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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 발발 ‘북침’ 아닌 이유는…北, 웅진반도 새벽 4시부터 공격[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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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 발발 ‘북침’ 아닌 이유는…北, 웅진반도 새벽 4시부터 공격[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6·25전쟁 발발 ‘북침’ 아닌 이유는…北, 웅진반도 새벽 4시부터 공격[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1950년 한국전쟁 당시 다리를 건너는 피난민들. 사진 제공=국가기록원

6·25 전쟁이 발발했을 때 북한의 전면 남침 시각은 몇 시가 맞을까.

북한군이 1950년 6월 25일 일요일 새벽 5시에 암호명 ‘폭풍 224’라는 사전 계획에 따라 북위 38도선 전역에 걸쳐 대한민국을 선전포고 없이 기습 남침해 발발한 전쟁이라는 게 일반적인 정설이다.

북한의 공격개시 시간은 ‘6월 25일 5시’라는 객관적 근거는 여러 군데서 발견됐다. 포로를 통해 획득한 기밀문서들 속에서 공격시간은 ‘5시’라고 기록한 메모 수첩으로 연대장으로부터 구두 명령을 받고 받아쓴 대대장·중대장의 수첩이다. 적 2사단의 경우 공격 개시 시간을 05:00로 기록했고, 적 6사단의 경우 05:30으로 기록했다

전투유공자 표창을 올리는 문서 등에 5시로 돼 있다는 것도 발견됐다. 적 2사단 자주포대대 3중대 1소대장 박영희의 공적서는 ‘1950년 6월 25일 5시부터 상부의 명령에 따라 38도선 전투에서 성과는…(이하 생략)’으로 시작된다는 공적서도 있다.

일부에서는 북한의 남침 시각을 6월 25일 새벽 4시로 알고 있다. 그렇다고 새벽 4시란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그러나 6·25전쟁의 남침 시각이 새벽 4시냐 또는 5시냐 하는 문제는 매우 중요하다. 여기에 북한의 계략이 숨어있기 때문이다.

일단 논란의 여지가 없는 대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북한은 서쪽 옹진반도부터 공격을 시작해 개성, 동두천, 포천, 춘천, 주문진으로 확대됐다는 점이다. 38선 전역에 걸쳐 30분 동안 먼저 포사격을 한 다음 공격해 들어왔다.

더욱 확실하고 명확한 근거도 있다. 당시 KBS라디오는 북한의 남침 소식을 알리는 첫 방송(7시 뉴스)을 통해 ‘6월 25일 새벽 5시’라고 발표했다. 12시 뉴스에선 ‘아침 5시부터 8시 사이에 남침해 왔다’고 후속 보도했다.

6·25전쟁 발발 ‘북침’ 아닌 이유는…北, 웅진반도 새벽 4시부터 공격[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6·25전쟁 발발 ‘북침’ 아닌 이유는…北, 웅진반도 새벽 4시부터 공격[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인천상륙작전을 지휘하는 미 육군 더글라스 맥아더 장군. 사진 제공=국가기록원

이는 육군본부 상황실의 통보를 받고 국방부 정훈국이 직접 보도 문안을 작성한 뉴스다. 이렇게 볼 때 남침시각은 4시가 아니라 5시로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북한 남침 시작 근거는 옹진반도에 대한 북한의 공격에서 비롯한다. 이 지역은 평소에도 가끔 교전이 있었던 곳이다. 24일 밤에도 2∼3시쯤 작은 포격이 있었다. 그런데 새벽 4시가 되자 북한은 30여 분 동안 엄청난 양의 화력을 집중적으로 퍼부었다. 전쟁의 서막을 알리는 신호탄과 같았다. 하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아직 조용했다.

그러다 새벽 5시가 되자 38선 전역에서 포사격이 이뤄졌고 30분쯤이 지나 북한군은 일제히 38선 전 지역을 넘어 남으로 공격해 들어왔다. 전면전이 시작된 것이다.

