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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전·단수…실체 드러난 ‘언론 말살’ 작전에 언론계 “이상민 구속수사”

미디어오늘 조회수  

▲윤석열 대통령. 사진=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 사진=대통령실

12·3 내란사태 당시 언론 통제가 추진된 정황의 조각들이 맞춰지고 있다.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한겨레, 경향신문, MBC, 뉴스공장(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등 단전·단수를 지시했다는 폭로가 나오면서 이 장관을 구속수사라하라는 언론계 요구도 높아지고 있다.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는 지난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출석한 허석곤 소방청장의 증언으로 드러났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질의에 답하는 과정에서 허 청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난달 3일 오후 10시37분께 이 전 장관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며 “몇 군데 언론사를 말하며 ‘경찰청에서 요청이 오면 협조했으면 한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날 허 청장은 이 전 장관이 언급한 단전·단수 대상에 한겨레, 경향신문, MBC, 뉴스공장(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 등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조선일보 포함 여부를 묻자 “기억이 없다”고 했다. 다만 허 청장은 “단전·단수는 우리가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어떤 조치도 하지 않았다”며 실제 조치를 취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지난달 경향신문 등 언론 보도와 조지호 경찰청장 측의 증언을 종합하면 비상 계엄 당일 윤 대통령이 MBC, 여론조사꽃(뉴스공장 김어준씨가 설립한 여론조사기관) 등 10여 곳을 ‘장악 대상 기관’으로 적시한 문건을 조 청장과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에게 전달했다. 조 청장과 김 전 청장은 모두 내란사태 관련 구속 수사를 받고 있다.

지난달 23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자필 수첩에서 정치인, 언론인, 노동조합, 판사 공무원 등이 ‘수거 대상’으로 표현됐다고 밝혔다. 우종수 국가수사본부장은 이 수첩에 “사살”이라는 표현도 포함됐다고 시인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직후 발표된 계엄사령부 포고령에는 ‘모든 언론과 출판은 계엄사령부의 통제를 받는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날의 ‘장악 대상’ ‘단전·단수 조치 대상’으로 드러난 언론·매체는 공교롭게도 소위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거나 윤 대통령 등에 비판적인 보도가 두드러진 곳들이다. 언론 통제·진압 관련 지시가 발빠르게 시행됐거나, 국회가 비상계엄령 해제결의안을 통과시키지 못했다면 언론의 비판 기능이 말살됐을 수 있다는 우려가 지속된 이유이다.

▲5일 오전 행안위 긴급현안질의에 출석한 이상민 장관.
▲5일 오전 행안위 긴급현안질의에 출석한 이상민 장관.

언론계는 이상민 전 장관 구속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방송기자연합회·전국언론노동조합·한국기자협회·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한국방송촬영인연합회·한국영상기자협회·한국영상편집기자협회·한국PD연합회 등 8개 언론 현업인 단체는 14일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은 자신의 친위 쿠데타가 내란이 아니라고 변명하면서 제대로 계엄을 시행했다면 ‘방송 송출도 제한했을 것’이라며 가정법을 썼다. 그러나 어제 확인된 이상민 전 장관의 단전 단수 지시는 전체 언론에 대한 대대적 검열과 함께 특정 언론사에 대한 공권력 투입과 장악, 마비를 준비했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이어 “이상민 전 장관은 국회에 출석해 내란 가담 사실을 부인한 뒤 사표를 던지고 지금까지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고 있으며, 수사 선상에서도 제외된 상태다. 그러나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의 최측근이자 치안 업무의 총책이었던 그가 직접 특정 언론사에 대한 단전, 단수 지시를 내린 사실이 확인된 이상 수사당국은 즉시 이 전 장관을 체포하고 구속수사해야 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특정 언론사 단전,단수 시도를 포함한 언론 장악 통제 계획이 임기 내내 비판언론을 겁박했던 윤석열로부터 비롯된 내란 실행 계획인지를 명확히 밝혀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우리는 언론에 대한 검열을 넘어 단전, 단수 시도까지 서슴지 않았던 12·3 내란을 정치적 결사, 집회, 시위 등 정치적 권리 뿐 아니라 언론을 통한 국민의 알 권리와 말할 권리 모두를 짓밟으려 했던 극악무도한 반헌법 범죄행위로 언론사에 또렷이 기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디어오늘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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