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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소방관③] 청년 소방관들 “공상·인력·인사 문제 산적…기본 체계부터 갖춰야”

투데이신문 조회수  

대한민국 소방관들은 국민의 관심 속에서 국가직 전환과 노동조합 설립, 장비 개선 등 변화의 바람을 맞이했다. 그러나 여전히 순직과 공상, 심리적 고통, 상하 간 소통 부족, 예산 부족 그리고 실효성이 부족한 국가직 전환 등 다양한 과제들이 남아 있다.

소방공무원들은 자신들의 믿음이 곧 시민 안전과 직결된다고 입을 모았다. 자신과 자신의 가정이 보호받을 수 없다고 여기는 소방관들이 과감히 불길로 뛰어들 수 있을 리 만무하다는 것이다. 이들의 건강과 안전이 보호받는다는 믿음이 있어야만 비로소 우리 모두가 안심할 수 있는 사회가 만들어진다.

최근에는 2001년 홍제동 방화 사건을 배경으로 한 영화 「소방관」이 개봉하면서 우리 사회의 안전망인 소방관들의 열악한 처우와 순직 및 공상 문제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재점화되고 있다. 이에 본지는 소방공무원의 안녕을 위해 국가와 사회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논의하고자 한다.

[사진제공=게티이미지뱅크]
[사진제공=게티이미지뱅크]

【투데이신문 권신영 기자】 “나라를 위해 일한 사람들에 대해서는 국가 차원에서 그에 대한 최소한의 성의와 존중을 보여주길… 젊은 사람들이 소방을 기피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30대 소방관 이수로씨

최근 발생한 무안국제공항 사고 현장에 사고 수습 등을 위해 현장에 투입된 소방관들을 위한 심리 지원에 정부가 힘써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현장 수습에 투입된 한국공항공사 공항소방대 소속 근로자 약 40명이 트라우마를 호소했다. 

10·29 이태원 참사에 이어 PTSD 등 심리적 문제를 야기하는 근무 환경에 노출되는 소방관들을 위한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명감으로 일하면서도 이들은 반복되는 참사에 노출되기 일쑤며, 국가에서 인력 충원 규모를 줄여감에 따라 현장에서 힘쓸 이들도 부족해져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서울지역 소방공무원 1명이 담당하는 인구는 1263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이 밖에도 서울의 경우 주민들의 소방안전교육 이수율이 5.6%에 불과해 전국에서 가장 저조한 실정이다.

인천(880명)은 871명에 이어 소방공무원 1인당 담당 주민수가 증가했고, 경기(1186명)·대전(885명)·충북(561명) 등 지역은 미세하게 감소했다.

미국의 경우 인구 100만 이상 도시에서는 인구 1000명 당 직업소방관의 수가 0.84명으로 국내 인당 담당인구 수인 약 1.2명에 비해 저조했다. 소방관 수가 지속적으로 줄고 있는 영국 역시 인구 1000명 당 소방관 수는 0.67명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소방공무원 공개경쟁 채용시험 경쟁률은 지난해 들어 하락세로 돌아섰다. 공채 선발 인원 수는 ▲2020년 2984명 ▲2021년 2759명 ▲2022년 1947명 ▲2023년 730명으로 감소하다가 지난해 758명으로 늘었다.

소방 공채 지원은 ▲2021년 3만4861명(12.6대1) ▲2022년 2만5467명(13.1대) ▲2023년 1만5483명(경쟁률 21대1)에 이어 ▲지난해 1만2822명(17대1)으로 경쟁률도 함께 떨어졌다.

이달 「투데이신문」은 이 같은 문제를 배경으로 근무 경력이 10년 이내인 20~30대 남녀 청년 소방관의 이야기를 각각 심도 있게 경청했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소방 조직 내에서도 서로 다른 근무환경으로 소방대원·구급대원·구조대원이 겪은 다양한 소방 현장의 문제부터, ‘진정한 국가직’을 위한 개선점까지 들어볼 수 있었다.

이들은 시민과 사회를 위해 일하며 스스로 ‘보람’과 ‘행복감’을 느끼고 있었다. 그러나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소방관들에게 최소한의 성의와 존중을 보여달라”고 요청했다. 단순한 요구를 넘어 국민의 안전과 소방의 미래를 지키기 위한 절실한 바람이었다.

