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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승인 받았다” vs 경호처 “사실과 달라”… ‘관저 진입’ 허가 두고 설왕설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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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승인 받았다” vs 경호처 “사실과 달라”… ‘관저 진입’ 허가 두고 설왕설래
공수처 “승인 받았다” vs 경호처 “사실과 달라”… ‘관저 진입’ 허가 두고 설왕설래
윤석열 대통령 2차 체포영장 집행이 이르면 15일 착수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14일 밤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입구가 버스로 막혀 있다. 연합뉴스

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하고 있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을 앞두고 관저를 지키는 55경비단으로부터 관저 진입 허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통령 경호처와 국방부가 “사실과 다르다”며 강력히 반박했다. 공수처는 경호처의 추가 승인은 필요하지만, 공문 자체는 유효하다는 취지로 재반박하며 기관들끼리 설왕설래하는 모양새다.

사건의 발단은 14일 오후였다. 공수처는 “공조수사본부(공조본)는 이날 오후 55경비단에 ‘체포영장 집행을 위해 공수처 소속 검사, 수사관 및 국가수사본부 소속 수사관, 국방부 조사본부 수사관의 출입 요청’ 공문을 보냈다”며 “55경비단은 ‘요청 대상 주소지에 대한 출입을 허가함‘이라고 회신했다”고 밝혔다.

55경비단은 대통령 관저 경비 임무를 맡고 있는 수도방위사령부 직할 부대이며, 이달 3일 공수처의 1차 체포영장 집행 당시에도 수사기관의 진입을 막는 데 동원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의 주장에 한남동 일대는 술렁였다. 대통령 관저 경비를 맡고 있는 55경비단이 체포영장 집행을 하러 온 공수처와 경찰 등 공조수사본부(공조본)의 출입을 허가한다면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가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1차 체포영장 집행 당시 경찰과 공수처가 진땀을 뺐던 1차·2차 저지선을 뚫을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이에 관저 경호를 맡으며 이달 3일 공조본과 한 차례 마찰을 빚었던 대통령 경호처는 즉각 반발했다. 경호처는 “경호처의 검토를 거치지 않아 불승인으로 판단한다”며 “적법한 절차에 따라 경호조치를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국방부 또한 입장문을 내고 공수처의 주장을 반박했다. 국방부는 “공조본에서 경호부대장이 ‘관저지역 출입을 승인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며 “공조본에서 보내온 공문에 대해 경호부대는 ‘수사협조를 요청하신 지역은 군사시설보호구역이며, 동시에 국가보안시설 및 경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우리 기관에서 단독으로 출입에 대한 승인이 제한된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따라서 대통령 경호처 출입승인 담당부서에 추가적인 출입승인이 필요함을 안내해 드림’이라고 답했다”고 덧붙였다. 55경비단의 회신 내용 또한 공개했다.

국방부의 지원사격이 이뤄지자 경호처는 재차 입장문을 내고 “대통령경호처는 공수처에 출입 허가 절차를 진행한 바가 없으며, 55경비단이 출입을 승인한 바도 결코 없다”며 “이 지역은 군사시설보호구역이자 국가보안시설 및 경호구역으로 지정되어 55경비단에 출입 승인권이 없다”고 전했다.

공수처 “승인 받았다” vs 경호처 “사실과 달라”… ‘관저 진입’ 허가 두고 설왕설래
공수처 “승인 받았다” vs 경호처 “사실과 달라”… ‘관저 진입’ 허가 두고 설왕설래
경찰 국가수사본부.. 연합뉴스

반박에 직면한 공수처는 “확인 후 다시 공지하겠다”며 한 발 물러났다. 이후 공수처는 ‘공문은 유효한 것이 맞다’며 국방부와 마찬가지로 공문을 공개하며 맞불을 놨다.

공수처는 “이날 오후 2시 25분 55경비단으로부터 체포영장 관련 대상 지역 출입을 허가한다는 공문을 수신했다”며 “오후 4시 24분쯤 55경비단으로부터 ‘대통령 경호처 출입승인 담당부서에 추가적인 출입승인이 필요하다’는 공문을 추가로 수신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경호처의 추가 승인이 필요하지만 55경비단의 ‘출입허가’ 공문 자체는 유효하다는 취지다.

윤 대통령의 2차 체포영장 집행 시기가 다가오면서 각 기관들이 상충된 주장을 하며 예민한 반응을 주고받자 일각에서 경찰과 경호처의 물리 충돌 발생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경찰과 국수본, 경호처 세 기관은 이날 오전 8시께 3자 회동을 가졌지만, 이렇다 할 결과를 내지 못하고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결렬됐다.

공조본과 경호처 양 기관은 최근 각각 ‘강경대응’을 시사했다. 경찰은 이달 13일 경찰청 국수본 특수단 기자간담회에서 안전을 원칙으로 내세우면서도 “원칙적으로 현장에서 공무집행을 방해하는 (경호처) 직원에 대해서는 현행범 체포한 뒤 분산 호송 조사할계획”이라며 “협조하는 직원은 선처할 예정이며, 경호처 관계자에게 체포영장 집행에 협조해줄 것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이에 질세라 경호처는 “사전 승인없이 강제로 출입하는 것은 위법”이라며 “불법적인 집행에 대해서 관련 법률에 따라 기존 경호 업무 매뉴얼대로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수도권 광역수사단 소속 형사기동대·마약수사대 등 ‘체포전문가’ 1000여 명을 동원해 2차 집행에 나설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15일 새벽 경찰이 본격적으로 2차 집행을 시도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이를 저지해야 하는 경호처 또한 ‘강경파’ 김 차장의 지휘 하에 700여 명의 경호처 인력을 최대한 동원할 예정이다.

서울경제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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