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야구단이 홈구장 관중에게 3000만원 짜리 자동차를 주는 경품 추첨 이벤트를 했는데 차 소유권을 놓고 다툼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11일 전해졌다. 실제로 야구장에서 경기를 보다가 당첨된 관중이 차를 받아야 하는지, 아니면 이 관중이 야구 경기를 볼 수 있도록 입장권을 예약해 준 친구가 차를 받아야 하는지가 논란이 되고 있다고 한다.
작년 9월 25일 기아 타이거즈는 광주광역시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팬 감사 행사를 진행했다. 당시는 KBO리그 정규 시즌 홈구장 마지막 경기로 롯데 자이언츠와 맞붙은 날이었다. 기아는 홈구장 120만 관중 돌파를 기념해 광주에서 생산된 기아 ‘2024 스포티지 시그니처 그래비티’ 차량 1대와 LG전자 TV ‘스탠바이미 GO’ 12대를 현장 추첨 경품으로 내놓았다.
자동차 경품은 심재학 기아 단장이 당첨자를 뽑았다. 이어 사회자가 당첨자 좌석 번호에 해당하는 입장권 번호를 부르며 “신분증과 티켓을 지참하고 6회 말까지 3루 응원단상으로 내려와 달라”고 안내했다.
해당 입장권은 고등학생인 A양이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실제로 자동차를 받아 간 사람은 그의 친구인 B군이었다. B군은 야구장 입장권을 예매한 사람이었다.
기아 구단 관계자는 “A양에게 ‘당첨 입장권 좌석에 앉은 사람이 누구냐’고 물었더니 ‘티켓의 주인이 택시를 타고 급하게 오고 있다’라고 했다. A양 요청에 따라 B군이 도착할 때까지 기다려준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A양이 먼저 ‘티켓 주인은 B군’이라고 말했고, 당일 현장 증정 과정에서 (A양은 B군이 스포티지를 받는 것에) 반박하지 않았다”고 했다.
B군도 야구장에 도착해 당첨 소감 인터뷰를 하면서 “시험 기간이라서 친구인 A양에게 (오늘 경기를) 보고 오라고 했는데, A양이 전화로 ‘당첨됐다, 빨리 와라’고 해서 바로 왔다”고 밝혔다.
기아 구단은 B군의 부모를 당첨자의 법정대리인 자격으로 불러 입장권 불법 양도가 아니라는 점을 확인한 뒤 제세공과금 납부 절차를 거쳐 자동차를 증정했다고 한다.
이후 문제가 생겼다. A양 부모가 ‘자동차 주인은 우리’라고 주장한 것이다. A양 부모는 기아 구단 측에 이메일과 전화로 경품 수령 과정과 증정 원칙 등을 확인했다고 한다. 그동안 기아 구단은 경품을 ‘당첨 좌석 이용자’에게 증정해 왔다. 기아 홈구장은 1인당 4매를 예약할 수 있는데, 표에 적힌 예약자 이름을 기준으로 경품을 준다면 기회가 공평하게 돌아가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A양 부모는 자동차 소유권을 주장하기 위한 법적 대응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기아 타이거즈 구단 관계자는 “자동차 경품 지급 과정을 A양 부모에게도 설명했다”면서 “만약 A양이 (경품 수령 당시 당첨 티켓 자리가) ‘내 자리다’라고 했으면 A양이 받아 갔을 텐데 그러질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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