이처럼 당시에 웅진반도가 유달리 다른 지역 보다 한 시간 먼저 공격이 이뤄졌다. 이 점(남침시각)에 대해 주시할 필요가 있다. 북한이 주장하는 남한이 먼저 공격했다는 북침론, 즉 남침유도설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옹진에서 17연대가 해주로 북침하도록 미끼를 던지기 위해 한 시간 전에 공격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17연대가 공격해오면 그를 빌미로 38선 전역에서 총반격을 개시한다는 시나리오 설정이다.

결국 북한의 계획은 실패했다. 옹진반도는 국군 제17독립연대가 방어하고 있다. 17연대는 초전에 와해돼 사상자 추스르기에도 급급했다. 결국 2719명 중 750명의 사상자를 내고 25일 저녁 육군본부로부터 철수명령을 받았다. 17연대는 해군 수송선 LST를 타고 26일 아침 인천으로 철수하기에 급급했다. 17연대가 해주를 공격하지 않아 북한의 시나리오는 처음부터 불발된 셈이다.

6·25전쟁 발발 ‘북침’ 아닌 이유는…北, 웅진반도 새벽 4시부터 공격[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6·25전쟁 발발 ‘북침’ 아닌 이유는…北, 웅진반도 새벽 4시부터 공격[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처음으로 군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 34세의 김일성의 모습. 사진 제공=국가기록원

그럼에도 김일성은 측근에게도 남침 사실을 은폐하고자 6월 25일 새벽 3시에 비상내각 회의를 소집했다. 김일성은 그 자리에서 “동지들, 매국 역적 이승만 군대가 38선을 넘어 공화국에 1~2㎞를 무력침공 해왔습니다. 나는 최고사령관으로서 인민군대에게 반격명령을 내렸습니다. 승인하는 결정을 채택하여야 합니다”라고 제안하고 만장일치로 안건은 채택됐다.

그 후 새벽 4시에 옹진반도에 대한 포격을 감행한 것이다. 각료들까지 속인 참으로 기막힌 계략과 연출이다. 물론 웅진반도의 북침 유도 작전이 실패했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북한은 남침을 본격화했다. 남침 루트는 옹진반도 외에 3방향이다. 제1 접근로는 서부전선 개성∼문산∼의정부를 거쳐 서울로 진입하는 코스다. 제2 접근로는 중부전선 철원∼포천을 거쳐 의정부로 들어오는 방향이고, 제3 접근로는 춘천∼가평을 거쳐 경기도 이천으로 돌아 서울로 들어오는 코스다.

이렇게 볼 때 전면 남침 시각은 4시가 아니라 5시로 보는 것이 옳다. 그리고 6·25전쟁은 분명히 북에서 남으로 쳐내려온 남침전쟁이다. 그런데 여전히 북한은 남쪽에서 ‘북침’했다고 계속 허위 선전을 해오고 있다. 해외에서는 남한이 먼저 공격을 가해와 북에서 반격할 수밖에 없었다는 ‘남침유도설’을 주장한다.

이 같은 주장을 가장 잘 받아들인 사람이 바로 친북교수로 잘 알려진 미국 시카고대학 역사학과의 명예교수 ‘브루스 커밍스’ 교수다. 그는 1981년 북침설로 정리해 ‘한국전쟁의 기원’을 발간하기도 했다. 이 책은 한국 좌파운동권 학생들의 필독서다.

이 같은 명백한 근거에도 북한은 남침 사실을 부인하고 은폐하려고 하지만, 공식 정부 문서인 명명백백한 증거가 많다는 점이다. 총사령부가 사단에 내린 정찰 명령 1호(1950.6.18)와 전투명령 1호(1950.6.22)가 있다. 소련 기밀문서가 공개되면서 김일성의 남침 사실이 밝혔고, 1992년 옐친 러시아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한 이후 러시아 교과서는 ‘6·25전쟁은 북한에 의한 남침’이라고 명시하기도 했다.

6·25전쟁 발발 ‘북침’ 아닌 이유는…北, 웅진반도 새벽 4시부터 공격[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6·25전쟁 발발 ‘북침’ 아닌 이유는…北, 웅진반도 새벽 4시부터 공격[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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