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발생한 최악의 산불 피해가 국내 보험사로 번졌다.
LA에서 주택ㆍ상업용 건물, 트럭 등에 대한 손해보험 상품을 판매해 온 국내 보험사들이 화재 피해를 입은 보험 계약건에 대해 보험금을 지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DB손해보험이 LA산불이 발생한 LA 7개 지역 중 인수한 물건은 팰리세이드 지역 3건, 이튼 지역 34건 등이다. 회사측은 현 시점에서 최대 예상 피해규모를 500억∼600억원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DB손보 관계자는 “아직 LA산불이 진압되지 않아 정확한 손실규모 산정은 어렵지만, 해당 지역에 보유한 물건 중 주택화재가 34건”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LA산불로 인한 전체 피해 규모는 상당하나, DB손보는 산불위험도가 낮은 물건에 한해 인수하는 등의 인수 가이드라인과 누적위험 관리로 인해 직접적인 피해는 제한적일 것”이라면서 “2023년 하와이 사고 대비 현저히 낮은 피해액”이라고 설명했다.
DB손보는 현지 사고 피해 규모를 정확히 파악하고 신속히 보험금을 지급하여 한인 등 현지 주민들이 피해를 복구해나가는 데 최대한 협조할 예정이다.
앞서 한화증권이 낸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LA산불로 인한 DB손보의 손실액은 1000억원 초반대로 추정됐다. 한화증권은 이를 반영한 올해 DB손보 영업익 전망치를 5% 하향 조정했다.
재보험사 코리안리는 이번 LA산불로 인한 추정 손실액을 약 1000만∼1900만달러(146억∼278억원) 수준으로 예상하면서, 1200만달러(175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예상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해당 지역에서의 평소 자연재해 위험을 감안해 세밀한 누적(위험노출액) 관리를 통해 보수적인 보험인수 정책을 유지해 왔다”고 설명했다.
현대해상의 경우 LA인근 지역 물건이 4건이지만, 산불이 발생한 지역과 많이 떨어져 있기 때문에 아직까지 피해접수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 7일 오전 시작된 LA산불은 여전히 불길이 잡히지 않은 채 8일째 계속되고 있다. 현지 금융권에서는 피해액이 최대 400조원 달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손해배상 규모 산정에 있어 중요한 산불 발생 원인에 대한 조사에만 수 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자신의 소셜네크워크 계정에 “미국 보험회사들이 이번 재앙에 지불할 충분한 돈이 있을지 의구심이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이번 산불로 지금까지 24명이 사망하고 1만2000채가 넘는 건물이 전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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