인터뷰는 당사자들의 요청에 따라 가명을 사용했다. 다음은 청년 소방관들과의 일문일답.

[사진제공=게티이미지뱅크]
[사진제공=게티이미지뱅크]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이수로씨(가명·이하 이): 충청도 소재 소방서 소방대원으로 6년째 근무 중인 30대 초반 이수로다.

김승진씨(가명·이하 김): 충청도 소재 소방서에서 119구급대원으로 2년째 근무하고 있는 김강해(30대 초반)라고 한다.

박명일씨(가명·이하 박): 충청도 소재 소방서에서 119구조대원으로 3년차 일하고 있는 20대 후반 소방관이다.

최강아씨(가명·이하 최): 비수도권 소방서에서 현장직으로 일하고 있는 30대 초반 소방관 최강아라고 한다.

Q. 최근 개봉한 영화 ‘소방관’은 2001년 당시 홍제동 방화 사건을 배경으로 두고 있다. 선배 소방관들의 이야기가 담긴 작품으로도 볼 수 있는데, 혹시 영화를 봤는가.

이: 아내와 함께 보려고 했는데, 영화를 보면 트라우마가 생길 것 같아서 도저히 볼 수가 없겠더라. 그래서 아직 보지 못 했다. 영화를 본 다른 가족들이 걱정 된다며 연락을 많이들 해주셨다.

김: 주변 얘기를 들어보면 대부분 보신 것 같은데, 아직 난 못 봤다. 

박: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한 영화이다 보니 이미 내용에 대해 알고 있는 채로 관람했다. 방수복이 아니라 방화복이었다면 어땠을지 하는 가정을 하고, 지금 이같이 개선된 환경에서 일할 수 있는 것이 선배들의 희생과 노고 덕분이라는 감상을 갖게 됐다.

최: 그때 당시 소방 현장에 열악했다는 이야기는 들어봤지만 영화로 직접 묘사된 것을 보니 ‘저 때는 정말 목숨을 내놓고 일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구나’ 하는 감상이 들었다. 그만큼 지금보다는 팀원들 간의 관계가 더 끈끈했던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사진제공=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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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소방관들이 겪고 있는 대표적인 문제들을 꼽자면.

이: 공상 처리에 관한 문제는 잘 알려져 있음에도 아직도 개선이 필요하다. 주변에 업무 중 부상을 입은 분들은 개인 보험으로 처리하시는 분들이 많다. 보험사는 직업이 소방관이라는 이유로 보장해 주지 않는 부상도 많고, 소방공무원 단체 보험의 경우 보상이 너무 적어서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또 공상 처리 절차에 따로 가이드라인이 없어 개인이 알아보고 보상을 받아야 한다. 공상 처리를 담당하는 인력이 턱없이 부족해 절차도 느리게 진행되다 보니 사비로 병원비를 충당한 후 보상을 받게 돼 금전적인 부담도 크다. 부상 입은 개인이 계속 승인처에 전화를 걸고 연락을 취해야만 공상 처리될 수 있다는 게 납득하기 어렵다.

김: 공상 처리 절차가 여전히 증명하기 어렵다고 들었다. 특히 화재로 인해 다치거나 크게 다친 경우는 그나마 수월한데 근무 중 허리를 다치거나 하는 경우는 증명이 어렵다. 이 밖에도 시기상 의료 공백으로 인한 문제도 있다. 구급 출동을 하는 경우 최근에는 의료진이 부족해 병원 섭외가 어려운 점이 있다.

박: 인력 문제를 꼽고 싶다. 국가직 전환 때 대량 채용을 한 이후 인력 충원이 거의 없다시피 했다. 출동 횟수가 적은 소방서는 인력 충원이 가장 후순위로 밀리는데, 사실 큰 사고는 지역과 관계없이 발생한다. 최근 무안공항에서 참사가 발생했는데, 무안도 출동이 많지 않은 동네라고 알고 있다. 이런 사고를 대비해 인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로써는 조직 내 누군가가 연차를 쓰면 현장에서 구조 활동할 인력이 다소 부족한 상황이다.

