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백 YTN 사장이 윤창현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과 고한석 언론노조 YTN지부장을 고소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지난해 김 사장 취임을 규탄한 언론노조의 기자회견이 명예훼손과 모욕죄에 해당한다는 주장이다. 언론노조 YTN지부는 “거짓으로 점철된 고소장”이라며 즉각 취하를 요구했다.
언론노조 YTN지부는 14일 성명을 통해 김 사장이 고한석 지부장과 윤창현 위원장을 고소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YTN지부는 김 사장의 지난 2월28일 고소 이후 1년 가까이 지난 시점에야 경찰이 출석을 통보하며 고소 사실을 인지했다고 했다.
YTN지부에 따르면 김 사장은 허위사실 적시에 따른 명예훼손과 모욕죄를 주장했다. 지난해 2월 언론노조가 서울 여의도 유진그룹 사옥 앞에서 개최한 ‘유진그룹, YTN 이사진 내정 규탄’ 기자회견을 문제 삼았다는 것이다. 유진그룹이 불법·졸속 논란 속에 YTN 최대주주가 된 직후, 이명박 정부 시절 YTN 경영진이었던 김 사장과 배석규 이사 등이 경영진에 내정됐을 때였다. 언론노조는 “유진그룹이 방통위에 밝혔던 ‘방송 공정성을 위한 기존 제도를 지키겠다’는 약속을 이미 어겼다”며 “권력의 나팔수 YTN에 발 못 붙인다”고 규탄했다. 김 사장은 고소장에서 기자회견 내용 대부분을 허위사실이라고 주장했다.
YTN지부는 이날 성명에서 “현재 노사는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12월 30일 임단협의 개시를 알리는 노사 상견례 자리에서 김백 사장은 ‘인내와 양보를 바탕으로 서로 노력하자’고 말했다. 취임도 전에 노동조합의 대표자를 고소한 김백 사장의 입에서 ‘인내와 양보’라는 말이 나온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다. 뻔뻔하기 그지없다”고 비판했다.
YTN지부는 “김 사장은 심지어 ‘YTN 해직 사태의 주범’이라는 사실도 부인했다”고 했다. 김백 사장은 지난 2008년 경영기획실장으로 이명박의 언론특보 낙하산 사장을 반대하던 기자 6명을 해직한 인사위원회의 인사위원이었다. YTN지부는 “당시 구본홍 사장이 국회에 나와 ‘해고는 과하다고 했지만, 인사위원들이 밀어붙였다’고 증언했을 정도로, 공정방송을 외치던 후배들을 악랄하게 탄압한 것이 김백 사장”이라고 했다.
YTN지부는 이어 “김원배 전무가 2014년 뉴욕 특파원 시절 정부가 핵 개발에 나선다는 대형 오보를 냈지만, ‘경고’로 징계를 마무리한 인사위원장이 김백 사장이라는 사실조차 부인했다”며 “류희림 방심위 청부 민원 사건에 김백 사장이 초대 이사장이었던 공정언론국민연대가 연루됐다는 의혹 등 자신에게 조금이라도 불리한 내용은 모두 허위사실 공표에 의한 명예훼손이라고 주장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거짓으로 점철된 고소장은 신의성실을 바탕으로 하는 노사 교섭 도중 노조로 날아왔다”고 했다.
YTN지부는 “2차 교섭에서 사측은 노조 활동을 제약하는 쪽으로 단협을 바꾸겠다는 귀를 의심하게 하는 발언도 했다”고도 했다. 지부에 따르면 지난 9일 사측 인사가 “과도한 노조 활동 보장을 개정”하는 안을 내놓겠다고 발언했다는 것이다. YTN지부는 “노동자의 노동3권 행사를 방해하는 사용자의 모든 행위가 부당노동행위다. 부당노동행위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천만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며 “노조의 언론 활동을 위축시키기 위한 김백 사장의 고소 역시 명백한 부당노동행위”라고 했다. 지부는 “사측은 임단협이 파국으로 치닫기 원하지 않는다면 당장 고소를 취하하고, 부당노동행위 소지가 있는 단협 개정안을 제시할 생각도 집어치우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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