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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백영의 생생 디자인] 모바일쇼핑이 마음을 사로잡는 이유–쇼핑몰 UX 디자인의 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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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현관 신발 정리는 늘 필자의 몫이다.

오늘도 정리를 하던 참에 낡은 아들의 운동화가 눈에 들어 왔다.

올해 고등학생이 되는 아들은 최근 친구들과 농구를 많이 하는 모양이다. 사준지 얼마안된 운동화가 이미 낡아 터져 있다. 오랜만에 아들과 신발사러 쇼핑몰에 함께 가서 데이트할 생각에 돈이 아깝지 않다.

▲필자 아들의 헤진 운동화. /한백영
▲필자 아들의 헤진 운동화. /한백영

필자: 아들아! 신발사야겠네? 아버지랑 주말에 같이 잠실에 가자.

아들: 네. 아버지 감사합니다. 그런데 저 인터넷으로 살게요.

필자: 응?

아들: 저 주말에 농구도 하고 친구들 약속이 있어요. 제가 골라서 링크 드릴테니 사주세요.

필자: 아. 그래도 직접 신어보고 사야지?

아들:아버지 요즘 다 인터넷으로 사잖아요. 누가 촌스럽게 직접 가요.(그것도 아버지랑….)

그랬다. 필자 역시 얼마전 실내 테니스화를 인터넷으로 쇼핑했다.

신발·의류·책·가전제품을 비롯해 심지어 내일 아침 먹을 콩나물과 두부도 이제는 인터넷으로쇼핑하는 시대다.

필자는 2000년도부터 이커머스에서 디자이너로 일을 시작했고, 2024년까지도 현직 커머스 디자이너로 근무했다. 영광스럽게도 우리나라의 이커머스 시작부터 성장까지 함께 했다.

 2000년 당시 근무하던 회사(신세계몰, 지금의SSG)의 연매출 목표가 100억쯤이였고, 2010년 초에는하루 매출 목표가 100억원 됐다. 엄청난 성장이다.

우리나라 이커머스 성장은 전 세계적으로도 눈여겨 볼만하다.

코로나 이후 급성장한 이커머스 매출은 2022년에 210조원, 2023년 227조원,그리고 2024년은 247조로 추산된다.

2000년의 5조~6조원 시장이 현재 250조원으로 성장했으니 24년 동안 50배쯤 성장한 셈이다. 

성장세도 놀랍지만, 현재 우리나라의 이커머스 시장 규모는 전세계 다섯번째로 큰 시장이다.

이처럼 신발 사러 당연히 매장에 가서 신어보고, 만져보고 사야했던 습관을 버리게 한

이커머스의 성장에는 큰 모멘텀이 있었다. 바로 2007년 아이폰의 등장이다.

이후로 스마트 폰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뉴스도 보고, 게임도 하고 쇼핑도 하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이제는 버스나 지하철에서 주변 사람들이 스마트 폰으로 쇼핑하는 풍경이 익숙하다.

어떤 이는 골프채를 살펴 보기도 하고, 어떤 이는 멋진 옷들을 살펴 보기도 한다.

작은 스마트 폰이 불편하지도 않은지 능숙하게 아래로 스크롤하고 맘에 드는 상품이보이면 터치해서 상세하게 찾아 본다.

작은 폰이 사용하기 불편하지 않나 싶지만 거기에는 만든 이들의 비밀이 녹아 있다.

바로 UX라는 녀석이다.

 UX, 즉 사용자 경험(User Experience)은 사용자가 느끼는 모든 상호작용을 매끄럽고 직관적이며 즐겁게 만들어 준다. 온라인쇼핑(특히 스마트폰)을 매력적으로 만드는것이 바로UX이다.

사용자가 무엇을 원하고 필요로 하는지 이해함으로써 UX디자인은 웹사이트, 앱에서의 상호작용을 형성한다.이것을 UX 또는UX디자인이라고 한다.

▲도널드 노먼. /노먼 개인홈페이지 캡처
▲도널드 노먼. /노먼 개인홈페이지 캡처

 UX는 도널드 노먼(DonaldNorman)이  만들어 낸 개념으로 ‘사용자 경험'(UserExperience)을 말한다. UX는 사용자가 어떤 시스템·제품·서비스를 직·간접적으로 이용하면서 느끼고 생각하게 되는 지각과 반응, 행동 등 총체적 경험을 말한다.

◆모바일 쇼핑이 매력적인 이유

좋은 (혹은 잘 만들어진) UX를 지닌 모바일 쇼핑 경험은 매력적이다. 당연히 처음부터 매력적이었던 것은 아니다. 2010년 롯데닷컴시절, 모바일 서비스를 처음 도입했을때는구매 버튼이 없었다.

당시 상품을 보고 구매하고 싶다면 고객센터로 전화를 해야 했다. 그때 모바일쇼핑은실제 구매가 불가능한 모바일 카탈로그에 불과했다. 진화를 거듭하여 이제는주문하면 다음날 새벽에 상품이 도착하는 세상이 됐다. 그 사이 기술과 서비스가 엄청나게  진화했고, UX도 많은 발전을 이루었다. 좋은 UX는 쇼핑 탐색 여정시 만족감을 제공하고, 심리적 보상욕구를 충족시키며, 의사결정의 불안을 줄여 준다.

