저 정문 앞 시위대 해산에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 2차 체포집행 현황. ⓒ한겨레
윤석열 대통령 2차 체포집행 현황. ⓒ한겨레
윤석열 대통령 2차 체포집행 현황. ⓒ한겨레
윤석열 대통령 2차 체포집행 현황. ⓒ한겨레

경찰은 체포 저지 인파에 대해 ‘적극적인 채증’ 전략으로 맞섰다. 채증용 카메라를 든 경찰관이 다수 배치돼 영장 집행을 방해하는 이들을 압박했고, 관저 입구를 장악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을 4인1조로 끌어냈다. 공조본은 6시42분께부터는 “경호처 차장 김성훈과 경호본부장 이광우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하러 왔다. 경호처는 출입문 잠금장치를 해제하고 버스를 다른 곳으로 이동해 달라”고 반복 방송하며 시위대와 경호처를 압박했다. 공수처는 관저 정문 앞에 ‘영장 집행 업무를 수행하는 공무원들을 방해할 경우 현행범으로 체포할 수 있다’는 입간판을 세우기도 했다.

새벽 5시10분 체포영장을 제시한 뒤 경내에 진입하기까지는 2시간이 더 걸렸다. 경찰은 경호처가 영장 집행을 막기 위해 준비해둔 차벽을 사다리로 넘고, 철조망을 절단기로 끊으며 통로를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이후 공수처와 경찰의 영장 집행 인력들은 7시32분께 우회로를 통해 1차 저지선인 관저 정문을 무사통과했다. 이후 7시47분 2차 저지선을 거쳐 8시5분 철문과 차벽이 세워진 관저 앞 초소에 도달할 때까지 이렇다 할 충돌 한번 없었다. 절단된 철조망 외에는 파손된 시설도 전혀 없다.

1차 저지선을 통과한 뒤부터 관저 바로 코앞 초소까지 이동은 거침없이 이뤄졌다. 공조본은 20여분 만에 관저 코앞까지 도착했고, 공수처 검사가 곧장 윤 대통령 변호인단,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함께 관저 내부로 들어갔다. 이후 오전 8시40분께부터 윤 대통령의 출석 형식과 호송 방식을 두고 협상을 벌였다. ‘자진 출석’ 형식으로 경호처 차를 타고 공수처로 이동하겠다는 윤 대통령 쪽과 ‘영장 집행’ 형식으로 호송차를 타고 가야 한다는 공수처 쪽의 밀고 당기기가 2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결국 10시33분께 공수처는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했고, 윤 대통령은 호송차가 아닌 경호처 차량을 타고 경기도 과천 공수처로 이동했다.

2주 전 1차 때와 달랐던 점

이번 체포 작전은 지난 3일 허무하게 실패한 1차 영장 집행과 극명히 대비된다. 1차 집행 당시 공수처는 관저를 둘러싼 경호처 직원과 수도방위사령부 55경비단 병사 등의 ‘인간 방패’에 막혀 약 5시간 만에 철수한 바 있다. 반면 이날 공조본은 2박3일 장기전까지 예상하고 관저로 진입했지만, 경호처가 사실상 아무런 저항 없이 길을 터줬다. 관저 인근에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찰 크레인 등 중장비도 서너대 준비돼 있었지만, 경찰은 절단기와 사다리 외에 다른 장비가 사용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순조로웠던 체포 작전은 경찰의 사전 ‘경호처 와해 작전’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수단은 1차 영장 집행 이후 경호처 수뇌부 5명을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하고 강경파로 꼽히는 김성훈 경호처 차장과 이광우 경호본부장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으며 압박 강도를 높였다. 이와 함께 ‘온건파’로 꼽히는 박종준 전 경호처장이 사임과 함께 경찰 조사에 응하면서 경호처 내 분열 분위기는 더욱 가중됐다.

이후 특수단은 2차 집행에 협조하는 직원은 선처하겠다는 입장과 저지하는 직원은 현행범으로 체포한 뒤 여러 경찰서로 분산 호송해 조사한다는 계획까지 밝혔다. 경고와 회유를 통한 경찰의 사전 정지 작업이 경호처의 벽을 허문 셈이다. 수도권 광역수사단 소속 베테랑 1100여명을 투입하는 등 ‘인해전술’이라 부를 만큼 과감했던 인력 동원도 작전 성공의 주요인으로 꼽힌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윤석열 대통령 2차 체포영장 집행에 나선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서 관계자들이 진입을 하고 있다. ⓒ뉴스1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윤석열 대통령 2차 체포영장 집행에 나선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서 관계자들이 진입을 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오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로 들어가고 있다. ⓒ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오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로 들어가고 있다. ⓒ뉴스1

경찰이 ‘대통령 경호 문제’를 들어 이미 영장이 발부된 경호처 수뇌부 체포를 집행하지 않기로 한 결정도 원만한 작전 수행을 도왔다는 평가다. 김성훈 경호차장과 이광우 경호본부장은 윤 대통령 경호 임무를 마친 뒤 경찰에 출석하기로 했다.

체포 작전 경험이 많은 경찰청의 한 경정은 “경호처와의 심리전에서 승기를 잡은 것이 작전 성공 요인”이라며 “경호처에 대한 사전 압박 전략은 물론이고, 체포영장 집행 과정에서도 경호처와 협의를 통해 피의자를 안전 호송하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큰 사고 없이 작전이 수행됐다”고 말했다.

한겨레 이지혜 기자 / godot@hani.co.kr

허프포스트코리아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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