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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교과서 ‘교육자료’ 격하에…공동행동 나선 발행사들 “소송 검토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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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13일 열린 ‘2024 대한민국 교육혁신 박람회’에 AI교과서가 비치돼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지난해 12월 13일 열린 ‘2024 대한민국 교육혁신 박람회’에 AI교과서가 비치돼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권신영 기자】 인공지능(AI)디지털교과서 발행사들이 초·중등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의 국회 통과 무효화를 촉구하며 공동행동에 나섰다. 법안이 백지화되지 않는다면 법적 대응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천재 교과서, YBM, 구름, 에누마 등 7개 AI교과서 발행사들은 1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이룸센터에서 ‘AI 교과서 교과서 지위 유지 촉구를 위한 공동 기자회견’을 개최해 초·중등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의 전면 백지화를 요구했다.

발행사들은 “AI교과서의 교과서 지위는 반드시 유지돼야 한다”면서 “지위가 교육자료로 격하될 경우 헌법소원, 행정소송 및 민사소송 등 법적 구제 절차를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달 26일 정부가 오는 3월부터 교육 현장에 도입할 예정이었던 AI교과서의 지위를 교육자료로 규정하는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교과서와 달리 교육자료는 학교장 재량에 따라 사용 여부가 결정된다.

AI교과서 발행 업체들이 법적 조치를 경고하는 공동행동에 나선 배경에는 지난 10일 교육부가 발표한 ‘2025년 주요 업무 계획’이 있다. 이날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앞으로 1년 동안 AI교과서의 지위와 관계없이 학교 현장에서 자율적으로 쓸 수 있도록 하겠다며 유예기간을 뒀다.

AI교과서의 경우 과목당 개발비는 30억원 가량으로, 최대 수백억원의 개발비를 투입한 업체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발행사들은 교육부의 1년 유예 결정에도 부정적인 입장을 취했다. 이들은 유예기간이 끝난 이후에도 이번 손해에 대해 실질적으로 보상받기란 어려우며 혼란이 지속될 것이라 전망했다.

지난해 12월 13일 열린 ‘2024 대한민국 교육혁신 박람회’에서 초등학생들이 AI교과서를 통한 영어수업을 듣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지난해 12월 13일 열린 ‘2024 대한민국 교육혁신 박람회’에서 초등학생들이 AI교과서를 통한 영어수업을 듣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천재교과서 박정과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성명문 낭독을 통해 “지역이나 학교에 따라 차등 없이 균등하게 교육받을 학생들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서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의 전면 백지화를 강력히 촉구한다”며 “AI교과서를 원안대로 학교 현장에 도입함으로써 교육 정책의 신뢰를 회복하고 지역과 학교에 따라 차등 없이 학생들이 교육받을 권리를 보장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AI교과서 개발과 도입 정책을 일관성 있게 추진해 학교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해야 한다고도 요구했다. 발행사들은 “개발을 위해 막대한 예산과 인력을 투입했지만 AI교과서가 교육자료로 격하되면 고스란히 손해를 보게 된다”며 “학생들의 교육권과 업체들의 생존권에 문제가 생긴 만큼 헌법소원과 행정소송, 민사소송 등 법적 구제 절차를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발행사들은 이 밖에도 AI교과서가 교육자료가 될 경우 ▲지역별 도입 차이에 따른 교육 불평등 발생 ▲개인정보 유출 위험 문제 ▲소급입법 문제 ▲AI교과서에 대한 교육부의 질적 관리 불가능 ▲세계적 트렌드 역행 등이 우려된다고 짚었다.

한편 교육부는 AI교과서를 교육자료로 규정한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에 대해 재의를 요구(거부권 행사)할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개정안이 정부로 이송되면 재의요구권을 행사하기로 당정협의에서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거부권이 재의결되기 위해서는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교육부 구연희 대변인은 “오는 14일 국무회의에는 재의요구 결의안이 올라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에 재의요구 건의가 이뤄지지 않는다 해도 오는 21일 국무회의가 있다”면서 “오는 17일 AI교과서 청문회 이후 다음 주 국무회의에 건의안이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투데이신문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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