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카카오페이증권이 적자기업 신세에서 탈출할 수 있을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3월 신호철 대표 체제를 맞이한 뒤 적자폭 축소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턴어라운드 원년이 될지 주목된다.
◇ 출범 5주년 맞는 카카오페이증권
카카오페이증권은 다음달이면 출범 만 5주년을 맞는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카카오페이가 옛 바로투자증권을 인수해 2020년 2월 출범시킨 ‘국내 1호 핀테크 증권사’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출범 이래, 외형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지만 업계 안팎의 시선에는 아쉬움이 존재해 왔다. 출범 이후 만년 적자 기업 신세를 면치 못해왔기 때문이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출범 첫해인 2020년 77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시작으로 △2021년 178억원 △2022년 474억원 △2023년 515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당기순이익도 비슷한 규모로 적자를 보였다. 카카오페이증권의 당기순손실액은 △2020년 68억원 △2021년 170억원 △2022년 480억원 △2023년 517억원 순을 보였다.
적자폭은 2021년 줄어드는 듯 보였다가 2022년부터 2023년까지 다시 크게 증가했다. 사업 초기엔 인프라 투자 및 마케팅이 공격적으로 이뤄지는 만큼 비용 지출이 부담이다. 다만 이를 감안해도 수년째 지속되는 적자는 우려 요소로 지목 돼왔다.
특히 경쟁사인 토스증권이 빠르게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것과 비교됐다. 토스증권은 카카오페이증권이 출범한 이듬해인 2021년 탄생한 국내 ‘핀테크 2호 증권사’다. 토스증권은 출범 첫해 780억원 당기순손실을 냈지만 이후 적자폭을 축소해 2023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토스 플랫폼의 강점과, 쉽고 간편한 서비스, 해외 주식거래 확대 등이 실적 개선에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절치부심한 카카오페이증권은 지난해 CEO 교체를 통해 변화를 꾀했다. 신호철 대표가 새로운 구원투수로 투입됐다. 공학도 출신인 신 대표는 네이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첫발을 내디딘 뒤, 인텔, 맥킨지 앤 컴퍼니, 삼성전자 등을 거쳐 지난 2020년 카카오에 합류한 인물이다. 카카오 전략지원실장, 카카오페이 사업개발실장을 거쳐, 카카오페이증권 대표로 올랐다.
그는 증권업 분야에 대한 직접 경험은 없다. 다만 신사업 개발 및 기업 투자 역량, IT와 플랫폼 비즈니스에 대한 높은 이해도 등을 바탕으로 신규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증권 사업에 차별화된 서비스를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다. 신 대표는 “1호 테크핀 증권사로서의 위상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동력으로 삼아 도약하는 턴어라운드의 원년을 만들 것”이라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 지난해부터 적자 축소 기조… 올해도 개선세 기대
신 대표는 취임 첫해 조직효율화와 더불어 적극적인 서비스 확장을 시도하며 존재감을 보였다. 낮 시간에도 미국 주식 매매를 할 수 있는 ‘데이마켓’ 서비스를 도입해 해외 주식 서비스를 강화하는 한편, 펀드 라인업 확대, ‘주식 모으기’ 서비스 개편 등을 꾀했다.
이에 작년에는 실적 개선의 성과도 가시적으로 나타났다. 카카오페이증권의 작년 3분기 주식 잔고는 1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1% 증가했다. 전체 예탁자산 규모도 같은 기간 55% 늘어 3조2,000억원을 달성했다. 주식 거래액은 해외주식 거래대금의 가파른 증가세(95%)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29% 증가한 12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거래 금액 확대에 따른 수수료 수익 증가로 영업적자는 줄고 있다. 작년 3분기 카카오페이증권 영업손실은 62억원으로 전년 동기(-116억원) 대비 46.6% 감소했다. 누적 영업손실액은 258억원으로 전년 같은 30.3% 감소했다. 작년 4분기엔 흑자 달성도 기대되고 있는 만큼 연간 적자 폭은 더 축소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올해도 적자축소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카카오페이증권의 영업손실 83억원으로 같은 기간 200억원의 적자 축소가 예상된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해 12월 “카카오페이증권 중심으로 영업이익 회복이 기대된다”며 카카오페이의 목표주가를 상향조정하기도 했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외주식 거래대금 증가 및 부동산 PF 시장 회복에 따라 페이증권의 적자가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2024년 대비 약 200억원의 적자 축소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임 연구원은 카카오페이증권이 올해 83억원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추정했다. 해외주식 거래대금 및 부동산 PF 신규 딜 확대, 비용 통제에 따른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카카오페이증권은 턴어라운드의 발판을 만들기 위해 올해 서비스 개선 및 수익성 발굴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최근 종합계좌 700만개를 돌파했다고 밝히면서 이에 대한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신 대표는 “종합계좌 700만개 돌파는 700만명의 사용자 층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라며 “이는 주식, 펀드, 연금 등 기존 비즈니스 성장을 견인할 뿐 아니라, 추후 상품 라인업 확장 시에도 강력한 성장 기반이 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카카오페이증권의 종합계좌는 주식, 펀드, 연금 등 카카오페이증권이 제공하는 다양한 금융상품과 유기적으로 연결할 수 있다. 카카오페이증권은 빠른 시일 내 종합계좌 1,000만개를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카카오페이와의 협력을 강화해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고, 새로운 서비스 및 혜택을 지속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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