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새벽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이 재집행된 가운데, 서울 용산 한남동 관저 앞은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모여들며 긴장감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한남동 관저 앞에는 전날부터 윤 대통령 체포에 반대하는 이들이 몰려와 두꺼운 패딩 옷을 입고 은박이불과 담요를 둘러싼 채 밤을 샜다. 고령층과 2030 남성으로 보이는 이들이 많았고, 다수의 손에 빨간 경광봉이나 태극기가 들려있었다.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하겠습니다”, “STOP THE STEEL(도둑질을 멈춰라)” 등 문구가 적힌 피켓도 눈에 띄었다.
윤 대통령 체포 반대 집회 주최 측은 관저 인근 북한남삼거리 옆 인도에 무대를 설치하고 윤 대통령 지지자들을 독려했다. 무대에 오른 한 발언자는 부정선거론을 주장하며 “당당하게 체포에 반대하자”고 외쳤다. “이 몸이 죽어서 나라가 산다면 아아 이슬같이 기꺼이 죽으리라”는 가사가 담긴 노래가 흘러나오기도 했다.
경찰이 관저 진입 시도를 시작한 오전 5시경, 시위자들이 “탄핵 무효” 구호를 외치기 시작했다. 한 남성은 “공수처 저거 쇼하는 거야. 이재명이 XX하니까”라고 말했다. “주여!”를 외치며 큰소리로 윤 대통령 체포를 막아달라고 기도하는 여성도 있었다.
관저 앞으로 몰려가 윤 대통령 체포를 몸으로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참가자와 집회 장소를 지키며 경찰을 자극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참가자들이 맞서는 양상도 보였다.
무대에 오른 집회 사회자는 “다 내려가자고 선동하는데 갈 사람은 (관저 앞으로) 다 갔다”며 “여기 남은 사람은 안 간다는 거 아닌가”라고 집회 장소를 지키자고 주장했다. 이에 관저 앞 진출을 주장하려는 것으로 보이는 한 남성이 무대 위로 올라와 항의를 시도하다 끌려 내려가기도 했다.
집회 대열에서는 “XXX야. 시끄러워 그만해”라고 외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야 하는데 그게 안 돼”라며 혀를 끌끌 차는 사람도 있었다.
오전 5시 45분경 경찰이 한남동 관저 앞에서 윤 대통령 체포를 막고 있는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을 끌어내고 있다는 속보가 뜨자 시위자 사이에서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을 체포하겠다는 공수처 미쳤다”는 말이 흘러나왔다.
이후로도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공수처 체포”, “이재명 체포”, “민주당 해체” 등 구호를 외치며 집회를 이어갔다. 무대에 오른 발언자가 “위대한 선지자가 있다. 전광훈 목사다”라고 말하자 시위자들이 “전광훈”을 연호하는 일도 있었다.
경찰은 54개 기동대, 3200여 명의 병력을 투입해 관저로 가는 길목을 막고, 관저 앞 10개 차로 중 3개 차로를 통제하며 질서 유지에 나섰다. 이에 한남초등학교에서 관저로 가는 방향에 모인 시위자들은 “왜 틀어막냐”고 외치는 등 경찰에 항의했다.
오전 6시 40분경에는 소방대원이 탄핵 반대 집회 현장에 출동하기도 했다. 관저 인근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시민을 병원으로 이송하기 위해서였다. 해당 시민은 이송을 거부했으며 현장에서 치료를 받았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의해 다쳤다는 한 시민도 소방 치료를 받았으나 특별한 이상은 없었다.
오전 8시 10분 현재 윤 대통령 체포를 위해 경찰이 관저 진입을 시도 중인 가운데,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관저 인근 체포 반대 집회 장소로 계속 모여들고 있다.
한편, 이날 관저 인근 한국노총 농성장 앞에는 윤 대통령 체포를 촉구하는 이들이 모여 있었다. 이들은 상대적으로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내란수괴 윤석열 체포 구속”이 적힌 피켓 등을 든 채 대형 스크린 앞에 앉아 관저 앞 상황을 중계 중인 방송을 지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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