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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15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에 나서자 주요 외신들이 일제히 관련 소식을 생중계하며 긴급 타전했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윤 대통령의 관저에 진입하기 위한 경찰 병력과 대통령 경호처의 대치 상황, 관저를 둘러싼 시위대의 모습 등을 전 세계 언론이 주목했다.
영국 BBC는 홈페이지 최상단에 윤 대통령 2차 체포영장 집행 소식을 실시간으로 전하는 라이브 페이지를 개설해 지난 3일 체포영장 집행에 실패했던 공수처가 이번에는 1000여 명을 배치했다고 현장 상황을 시시각각 업데이트했다. 매체는 “경찰이 사다리를 이용해 윤 대통령의 관저 건물에 진입했다”고 보도하면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는 사진과 함께 “시위대는 경찰이 주거지에 진입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외치는데, 이는 윤 대통령의 변호사들이 반복하고 있는 허위 주장”이라고 전했다. 체포영장 집행이 어려운 이유에 대해 “윤 대통령이 이런 사태를 대비해 경호처에 충성파들을 배치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얼어붙는 이른 아침을 무릅쓰고 많은 사람들이 붉은색 불빛 막대기, 성조기, 한국어와 영어로 쓰인 현수막을 들고 ‘스탑 더 스틸(Stop the Steal·도둑질을 멈춰라)’ ‘중국 공산당은 물러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선거 조작과 중국의 개입이라는 근거 없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근처에서는 경찰 저지선에 의해 지지자들과 갈라진 소수의 탄핵 찬성 시위대는 ‘그를 체포하라’는 구호를 제창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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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아사히, 요미우리, 마이니치 등 일본 신문들도 마찬가지로 윤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 소식을 홈페이지 최상단에 배치하며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 닛케이는 체포현장 집행 현장 사진과 함께 “이날 오전 5시께부터 현장이 어두운 새벽인데도 불구하고 곳곳에 시민들이 모여들었다”며 “마이크를 통해 ‘탄핵 무효’를 외치는 소리도 들렸다”고 보도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이날 오전 경찰관들이 영장 집행을 막으려는 대통령 경호처와 실랑이를 벌였지만, 오전 7시30분께 사다리를 이용해 대형버스로 만든 차벽을 넘어 대통령 관저 쪽으로 진입했다”는 소식 등을 전했다.
미국의 주요 외신들은 한국의 정국 혼란을 초래한 윤 대통령을 향해 비판을 제기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윤 대통령은 1980년대 후반 한국이 민주화되기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국가를 군사 통치 하에 둔 한국 지도자였다”고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펼쳐진 광경은 지난달 윤 대통령이 정치적 통제력을 행사하고자 계엄령을 선포한 이후 벌어진 격동의 사건 중 가장 극적인 장면”이라며 “계엄령이 선포된 날 밤은 수십 년 만에 한국에서 최악의 정치적 위기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CNN은 “윤 대통령은 경호팀에 둘러싸인 요새화된 관저에서 조사와 탄핵 재판을 앞두고 체포를 피하고 있다”고 현장의 팽팽한 대치 상황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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