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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모론 동조…尹, 불행한 역사 자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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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 모습. /연합뉴스
▲ 윤석열 대통령 모습. /연합뉴스

‘가짜뉴스’를 믿은 윤석열 대통령이 불행한 역사를 자초했단 분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극우 유튜버들이 주장하는 이른바 ‘부정선거 음모론’에 동조하며 12·3 비상계엄 선포가 정당하단 입장을 고수해왔다.

「인천일보 2024년 12월12일자 6면, 2025년 1월10일자 6면 선관위 반박에도 부정선거 음모론 여전」

15일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윤 대통령은 탄핵 심판 첫 변론이 열리기 전인 지난 14일 헌법재판소에 60여쪽, 10여쪽 분량 답변서 2건을 제출했다.

답변서에는 계엄 배경으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부정선거 등을 거론하며 계엄 선포를 정당화하는 주장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12일 대국민 담화문에서도 비상계엄 선포, 계엄군 중앙선관위 투입 이유를 선관위 전산 시스템상 문제에 따른 부정선거 때문이라고 직접 밝혔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하반기 선관위를 비롯한 헌법기관들과 정부기관에 대해 북한의 해킹 공격이 있었다”며 “국정원이 이를 발견하고 정보 유출과 전산 시스템 안전성을 점검하고자 했지만 선관위가 헌법기관임을 내세워 거부했다”고 했다.

이어 “선관위 시스템 중 일부분만 점검했지만 상황은 심각했다”며 “해킹으로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방화벽도 사실상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고 했다. 그는 이로 인해 총선 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고 했다.

윤 대통령 주장은 지속적으로 부정선거 음모론을 제기해온 극우 유튜버들의 주장과 일맥상통한다.

‘이봉규TV’, ‘신의한수’, ‘고성국TV’ 등 극우 유튜버들은 일부 지역 후보자 간 사전투표 득표율이 같은 점, 더불어민주당 사전투표 득표율이 본투표에 비해 과도하게 높은 점, 빳빳하거나 규격이 다른 투표지가 발견됐다는 점 등을 근거로 부정선거를 주장하고 있다.

이봉규TV 채널 운영자인 이봉규씨는 4·10 총선이 부정선거일 가능성이 있다고 하거나, 이태원참사를 누군가 의도적으로 일으켰다는 등 음모론을 제기해왔다. 이씨는 영상을 통해 ‘윤 대통령이 자신의 채널을 자주 본다’는 주장도 했다.

하지만 선관위는 윤 대통령과 극우 유튜버가 주장하는 부정선거 음모론은 가짜뉴스라고 반박해왔다.

선관위는 대국민 담화 이후 입장문을 통해 “국정원, 한국인터넷진흥원과 지난해 7월17일부터 9월22일까지 합동 보안 점검을 했고, 총선 이전에 보완 조치까지 완료했다”며 “우리나라 선거는 실물 투표, 수작업 개표 방식으로 진행되는 만큼 선거 결과 조작으로 이어질 수 없다”고 의혹을 일축했다.

전문가들은 헌정 사상 최초로 현직 대통령 체포 영장이 집행된 데 대해 국민과는 ‘불통’하고, 극우 유튜버들의 주장만 신뢰한 윤 대통령이 자초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윤 대통령 통치 방식은 여론을 악화했고, 고비가 계엄이었다”며 “계엄 이후 낮은 자세로 민심에 호소했다면 상황을 호전할 수 있었겠지만 비현실적·비합리적 부정선거를 주장하며 불통, 강성의 통치 방식이 이 같은 사태까지 몰고 온 것”이라고 했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정치에서 ‘가짜 세상’의 가장 극단적 형태가 부정선거론이다”라며 “주류에서 밀려나 소수파가 됐단 것을 합리화하려면 부정선거 뿐“이라고 했다. 박 대표는 “윤 대통령을 비롯해 정권에 따라 여야 없이 부정선거 흐름을 믿는 이들이 생겨나는데 이는 유튜브 등 활성화로 공론장이 망가진 결과로도 볼 수 있다”라고 했다.

/김혜진 기자 trust@incheonilbo.com

인천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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