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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시위대 옆으로 등하교하는 한남초 아이들 205명… “무서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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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 한남초 정문 앞 횡단보도 옆에 바리케이드가 설치돼있다. /뉴스1
서울 용산구 한남초 정문 앞 횡단보도 옆에 바리케이드가 설치돼있다. /뉴스1

“시끄럽고 무서워요.”

지난 13일 서울 용산구 한남초등학교에 방과후 수업을 들으러 가던 박모(10)양은 엄마 손을 꼭 쥐고 있었다. 엄마는 경찰 질서유지선을 지나 학교로 들어간 아이의 뒷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정문을 지켰다.

한남초는 지난 1일 33일간의 겨울방학을 시작했지만, 지금도 방과후학교·돌봄교실·늘봄교실 등 다양한 교육 활동이 진행 중이다. 방학 중에도 학생 205명이 학교를 드나드는데, 이 가운데에는 유치원생 14명도 있다.

한남초는 한남대로에 접해 있다. 교사(校舍) 북쪽은 대통령 관저로 들어가는 길이고, 한남초 왼쪽 담장 너머는 윤 대통령 탄핵 찬반 시위가 벌어지는 곳이다. 한남초 정문과 대통령 관저 입구까지는 150m 정도 떨어져 있다. 한남초로 들어가는 문은 정문 하나 밖에 없는데, 아이들이 등교하려면 꼭 지나야 하는 이곳에서는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농성을 벌이고 있다.

학교 담장에는 ‘우리 아이들 안전을 위해 통학로는 지켜 주세요’ 현수막 옆에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싸우겠습니다’, ‘415 부정선거 사형’ 등이 써 있는 피켓이 함께 걸려 있다. 학교 옆 인도는 은박 매트와 담요, 박스 등 ‘밤샘 시위’의 흔적으로 너저분했다. 박양이 학교에 들어갈 때 한 윤 대통령 지지자는 스피커로 군가를 틀어 놓고 “빨XX를 잡아들여라”, “탄핵 무효” 등을 외쳤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경찰에 집회 신고도 하지 않은 채 한남초 인근 도로를 점거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체포영장이 발부된 작년 12월 31일부터 한남초 앞에 시위대가 모였다. 이들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1차 체포영장 집행 시도가 있던 지난 3일부터 이곳에서 밤샘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많을 땐 300여 명, 적을 때도 30여 명이 집회를 벌인다.

서울 용산구 한남초 옆 인도에서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농성을 벌이고 있다. /정두용 기자
서울 용산구 한남초 옆 인도에서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농성을 벌이고 있다. /정두용 기자

윤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는 이들도 한남동에 결집하고 있다. 이들은 경찰 안내에 따라 한남초 정문과 각각 200m, 150m쯤 떨어져 있는 볼보빌딩 앞과 일신홀 앞에서 주로 집회를 벌인다. 한남초 앞 육교는 볼보빌딩·일신홀로 가는 길목이다. 이 때문에 한남초 정문 앞에 모여있는 윤 대통령 지지자들과 충돌이 자주 벌어지곤 한다. 욕설을 주고받는 것은 물론 들고 있는 서로의 피켓을 뺏거나 이동하지 못하게 막아 다툼도 잦다.

한남초에 다니는 자녀를 둔 김모씨는 “최근 아이와 육교를 건너는 데 정문 인근에서 양측에서 입에 담지도 못할 욕설을 해 아이를 안고 들고 ‘듣지 마라’고 했다”며 “최소한 학교 앞에서는 충돌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5학년 여학생의 바이올린 방과후수업을 위해 등굣길에 같이 온 학부모 이모씨도 “심할 때는 학교 앞에 (시위대가) 100명씩 몰린다”며 “학교에서 ‘꼭 같이 와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돌봄교실’ 보낸 맞벌이 엄마 “미안한 마음뿐” 시위대 “해산 없다”

한남초는 시위대가 정문 앞까지 접근하고 몇몇은 ‘화장실 이용’ 등을 이유로 교내 침입을 시도하자 지난 6∼7일 신입생 예비 소집을 취소하고 6일 방과후교실도 운영하지 않았다. 이에 중부교육청과 용산경찰서는 지난 9일부터 아이들의 안전 확보를 위한 대응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경찰은 정문에 시위대가 접근하지 못하도록 질서유지선을 다시 쳤고, 중부교육지원청은 ‘통합안전지원단’을 꾸려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1시까지 4명이 한남초 정문에서 아이들을 보호하고 부모에게 인계한다. 부모가 하굣길에 오지 못한다면 아이가 시위 장소와 멀어질 때까지 동행한다. 시위대 때문에 통학 차량이 학교 정문에 접근이 불가능해지자 안심존을 만들어 정차가 가능하도록 하기도 했다.

경찰은 학교 앞 시위대에 현장에서 구두로 해산을 요청했지만 달라지는 건 없었다고 한다. 현장에서 만난 한 경찰관은 “강제로 해산시키는 건 사실상 어렵다”고 말했다.

지난 13일 서울 용산구 한남초 정문에 ‘이재명 체포’ 문구가 적힌 피켓을 몸에 건 남성이 서 있다. /정두용 기자
지난 13일 서울 용산구 한남초 정문에 ‘이재명 체포’ 문구가 적힌 피켓을 몸에 건 남성이 서 있다. /정두용 기자

한남초 늘봄교실(11명), 돌봄교실(30명)에 아이를 보낸 학부모는 불안하다. 통합안전지원단 직원들이 철수한 오후 2~3시, 늦으면 오후 6시30분에 과정이 끝나는 경우가 있어서다. 맞벌이 엄마 이모(47)씨는 “오늘은 아이 걱정에 반차를 쓰고 왔지만, 매번 그럴 수는 없다”며 “바쁜 엄마라서 미안한 마음뿐”이라고 했다.

인근에서 농성 시위 중인 최모(57)씨는 “모든 참가자가 위협적인 건 아닐 테지만, 아이들은 무서울 수 있을 테니 미안한 마음은 있다”라면서도 “이렇게 곳곳에 윤 대통령 지지대가 있어야 공산 세력으로부터 나라를 지킬 수 있기에 해산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조선비즈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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