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퍼블릭=유수진 기자]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가장 큰 투자 행사로 꼽히는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JPMHC)에서 SK 바이오팜과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이 신약 발표와 더불어 포부를 밝혔다. 국내 바이오 3사는 이번 행사를 바탕으로 글로벌 협업 및 새로운 사업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
◇SK바이오팜
SK바이오팜은 1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2025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남미 최대 제약사 중 하나인 유로파마(Eurofarma)와 미국 내 조인트 벤처(Joint Venture 이하 JV)를 설립할 계획을 발표했다.
JV의 주요 사업인 ‘원격 뇌전증 치료(Tele Epilepsy) 시장’은 2032년까지 18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JV는 뇌파 분석 인공지능(AI) 기술과 뇌파 측정 웨어러블 디바이스 기술을 활용해 ‘AI 기반 뇌전증 관리 솔루션’의 상용화 개발을 본격화한다. 이를 통해 뇌전증 발작 여부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의료진에게 데이터 기반의 최적 치료 계획 수립을 지원하며, 환자와 의료진 간의 소통을 강화하는 것이 목표다.
SK바이오팜의 디지털 헬스케어 전략은 AI 기반 뇌전증 관리 플랫폼 ‘ZERO’와 AI 기반 신약 연구 개발 플랫폼 ‘허블 플러스(HUBLE Plus)’라는 두 축으로 추진되고 있다. ZERO는 이번 JV를 통해 기술 고도화와 상업화를 가속화하고 있으며, 허블 플러스는 새로운 R&D 모달리티인 RPT와 TPD 분야에서 연구 효율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SK바이오팜 이동훈 사장은 “유로파마와의 협력은 SK바이오팜의 글로벌 사업 확장에 있어 새로운 장이 될 것”이라며 “이번 JV를 통해 북미 시장에서 AI 기반 뇌전증 관리 솔루션을 성공적으로 선보여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4E(Excellence)’를 기반으로 3대축 확장을 통한 톱티어 바이오 회사로의 도약 전략을 발표했다.
4E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선정한 임직원이 추구해야 할 가치로 ▲고객만족(Customer Excellence) ▲우수한 운영 효율(Operational Excellence) ▲최고 품질(Quality Excellence) ▲뛰어난 임직원 역량(People Excellence)을 뜻한다.
이번 발표에서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는 “지난해 수주금액은 5조원을 돌파했고, 현재까지 누적 수주액도 176억 달러를 넘어섰다”며 “2024년 연 매출액도 전년 대비 15~20% 증가할 전망으로 이는 2016년 매출(2946억 원)의 약 15배에 달하는 성장”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성장은 압도적인 품질의 생산 능력과 고객 수요에 대응한 선제적인 투자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품질 면에서 2024년 창립 13년 만에 글로벌 규제기관 누적 제조 승인 건수 340건을 기록하며 단기간 내 업계 최고 수순의 경쟁력을 인정받는 한편 99%에 달하는 배치 성공률을 기록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생산 능력,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지리적 거점 등 3대 축 확장 전략에 속도를 내며 성장세를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운영 효율성 및 품질 강화를 위해 독자적인 ‘고객 포탈’을 구축하는 등 디지털 전환을 지속한다는 구상을 밝혔다. 실시간 생서되는 데이터를 한 데 모으는 ‘데이터 레이크(Data Lake)’를 구축하고 이를 생산관리시스템(MES), 품질관리시스템(QES), 운영관리시스템(OES)와 연계한다.
이를 통해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한 자동화 생산 환경 구축, 현실과 가상현실을 연계하는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을 통한 생산 조건을 예측하고 개선한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어 ‘지속가능한 CDMO 파트너’를 목표롤 고객사들이 ESG 경영을 적극 지원하는 동시에 바이오·제약 업계 내에서 지속 가능한 리더십을 선도한다는 목표도 강조했다.
존 림 대표는 “미래성장동력 강화를 위해 앞으로도 삼성의 바이오 사업 비전과 로드맵에 발맞춰 선제적이고 과감한 투자를 지속하겠다”며 “’4E’를 기반으로 업계 톱티어 바이오 기업으로 올라선다는 ‘비전 2030’의 실현을 위해 2025년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셀트리온
셀트리온은 이번 콘퍼런스에서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신약 파이프라인의 구체적인 로드맵을 처음으로 공개하며, 글로벌 혁신 신약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서진석 셀트리온 경영사업부 대표는 “2025년까지 11종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겠다는 비전을 지난해 조기 달성해 이미 항체 바이오의약품 개발 능력을 대외적으로 충분히 입증했다”며 “셀트리온은 그동안 축적해 온 항체 의약품 개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차세대 신약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 대표는 항체-약물접합체(ADC)와 다중항체 신약 개발을 향후 셀트리온의 성장을 견인할 쌍두마차로 제시했다. 지난해 월드ADC에서 셀트리온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CT-P70′, 방광암 치료제 ’CT-P71’등을 최초 공개했으며, 기존 치료제를 개선한 바이오베터 ADC(Biobettere ADC) 신약으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들 치료제는 셀트리온이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공동개발한 신규 페이로드 ‘PBX-7016’을 활용한다. PBX-7016은 개발 과정에서 낮은 독성과 높은 종양 성장 억제(TGI)효과를 나타내고 있어 셀트리온은 해당 플랫폼을 통해 같은 기전의 치료제 중 가장 우수한 효과를 자랑하는 ’베스트인클래스(best-in-class)‘ 신약을 개발하고 향후 다른 파이프라인에도 적용을 검토할 계획이다.
셀트리온은 다중항체 신약을 개발 중에 있다고 밝혔으며, 이는 다중항체 치료제가 미충족 의료 수요를 해결할 중요한 치료 옵션으로 두각을 보이는 만큼 암세포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하거나 특정 조건에서만 활성화되는 다중항체 치료제 개발에 집중한다는 계획으로 해석된다.
이어서 개발될 차세대 다중항체 치료제의 안정성은 강화하면서 암 표적에 대해서만 항체를 활성화(Turn-on) 시키는 ‘조건부 활성 다중특이항체(Conditionallyーactive MsAb)’와 다양한 면역 세포의 항암 효과 극대화를 추구할 수 있는 ‘면역항암 다중특이항체(Immuno-oncology MsAb)’ 등에 중점을 두고 개발을 진행할 계획을 밝혔다.
서 대표는 “올해 4개 신약 후보물질이 순차적으로 임상에 돌입할 예정으로 매년 새로운 신약 프로젝트가 이어질 것”이라며 “선두 후보물질은 비임상부터 남다른 개발 속력과 성과를 보이고 있어 셀트리온의 글로벌 신약기업 도약 목표는 빠르게 현실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제약·바이오업체들은 이러한 성과들을 바탕으로 글로벌 협업 및 새로운 사업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는 JP 체이스가 주최하는 연례 콘퍼런스다. 매년 1월 미국에서 개최되는 제약·바이오 업계의 최대 행사로 헬스케어 산업의 주요 기업, 투자자, 분석가, 연구자 들이 한자리에 모여 미래의 트렌드와 기술, 투자 기회를 논의하기 위한 자리다.
이 자리에서 제약·업체들은 투자자에게 연구 개발 현황과 비전을 공유함으로써 투자유치를 도모하고, 투자자 입장에서는 유망 기업을 발굴해 집중 투자 및 신속한 육성을 단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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