최: 소방공무원은 외근과 내근으로 나뉘는데, 여자라는 이유로 내근직에 배치되지 않을지 항상 불안감을 갖고 일해 왔다. 여자 직원들도 현장직으로서 인정받고 싶고 그럴 능력이 충분한데도 운이 나빠서 내근직으로 끌려가는 경우가 많다. 더군다나 소방관 현장 업무라고 하면 체력이 따라줘야 한다. 나이도 중요한데 젊을 때는 역량 발휘가 어려우니 내근직으로 발령되고, 결국 시간이 흘러 황금기를 놓치게 된다.

Q. 그런데도 소방관으로 일하려는 의지의 원천은 무엇인지.

이: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도왔을 때 느끼는 보람과 행복감이 가장 크다. 업무 자체도 흥미로운 편이다. 6년 근무하며 한 번도 출근하기 싫다고 느낀 적 없을 정도다.

김: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 직업을 선택한 현실적인 이유를 말씀드리고 싶다. 공무원이라는 직종이 안정적이기도 하고 정년이 보장되기 때문에 고른 측면이 있다. 무엇보다도 이전에 간호사로 일했기 때문에 특채로 뽑히는 것이 가능했고 업무가 익숙하기도 했다.

박: 저 같은 경우 원래 총 같은 살상무기를 다루던 군인이었다. 사람을 해칠 수 있는 무기를 만지며 일하다가 사람을 직접 구하고 시민들과 소통하면서 많은 보람을 느끼고 있다. 힘든 훈련이 있어도 시민과 제 자신의 안전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면 기꺼이 하게 되는 것 같다.

최: 여자니까”라는 소리를 들으면 오히려 더 오기가 생기더라. 성별을 뛰어넘는 역량을 최대한 보여주기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다.

[사진제공=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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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목숨을 걸고 일하는 직종이다 보니, 어쩔 수 없이 현장 근무 중 ‘공포’를 느낄 때가 많을 것 같다. 

이: 함께 투입되는 동료들과 훈련을 통해 미리 심적인 대비를 하는 식으로 해결하려고 한다. 인명 구조에 투입될 때도 무조건 2인 1조를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이같이 개선된 구조 매뉴얼에 믿음이 간다.

김: 연차가 많은 부장님이나 선배님들을 믿고 따르면서 공포를 지우려고 한다. 구급대원의 경우 화재 현장에 직접 투입되는 인력은 아니기 때문에 불길보다는 고속도로 같은 지역에 출동하는 경우가 많은데 마찬가지로 무섭다. 지금으로서는 현장에 부딪히며 익숙해지는 것이 최선인 것 같다.

박: 운동과 훈련이 도움이 된다. 팀원들과 가족같이 지내고 같이 웃고 시간을 보내다 보면 두려움도 해소 된다.

최: 지방에서 일하다 보니 뉴스에 나올 법한 큰 화재를 겪은 경우가 많이 없긴 하지만, 그런 순간에는 더 침착하려고 노력하고 속으로 계속 ‘할 수 있다’를 계속 외친다. 공기 잔량이 부족하지 않도록 호흡을 가다듬는다든지, 배운 대로 움직이려고 노력한다.

Q. 지난해 12월 29일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여객기 참사 같은 현장에도 소방대원들이 투입됐다. 이에 소방관들의 트라우마 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는데. 주변에 정신적인 고충을 토로하는 소방관들이 있는지. 이들은 조직에게 어떤 도움을 받는지.

이: 찾아가는 심리상담사 시스템이 있는데,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긍정적인 이야기만 들을 수 있어서 전문적인 느낌이 별로 들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소방관들은 교대 근무를 하는데, 그 일정에 상담사가 맞추지 않고 정해진 날짜만 오다 보니 타이밍이 맞지 않으면 상담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저도 4~5개월은 못 뵌 것 같다.

김: 받아들이는 사람마다 다르다고 생각하는데, 주변에 심각한 구조 상황에 투입됐던 분들은 현장을 수습하던 장면이 계속 상기되거나 부패한 냄새를 심하게 꺼리게 되는 증상을 겪기도 한다.

심리상담사가 한 번씩 근무지에 찾아오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제 주변에는 이러한 심리상담 시스템을 잘 이용하고 있다는 분이 없다. 저 같은 경우 상담에 들어갈 때마다 신고가 들어와 출동해야 해서 말을 빨리빨리 하게 되거나 아예 상담조차 진행할 수 없었다. 이 같은 프로그램보다 개인적으로 지출한 정신과 비용을 지원해 주는 쪽이 더 유익할 것 같다.

