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거래의 달콤함 뒤에 숨어 있는 함정들.
매달 수천 건의 사기가 발생하며 피해는 급증 중.
거래 플랫폼의 안전장치, 여전히 부족
“엄마 사드리려고 했는데, 이렇게 사기당할 줄 몰랐어요”, “판매자와 1년 넘게 거래해서 안도했는데, 갑자기 돈을 들고 사라졌어요”
최근 중고 거래 플랫폼인 당근마켓과 중고나라에서 발생하는 사기가 폭증하면서 피해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다. 직거래라는 간편함 뒤에 숨은 함정을 간과한 사용자들이 늘어나면서 경찰과 법적 제도의 한계도 드러나고 있다.
폭증하는 중고 거래 사기, 끝이 없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양부남 의원이 지난해 12월 경찰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 작년 1월부터 10월까지 중고 거래 사기 건수는 8만 건을 넘어섰다. 이는 월평균 8천 건에 달하는 수준으로, 연말까지 10만 건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사기는 이제 소액 거래에만 그치지 않는다. 명품 시계, 자동차, 상품권 등 고가 품목까지 거래되면서 피해 규모도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당근마켓에서 상품권 사기를 당한 한 30대 청년은 “판매자와 1년 넘게 거래했다. 근데 돈을 들고 잠적했다”며 “1심 공판에 가보니 피해자만 27명에다가 피해액만 11억원에 달했다”며 허탈감을 드러냈다.
일각에서는 ‘왜 수사를 제대로 안 하느냐’고 하지만 최근 중고 사기가 소액보다는 고가 품목까지 늘어나면서 전국 경찰청 및 255개 경찰서는 이미 중고사기 피해로 포화된 상태다.
한 경찰관은 “중고 사기 피해가 너무 많아 큰 사건부터 우선 처리할 수밖에 없다. 그러면 소액 피해자들의 불만이 폭주한다”고 하소연했다. 이러한 한계는 사기범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는 악순환을 만들고 있다.
사기의 전형적 수법들
전문가들은 폭증하는 중고거래 피해로 사건처리가 늦어지는 만큼 사기범들의 패턴을 미리 파악해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조언한다.
중고 거래 사기의 대표적인 유형은 비대면 택배 거래 사기다. 판매자가 물건을 택배로 보내겠다고 약속한 뒤 선입금을 받은 후 잠적하거나, 가짜 운송장 번호를 제공하며 시간을 끌다 사라진다.
또한 허위 매물 등록과 가짜 안전결제 페이지를 이용한 사기도 빈번하다. 유명 브랜드의 전자제품, 티켓 등을 미끼로 삼아 구매자를 유인한 뒤, 입금받고 연락을 끊는 방식이다.
특히 감성적인 접근법도 활용된다. “이민을 가게 되어 급히 판매한다”는 식의 스토리로 구매자를 안심시키는 것이다. 중고 거래 사기의 87% 이상이 이러한 비대면 방식에서 발생하고 있어, 사용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해결책은 없는가? 전문가의 제언
전문가들은 폭증하는 중고 거래 사기를 해결하기 위해 제도의 획기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동국대 이윤호 교수는 “사인 간 문제 성격이 강한 중고 거래 사기의 경우, 공인 탐정 제도를 도입하거나 민영화된 수사 방식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당근마켓은 안심결제 기능을 도입해 안전성을 강화할 계획이지만, 이러한 기술적 보완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비판도 있다.
궁극적으로는 법적 처벌을 강화하고, 거래 안전성을 높이는 플랫폼의 책임 강화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하지만 사용자들 역시 거래 시 신중을 기하고, 고가 물품의 경우 직거래를 선호하는 등 기본적인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중고 거래는 더 이상 단순한 물물교환이 아니다.” 급증하는 사기 피해 속에서 플랫폼 사용자들의 경각심과 제도적 대응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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