◆온라인 쇼핑에서 UX 역할

첫째 :쉬운 사용성

고객(사용자)이 ‘사용하기 쉽게’ 만드는 것이 UX의 가장 큰 역할이다. 잘 만들어진 이커머스 플랫폼은 사용할 때 고객에게 고민을 덜어 줘야 한다. 내가 좋아하는 상품,브랜드를 빠르고 쉽게 찾을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대부분의 쇼핑몰에서는 검색과 카테고리 탐색 기능을 제공한다. 기능 제공은 하지만 각 플랫폼마다 사용성은 다르다 (목적에 따라 다르기도 하지만 진지한 UX 고민을 못해 다르기도 하다)

고객 상당수가 검색 기능을 많이 사용하는데, 최근 검색하거나 구매한 상품을 대부분 하단에 노출해 주고 있다.(주기적으로 자주 구매하는 상품이 검색할 때마다 눈에 띄면 얼마나 편할까 싶다) 이 때 어떤 곳은 텍스트만, 어떤 곳은 이미지까지 노출해 준다.

고객에게는 어떤 방법이 더 편할까? (쿠팡은 이미지까지,다른 곳들은 텍스트만…) 사용자 입장에서 어떤 콘텐츠를 어떤 위치에 어떤 모양으로 넣을까 고민하는 것이 바로 UX이다. 좀 더 쉽게 설명하자면 ‘어떤 위치,어떤 모양이 사용자에게 좀 더 편리하고 쉽게 쇼핑에 도움을 줄수 있을까’ 고민하고 구현하는 것이 바로 UX이다.

▲롯데온(좌측)과 쿠팡(우측)의 검색서비스 :쿠팡의 검색이 자주 신상품이 노출돼 반복적으로 구매하는 상품을 사기 쉽다. /홈페이지 캡처
▲롯데온(좌측)과 쿠팡(우측)의 검색서비스 :쿠팡의 검색이 자주 신상품이 노출돼 반복적으로 구매하는 상품을 사기 쉽다. /홈페이지 캡처

둘째: 사용자 행동 유도 : CTA(Call toAction)

습관적으로 또는 무의식적으로 터치해 다음 페이지로 이동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고도로 설계된 CTA(Call to Action)의 효과이다. CTA는 ‘사용자 행동 유도’라는 의미로, 사용자로 하여금 특정 행동을 취하도록 설계된 요소이다.

예를 들어 이벤트 행사 페이지에서 ‘지금 구매하기’, ‘무료체험 시작’과 같은 버튼은CTA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효과적인 CTA는 명확하고, 시각적으로 두드러지며, 행동의 가치를 사용자에게 전달해야 한다. CTA는 이벤트 페이지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어느 화면에 있든 목적에 따라 명확히 이동할 수 있도록 적용되어야 하며, 특히 구매결정에 관련된 장바구니 담기나 결제하기 버튼 등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화면 내에서 시각적으로 두드러지게 표현돼야 한다. (쿠팡의 결제버튼은 눈에 너무너무 잘 띄기도하지만, 사용방법도 쉽다, 손가락 대고 쓱~ 밀면 바로 결제가 된다)

▲쿠팡의 결제 버튼 : 결제 페이지로 이동할 필요 없이 상품 상세화면에서 바로 결제가 가능하다. /쿠팡앱 캡처
▲쿠팡의 결제 버튼 : 결제 페이지로 이동할 필요 없이 상품 상세화면에서 바로 결제가 가능하다. /쿠팡앱 캡처

셋째-감정적 연결

온라인 쇼핑은 외로운 탐험의 여정이다. 손잡고 누군가(아들과..) 함께 둘러 보고 이야기 나누는 오프라인 쇼핑과 다르다. 상품을 찾고, 리뷰를 살피고, 구매 결정까지 오로지 혼자만의 시간이다.

이 외로운 여정을 좀 더 즐겁고 편하게 해주는 것이 UX다. 이 머커스 플랫폼 성격에 맞게 시각적 즐거움을 제공해야 한다. 플랫폼에 따라 시각적 즐거움을 제공하거나(29CM의 홈화면처럼) 정갈한 상품 이미지와 설명으로 고객의 마음을 이끄는 방식(컬리의 상품 상세 페이지처럼)이 UX의 중요한 역할을 한다.

▲29CM :마치 화보를 보듯 기분좋게 만드는 홈 화면. /29cm 앱 캡처
▲29CM :마치 화보를 보듯 기분좋게 만드는 홈 화면. /29cm 앱 캡처
▲컬리의 상품 상세 : 정갈한 상품 이미지와 설명으로 고객의 마음을 이끈다. /컬리 앱 캡처
▲컬리의 상품 상세 : 정갈한 상품 이미지와 설명으로 고객의 마음을 이끈다. /컬리 앱 캡처

쇼핑은 오프라인이든 온라인이든 인간 심리에 깊이 뿌리박힌 경험이다. 세심한 UX 디자인과 효과적인 CTA를 통해 이커머스 플랫폼은 단순한 거래를 매혹적인 여정으로 탈바꿈시킨다.

사용자 니즈를 충족시키고 기쁨의 순간을 만들어 내는 UX는 쇼핑을 단순한 필요가 아닌 꿈꾸는 여정의 활동으로 만들어 낸다. 개인적으로 훌륭한 UX는 UX 자체가 도드라지지 않고 목적 자체에 몰입할 수 있게 도움을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술과 인간의 행동이 계속 진화함에 따라 이커머스의 UX는 여전히 끝없는 가능성을품고 발전할 것이다.

PS : UX는 모바일 쇼핑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생활 전반에 걸쳐 사용자 편의성을 고민한 결과물들이 즐비하다. 특히 모바일 디바이스에서는 작은 화면에서도 고객을 불편하지 않게 해야 하기 때문에 더욱 심도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

생생비즈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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