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채수근 상병의 어머니가 심경을 전했다.
12일 대한민국 순직 국군장병 유족회에 따르면 어머니 A씨는 유족회 홈페이지에 편지 글을 올렸다.
그는 아들의 사건을 수사하다 항명 혐의로 기소됐던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군사법원 1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걸 언급했다.
A씨는 “9일 박정훈 수사단장 선고 공판이 있는 날이었는데 1심은 무죄로 나와 너무 좋았다”라며 “아직 갈 길도 멀고, 넘어야 할 산이 많이 남아있지만 아들이 지켜봐 주고 힘을 실어주라”라고 썼다.
A씨는 “9일 바로 다음 날 (임성근) 전 사단장이 입장문을 언론에 공개했다”라며 “아직도 미안한 마음과 변한 모습은 하나도 없고 본인만 빠져나갈 방법만 찾고 있는 모습에 분노가 치밀어 올라 이렇게라도 아들에게 편지를 써서 알려줘야 될 것 같다”라고 전했다.
임 전 사단장은 10일 입장문을 통해 박 대령의 항명 및 상관명예훼손 무죄 판결에 대해 “납득하기 어렵다”라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A씨는 “아들이 원하는 대로 엄마가 뜻하는 대로 될 것으로 믿는다”라며 “그것만이 엄마가 살 길이고 아들에게 희생에 죗값을 치러야 할 사람은 마땅히 합당한 벌을 받아야 된다고 매일 매일 다짐을 한다”라고 전했다.
이어 “진실이 밝혀져야 되고,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다고 생각한다”라며 “매일 밤 마음속으로 기도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어머니는 “사랑하는 아들, 좀 더 힘을 실어주고 아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기에 끝까지 지켜봐 주길 바라”라며 “꼭 원하는 대로 될거야. 사랑해”라고 말했다.
채 상병은 지난 2023년 7월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민간인을 수색하다가 하천에서 실종돼 숨졌다. 당시 장병들에겐 구명조끼조차 지급되지 않았던 걸로 알려졌다.
박 대령은 무죄가 선고된 날 입장을 밝혔다.
박 대령은 “정의로운 재판”이라며 “오로지 국민 여러분의 지지와 응원, 성원 있었기에 이런 결과가 있었다”라고 말했다.
또한 “지혜롭고 용기 있는 판단을 내려준 군판사들에게 경의를 보낸다”라고 했다.
박 대령은 “돌이켜보면 (채 상병 순직 사건 후) 1년 반의 세월 동안 힘들고 어려운 시간이 제게 있었는데 그걸 버티고 견디고 이겨낼 수 있던 것은 오롯이 이 자리에 계신 국민 여러분의 지지와 응원이 있어서 가능했다”라며 감사를 표했다.
이어 “‘너의 죽음에 억울함이 없게 하겠다’는 (채 상병에 대한) 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선 앞으로도 가야 할 길이 멀기도 하고 험하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저는 결코 흔들리거나 좌절하거니 뒤돌아보지 않고 앞만 보고 약속을 지키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령은 “그것이 바로 정의이고 법치를 살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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