박: 분기마다 상담사가 와서 ‘힘든 부분이 있으면 연락하라’며 연락처를 주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지만, 출동 빈도가 낮은 지역에서 일하다 보니 PTSD로 고생하는 사람들을 많이 보지 못했기 때문인 것 같다.

최: 주기는 잘 기억나지 않지만 심리상담사가 출장을 오곤 한다. 각 소방서별로 돌아다니며 상담을 진행하는데, 심장 나이를 체크하거나 대인관계, 근무 중 힘들었던 것 등을 물어보며 도움을 주려고 한다. PTSD가 생길 수 있는 현장에 나간 사람들의 경우 바로 상담을 받을 수 있게끔 하는 조치를 취하기도 한다.

지난해 10월 인천 서구 왕길동 기계가공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 당국이 진화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지난해 10월 인천 서구 왕길동 기계가공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 당국이 진화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Q. 통계에 따르면 저연차 소방관들의 퇴사가 늘고 있다. 공채 경쟁률도 떨어지고 있다. 이를 실감하고 있나. 소방직 기피에는 어떠한 원인이 있다고 생각하나.

이: 3D(Dirty·Difficult·Dangerous, 더럽고 어렵고 위험한 분야) 직업이라는 인식도 그렇고, 힘들고 위험한 일에 많이 노출되는데 그만한 보상을 완전히 받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김: 일단 소방관뿐만이 아니라 전체적인 공무원 기본급이 적다 보니 기피하는 현상이 있을 것이다. 주변에 소방공무원을 준비하던 친구들은 먼저 소방공무원이 된 주변인이 위험한 상황에서 일하는 것을 알고 나서 그만두는 경우도 있었다.

박: 구조대원으로 일한 지 3년이 다 돼 가는데, 아직까지도 신규 구조대원을 본 적이 없다. 퇴직하는 이유로는 자신이 생각한 소방관의 꿈과 현실에서 해야 할 일의 괴리가 있을 것이다. 지자체나 소방청으로부터 공문이 내려오면 처리해야 하는 일 등 소방 조직 내부에서도 행정 업무가 적지 않다.

최: 임금이 첫 번째 문제가 아닐까 싶다. 그리고 생각보다 일에 대한 기대와 현실이 달라 그만두거나 다른 기술을 배우는 경우가 많이 있다. 또 공무원 특성상 인사 담당자가 배정하는 대로 발령을 받아 일을 한다. 불을 끄고 싶은 사람이 구급차를 탄다든지, 내근직을 하게 된다든지 하는 문제가 있다.

Q. 현장 근무 환경에서 개선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지점이 있다면 무엇인지.

이: 현장에서 가장 와닿는 문제점은 첫째로 장비고, 둘째로 공상 처리다. 이런 기본적인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어야 소방관들이 적극적으로 구조 활동에 나설 수 있을 것이다. 

실제 함께 근무했던 동료가 크게 다쳐 3년 반째 병원에 있다. 연락하면 변함없이 일상생활이 불가한 상황인데 국가는 사실상 이를 외면하고 있다. 금전적인 지원도 부족해 노조에서 돈을 모아 지원해 주고 있다. 치료를 위해 가족들이 있는 지역 병원으로 이동해야 해서 소속을 옮겼는데, 지역을 옮긴 이후 기존 지자체에서는 연락도 끊어버렸다.

김: 병원 입장에서도 의사가 이탈한 것에 대해서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환자를 구하는 입장에서 의료공백 문제가 어떻게 해서든 빠르게 해결되길 바랄 뿐이다. 의료진이 없는 병원에 환자를 이송할 수 없기 때문에 소방 쪽은 발만 구르고 있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의정갈등이 하루빨리 해결돼서 의료진이 병원으로 복귀하길 바란다.

박: 신고를 받으면 무조건 출동해야 하는 소방 시스템을 악용하는 사례가 드물게 있다. 소방관들은 신고를 가려서 받을 수 없다.  신고 현장에 도착했는데도 추가 민원을 계속 넣는 경우도 있다.

