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학원가까지 마약 범죄가 침투하며 한국 사회의 마약 문제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최근 검찰은 강남 학원가 주변에서 청소년을 대상으로 마약을 유통한 조직을 적발했다. 이들이 미성년자를 주요 타깃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다. 한때 ‘마약 청정국’으로 불리던 한국이 이제는 글로벌 마약 시장의 중요한 소비처로 전락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 사회는 더 이상 마약 청정국이 아니다. 마약은 이제 사회 전반에 퍼져 있다. 처벌만으로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박경섭 변호사(법무법인 에프앤엘파트너스)는 강력 사건과 마약 범죄를 전문으로 다루며 이 같은 현실을 경고했다. 박 변호사는 검사 재직 시절부터 마약 사건을 전담하며 한국의 마약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방법을 고민해왔다.
박 변호사는 “SNS, 다크웹, 가상화폐 등 비대면 거래 방식의 확산이 마약 유통을 더욱 용이하게 만들고 있다”며 “텔레그램을 이용한 ‘던지기’ 방식은 수사망을 피하기 위한 새로운 수법으로, 마약 공급이 단순히 특정 지역을 넘어 청소년들에게까지 침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강남 학원가에서 적발된 마약 사건은 이러한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 사건에서 마약 유통 조직은 학교 주변에서 활동하며 미성년자들을 유혹했다. 특히 ‘학업 스트레스 해소’와 같은 명목으로 마약을 판매해 피해를 키웠다.
박 변호사는 검사 재직 당시 처벌 중심의 마약 대응 방식을 탈피하고, 마약 중독자를 재활과 치료를 통해 사회로 복귀시키는 사법-치료-재활 모델을 도입했다. 이 제도는 마약 투약 사범의 중독 정도를 평가하고, 성실히 치료와 재활 프로그램에 참여할 경우 기소를 유예해주는 방식을 포함한다.
“단순히 처벌하는 것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마약 중독자는 처벌보다 치료와 재활을 통해 사회로 복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아야 한다. 이는 재범률을 낮추고,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박 변호사의 사법-치료-재활 모델은 단순히 법적 대응에 머물지 않고, 마약 중독자가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모델은 도입 이후 여러 마약 사건에서 재범률을 낮추는 데 효과를 보여주었으며, 현재는 한국형 마약 대응 전략의 주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박 변호사는 한국 사회가 마약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처벌, 예방, 재활이 균형을 이루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마약 중독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사회로부터의 단절이 아니라 새로운 기회를 제공받는 것”이라며 “마약 범죄는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 전체가 함께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또한 한국이 마약 청정국으로 다시 자리매김하기 위해선 강력한 법적 대응과 함께 예방 교육, 치료 및 재활 프로그램의 확충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박경섭 변호사의 전문성과 사법-치료-재활 모델은 한국 사회가 마약 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의 철학은 단순히 범죄를 처벌하는 것을 넘어, 마약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근본적인 접근을 제시하고 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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