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준 전 대통령경호처장이 사임한 지난 10일 김성훈 경호처 차장(경호처장 직무대리)의 주재로 열린 간부 회의에서 권총뿐 아니라 중화기 무장까지 거론됐던 사실이 드러났다고 MBC가 12일 보도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첫 번째 체포영장 집행에 참여했던 한 경호관은 MBC에 사직 당일 소집된 부·과장단 회의에서 중화기로 무장하는 안이 논의됐다고 전했다.
경호관은 평소 권총을 휴대한다. 2차 체포영장 집행에 대비해 기관단총 이상의 무기로 무장하자는 것이다.
이 경호관은 이미 일부 경호관이 중화기 무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강경파 중에는 이를 실제 사용할 가능성이 있는 이들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경계근무에 나서는 경호관들에게 총기를 노출한 상태로 근무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고 덧붙였다. 박 전 처장이 사임하면서 후임 지휘부에 유혈사태 방지와 직원 보호를 당부했지만, 김 차장이 대행을 맡은 후 이러한 방침이 완전히 뒤집혔다는 것이 이 경호관의 주장이다.
김성훈 차장과 이광우 경호본부장 등은 강경파 간부들이다. 이른바 ‘김건희 라인’으로 분류되고 있다. 이들은 극우적 사고방식을 공유하며 이를 진심으로 믿고 있어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제보한 경호관은 전했다.
다만 일선 경호관들이 점차 지쳐가고 명분까지 약화하면서 내부 동요가 심화하고 있다. 일부 경호관은 스크럼 정도 짜고 그 이상 하지 말자는 의견을 내놓으며 전 직원 보이콧이나 연가를 내고 체포영장 집행에 불참하는 방안까지 거론하는 상황이다.
또한 경호처 내부에서는 김성훈 차장의 체포를 바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경호관은 “김 차장의 체포영장이 발부돼도 경호처 직원들이 이를 막지 않을 것”이라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 중화기 무장 논의가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 경호처는 확인할 수 없는 내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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