최: 좋은 지휘관을 만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위험해 보이는 현장에서 무리하게 현장 활동을 지시하거나 현장을 통제하지 못하고 대원들을 우왕좌왕하도록 둘 때가 있다고 느꼈다. 예전보다 개선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 부족한 실정이다. 수도권의 경우 사건, 사고가 늘 일어나는 데 비해 지방은 대비가 부족하니 어쩔 수 없는 현실적인 장벽이라고도 생각한다.

[사진제공=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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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전환이 2020년에 이뤄진 바 있는데, ‘반쪽짜리 국가직’, ‘이름뿐인 국가직’이라는 평가가 많다. 저연차 소방공무원으로서 소방 국가직이 ‘유명무실’하다는 오명을 떨치기 위해서는 어떤 점이 개선돼야 한다고 생각하나.

이: 우리는 급여 인상까지 바라지 않는다. 진정한 국가직이라면 다쳤을 때 최소한의 지원과 보장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년 하반기에 소방병원이 설립된다고 알고 있다. 경찰 병원은 1950년에 최초로 설립됐다. 아무리 소방이 경찰에 소속해 있었다고는 해도 경찰 조직과 소방 조직이 분리된 것도 1975년이었다. 50년 가까이 시간이 흐르며 많은 희생이 발생한 후에야 이제서야 소방 병원이 설립되는 것이다. 이 같은 기본적인 지원은 국가직 칭호를 부여했으면 더 신속히, 체계적으로 마련해 줘야 한다고 본다.

김: 원래 지방직일 때보다 더 피로한 지점이 있다고들 한다. 국가직이 되면 지자체가 아니라 소방청에 예산이나 지원을 받아야 하는데, 변함없이 지자체 역할이 크다 보니 소방청과 지자체의 눈치를 동시에 봐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박: 지금으로서는 지역마다 조직 운영 시스템이나 피복이 가지각색이다. 국가공무원이라면 최소한 장비는 국가 차원에서 통일화돼야 하지 않나. 현재로서는 보급되는 신발이 통풍되지 않는 경우도 있고, 사비로 장비를 구매하는 경우도 자주 있다. 피복류는 전반적인 퀄리티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최: 임용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국가직 전환이 이뤄졌다. 사실 국가직 전후 차이를 잘 모르겠다. 그래서 유명무실하다고 하는 것 같기도 하다. 국가직이 되면서 장비 보급 차원에서 개선이 있었다고 하는데, 제도적인 부분에서는 큰 문제가 없다고 느끼고 별다른 차이도 느끼지 못했다.

Q. 한 명의 소방관으로서 국가에 전하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

이: 군대 특수부대 출신으로서 군대에서 다친 동료들도 많이 봤고, 소방에서도 다친 동료들을 많이 봤는데 두 직종 다 열악했다. 나라를 위해 일한 사람들에 대해서는 국가 차원에서 그에 대한 최소한의 성의와 존중을 보여줬으면 한다. 지금 젊은 사람들이 군대를 기피하고 소방을 기피하는 현상이 나타나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김: 출동 수당에 대해 얘기하고 싶다. 보통 화재가 크게 발생하거나 산악 지대 같이 구조가 어려운 지대로 출동할 경우 6~7시간이 지나도 복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출동 수당은 건당 단위로 계산한다. 심지어 현 시각 기준 건당 3000원에 상한선이 정해져 있다. 소방노조에서 이 같은 문제에 대해 꾸준히 의견을 내고 있는 것으로 안다.

박: 소방관이 될 수 있었다는 것에 굉장히 만족하고 있다. 앞서 얘기 드린 것들은 소방 조직에 굳이 쓴소리를 하려고 꺼낸 이야기고, 아직까지 직업적으로는 보람도 많고, 감사함도 느낀다. 다만 인력 문제는 꼭 개선돼야 한다고 본다.

최: 경찰은 조직 내부에 경찰공무원만 있는 게 아니라 행정직 공무원이 따로 있다. 그러나 소방 조직은 행정 처리도 소방관들이 돌아가며 맡고 있다. 때문에 전문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고 직원들의 업무 스트레스도 크다. 예산 관리나 정보 처리 부분에서는 유능한 전공자들을 따로 뽑아주길 바란다. 

투데이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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